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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Aleph) 헤드폰 앰프 제작기를 소개한다. 올해 2월에 손을 댔는데, 짬짬이 작업하느라 6월 말에야 완성했다. 그동안 연재했던 자작기를 정리해서 포스팅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알레프 헤드폰 앰프 회로도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하스의 지승배님이 천재적인 앰프 설계자로 유명한 넬슨 패스(Nelson Pass)의 알레프 3(파워앰프)를 베이스로 하여 헤드폰 앰프나 소출력 파워앰프로 쓸 수 있게 만든 앰프이다. 알레프 파워앰프는  순A급 증폭을 하는 비교적 간단한 회로에 기반하고 있는데 비진공관계열의 앰프이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소리를 내는 파워앰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헤드폰 앰프나 소출력 파워앰프라는 컨셉에 맞게 알레프 3의 2병렬 출력단을 1단으로 줄여서, 어찌보면 일종의 미니 알레프라 할 수 있지만 미니 알레프가 보통 출력용 모스펫으로 IRF6XX계열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알레프 3의 경량화 버전이라 보는 편이 더 적당할 것이다.

전원부를 알레프 파워앰프와 달리 정전압부로 했는데, 그 이유는 헤드폰의 경우 스피커보다 귀를 가까이 대고 듣기 때문에 아무래도 잡음에 민감하여 전원부의 미세한 험조차 쉽게 들릴 수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전원 온/오프 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뮤트 회로부를 추가했다. 뮤트부는 타이머 IC와 릴레이를 사용해 설정한 시간만큼 출력을 접지와 쇼트시켜 출력이 되지 않게 하는데, 전원을 켜고 끌때 발생하는 과도한 DC Offset으로 인해 헤드폰이나 스피커 유닛이 손상되는 위험과 팝업 노이즈를 막는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공구 버전) PCB의 오류와 패치

알레프 헤드폰 앰프 PCB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PCB는 하스에서 공구한 것으로 지승배님이 이벤트로 선물해준 테스트 버전의 PCB와 다르다. 전원부의 정전압부를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많은 전류 소모를 감당할 수 있는 정전압 레귤레이터인 LT1085/1033를 사용한 HPS로 바꾸고, 소출력 파워앰프로도 활용할 수 있게 평할용 캐패시터를 2200uF 8개에서 3300uF 18개로 대폭 늘렸다. 그래서 PCB의 크기가 테스트 버젼보다 더 커졌다.

공구 버전의 PCB 제작 때 초기 물량에 미미한 오류가 있었는데, Q6N(LT1033 혹은 LM337)쪽에 오류가 하나 있다. 원래 ADJ-IN-OUT 배열이어야 하는데 ADJ-OUT-IN의 순서로 PCB가 만들어졌다. 내가 받은 PCB가 그 오류가 있는 것이다.

패치는 두 가지가 가능한데, 하나는 PCB의 패턴을 끊고 ADJ-IN-OUT 배열에 맞춰 와이어링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IC의 인/아웃 핀을 구부려 위치를 바꿔 PCB의 ADJ-OUT-IN 홀에 맞추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패턴에서 패치하는 방법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단 이 경우 HPS 원회로에 따라 LT1033의 OUT 핀과 D1N의 캐소드를, LT1033의 IN 핀과 D1N의 애노드를 연결해야 한다.(하스, 지승배의 "기판 공구 신청자분들께" 참고)

여기서는 두 번째 방법-PCB의 패턴을 그대로 사용하고 IC의 핀 위치를 바꿔 패치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이때 약간 나선형으로 구부려 서로 닿지 않게 해준다.

LT1033 패치 LT1033 패치

사진에서는 구부린 핀을 절연하지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수축튜브 등으로 in, out핀을 절연해야 안전할 것이다.


부품 실장 및 납땜

보통 전원부부터 먼저 만든 뒤에 전원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 한 뒤에 증폭부를 만들기를 권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느 부분인가에 상관없이 망가지기 쉬운 능동소자와 수동소자를 제외하고 높이가 낮은 부품부터 납땜하는 것을 선호한다. 뒤집어 납땜할 때 편하기 때문이다.


높이가 낮은 다이오드부터 다리를 구부린다.


PCB에 실장하고 납땜하기 위해 뒤집는다.


다이오드의 납땜을 끝냈다.

다음으로 저항을 납땜하는데, 사용한 저항은 모두 1% 오차의 국산 금속피막 저항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애용한다.


다음으로 낮은 1/4 저항의 다리를 구부린다.


마찬가지

나머지 과정은 모두 같은데, PCB에 부품을 삽입하고 뒤집어서 납땜하면 된다.



홀간격이 좁은 D1의 경우만 다리를 저렇게 접어주면 된다.

계속해서 높이가 낮은 부품 순서로 장착 및 납땜한다.


1.5옴 2W 저항은 5% 오차의 산화금속피막 저항을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권선저항보다는 산화금속피막 저항을 선호한다. 전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지만 권선저항은 비록 무유도 타입이라 하더라도 왠지 꺼리게 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부품 목록의 비고를 보면 스피커 연결 시에는 R31을 직결하라고 되어 있는데, 스피커와 헤드폰이 동시에 연결되었을 때 둘 사이의 간섭(?)을 막으려는 의도로 0.1옴 저항-사진 하단의 의 연두색 저항을 넣었다.


그 다음으로 높이가 높은 부품을 납땜한다. 가변저항과 릴레이, TR, 캐패시터 중 일부이다.

증폭부의 가변저항 100K는 출력석의 바이어스 조절용이다. 발열에 따라 전류량을 조절할 생각에 고정저항을 쓰지 않았다.

전원부의 가변저항은 부품 목록의 20K과 달리 5K이다. 꼭 제시된 용량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고 가변전압 레귤레이터의 출력전압 계산 식에 맞춰 저항비만 바꿔주면 된다. 그래서 R32에는 220옴 저항을 넣었다.

릴레이는 부품 목록에 제시된 OMRON G6S을 사용하지 않고, TAKAMISAWA NA12W-K를 썼다. G6S와 핀 호환이 되는 제품이며 스펙 역시 대동소이하다. 특별한 의도로 NA12W-K를 쓴 것은 아니고 G6S 판매처를 몰라 헤매다 우연히 이 릴레이를 구했기 때문에 사용했다.

TR은 범용 NPN TR인 2n2222이다. 알레프 앰프의 원회로에서 사용하는 MPSA18이나 ZTX450를 쓰면 좋겠지만 구하기 쉬운 부품을 선호하는 편이라 아쉬움 없이 2N2222를 사용했다.


다음으로 입력단자을 작업한다.
입력단자는 골드핀을 사용했다. 근본적으로 이런 단자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음질에는 가장 좋겠지만 편의성 때문에 사용한다. PCB의 미스 프린팅은 사포로 살짝 갈아내 지웠다.


다음으로 정류부를 완성하여 제대로 전압이 출력되는지 체크했는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정류용 다이오드는 TO-220 패키지의 듀얼 타입의 다이오드를 쓰게 되어 있다. common cathode 타입의 다이오드는 쇼트키(Schottky) PBYR1545CT(Philips, 45V/15A)를, common anode 타입의 다이오드는 패스트 리커버리(Fast-Recovery) FMU-26R(Snaken, 600V/10A)를 사용했다. 짝이 딱 맞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가능한 좋은 스펙의 다이오드를 쓰고자 했다.

정류잡음 방지용 캐패시터는 적층세라믹 캐패시터(MLCC) 0.1uF을 사용했다.


나머지 전해 캐패시터를 실장한다.

전원부의 전해 캐패시터는 삼영 KXL 3300uF/35V와 KMG 4700uF/35V, KMG 3300uF/35V를 섞어서 사용했다. 나중을 위해 기판에 캐패시터 2개 분의 공간을 비워놓았는데 그 부분만큼을 고용량 전해로 보충하기 위해서 였다.(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캐패시터를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ㅡ.ㅡ;;)

증폭부의 220uF 캐패시터로 부귀환(Negative Feedback) 필터에는 오스콘 220uF/10V를, 나머지 부분에는 삼영 KXL 220uF/35V를 사용했다.(하스 권재구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 제작중.. ver 0.95"에서 각 220uF 캐패시터에 걸리는 대략적인 전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뮤트부

지승배님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뮤트 회로는 릴레이를 사용해 기본적으로 출력 신호와 접지를 쇼트시키고 타이머 IC로 일정 시간 뒤에 릴레이를 동작 시켜 신호와 접지의 연결을 끊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신호가 릴레이를 거치지 않아 음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뮤팅회로라는 이름 그대로 완전히 소리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픙의 경우 볼륨을 완전히 내리지 않을 경우-즉 신호가 입력되는 상태일 때 뮤팅회로가 작동하여 릴레이가 떨어질 때까지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고, 입력 신호가 없을 경우라도 '드드드~' 하는 소리가 났다.(이 부분은 앰프마다 그 정도가 다르고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뮤팅회로는 앰프가 작동할 때의 팝업 노이즈를 막고 DC Offset이 안정화 될 때까지 스피커나 헤드폰을 보호하는 역할은 제대로 수행했다. 하지만, 뮤팅회로가 작동하는 동안의 소리가 거슬려서 기판의 패턴 몇 곳을 끊고 점퍼를 사용해 릴레이를 거쳐서 출력되는 구조로 바꿨다. 릴레이를 거치게 되므로 음질에는 좋을 것이 없지만 음질보다는 마음의 편한 쪽을 택했다.

뮤트부의 작동시간도 조절했다. 뮤트부의 작동시간을 결정하는 전해 캐패시터(C5)에 47uF 짜리를 사용했다. 회로도의 100uF은 뮤팅 시간이 길어 좀 답답해서 68uF으로 줄였다가 다시 47uF, 33uF까지 낮춰봤다. 33uF은 안정화되기 전에 릴레이가 작동하여 출력단에 DC Offset이 많이 나와서 안정화되는 수준인 47uF으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47uF은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맞는 용량으로, C5의 용량은 출력단의 DC 수준이 모스펫 페어 매칭에 따라 다르므로 자신의 앰프 출력단의 DC Offset이 안정화되는 시간에 맞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뮤트부 뮤트부
그리고 보다 나은 릴레이 작동 시의 잡음 방지를 위해 1uF 필플 캐패시터를 추가했다. 기본적으로 잡음을 막기 위한 다이오드가 달려 있지만, 하스 권재구의 "뮤트부 입니다."에서 릴레이 전원에 0.1~1u 필름 캐패시터를 넣으라는 코멘트를 참고했다. 현격한 차이는 아니지만 릴레이의 동작 시의 잡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딥(DIP) 타입 소켓을 이용한 모스펫 페어 맞추기

앰프 작동 시 출력단의 DC Offset을 낮추기 위해서는 모스펫의 페어를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 IRF9610은 M1L과 M2L / M1R과 M2R을, IRFP240(혹은 IRFP244)은 M4L과 M5L / M4R과 M5R의 짝이 맞아야 한다. 그래서 페어매칭 테스트를 하여 가장 비슷한 값을 보이는 페어를 찾아 장착한다.

그렇지만 DC Offset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이미 페어메칭 테스트를 했더라도 실제로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여러 모스펫을 바꿔 장착해보면서 가장 낮게 DC Offset이 나오는 조합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 포스팅에 빈의자님이 댓글로 달아준 조언에 따라 모스펫 장착 부분에 딥(DIP) 타입 소켓을 달았다.

이제 딥 소켓에 모스펫을 장착하고 전원을 켜서 DC Offset을 체크해본다.
IRFP240과 방열판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IRFP240쪽에도 딥 타입소켓을 쓸 수 있긴 있다.

일차적으로 페어매칭을 한 상태이지만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DC Offset 검출량이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능한 모든 조합으로 테스트해본 뒤 가장 DC Offset이 적게 나오는 조합을 찾았다.


차동단의 모스펫 열결합

차동단에 쓰이는 두 모스펫의 경우 철저하게 열결합을 해야 하는데 이번 알레프 헤드폰 앰프 기판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쉽다는 하스 황용근님의 이야기를 참고해서 차동단의 두 모스펫 IRF9610을 열결합시키기로 했다.

그냥은 핀 배열 때문에 적용할 수 없고 M1을 180도 돌리는 것에 맞춰 모스펫의 Gate와 Source 핀를 서로 바꿔주어야 한다. 열결합을 위해 하나의 방열판을 공유하게 하는데, 절연시트와 부싱을 사용하여 두 모스펫이 쇼트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모스펫의 G,S 핀의 위치를 바꿔주면 된다는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기판 홀에 맞게 핀을 휘어주는 것은 보기보다 까다롭다. 당연히 휘어진 핀이 다른 핀과 서로 맞닿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수축튜브 등을 이용해 절연해주어야 안전하다.

사진에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수축튜브로 G,S 핀을 절연시켜 놓았다. 그리고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 써멀 구리스를 사용했다.

만약 모스펫의 다리를 짧게 잘라 납땜한 상태라 위와 같은 식으로 열결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을 참고하라.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보다 앞서 만든 테스트 버전으로, 서로 맞닿는 부분에 써멀 구리스를 바르고 볼트와 타이를 사용해 접촉시켰다. 그리고 미약하게나마 방열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정용 너트 대신 PCB 서포터를 사용했다. 몸통이 플라스틱이라 절연 시트를 쓸 필요는 없지만 고정용 볼트와 너트는 모스펫의 금속 부분에 바로 닿으므로 부싱을 사용해 절연해야 한다.

공구버전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처음부터 열결합을 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었지만, 테스트 버전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로 시험해본 결과 출력단에서 검출되는 DC Offset이 약간 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원부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전원부로 HPS를 사용한다. 테스트 버전의 정전압부가 부하를 걸었을 때 비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문제가 있어 HPS로 변경하였다.
HPS 회로도
 
(회로도 출처: 하스 지승배, "[re] Aleph Headphone AMP 회로도와 파트리스트", LT1033핀 번호 수정)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리니어 테크놀리지(Linear Technology)사의 LT1085/1033(데이터시트: LT1085, LT1033)이다. 비교적 고가이지만 3A의 전류를 지원하고 정밀도가 높은 편으로 LM317/337보다 안정적이다. 다만 LT1033의 경우 단종되어 더이상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전압부에서 많은 발열이 발생하므로 별도의 발열판을 이용하기 보다는 레귤레이터를 L자형으로 구부려 케이스에 직접 장착하여 케이스 방열을 했다. 절연시트와 부싱을 사용해 레귤레이터를 케이스와 절연했고, 열전도율을 높이고자 써멀 구리스를 사용했다.

전원부의 전해 캐패시터는 삼영 KXL 3300uF/35V * 6개, KMG 4700uF/35V * 4개, KMG 3300uF/35V * 4개, KMG 4700uF/25V * 2개를 사용했다. 총 용량이 61200uF(=3300*10 + 4700*6)나 된다. 이렇게 전원부에 고용량 전해를 사용할 경우 휴즈 용량에 주의해야 하는데 적은 용량의 퓨즈를 사용할 경우 앰프의 전원 온/오프 시 전해 캐패시터를 채우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전류가 흐르게 되어 퓨즈가 쉽게 끊어지게 된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2A짜리 휴즈는 버티질 못해 3A 휴즈를 사용했다.

전해 캐패시터를 KXL 3300uF으로 통일시키지 않은 이유는 나중을 위해 기판에 캐패시터 2개 분의 공간을 비워놓은 부분만큼을 고용량 전해로 보충하기 위함이다.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빈 공간에는 필름 캐패시터를 넣었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용 트로이달 트랜스


하스에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용으로 신성전기의 트로이달 트랜스 150VA 짜리를 공구했지만, 배송이 오래 걸려 빨리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공구에 참여하지 않고 선인전자에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 시 업체에서 이야기한 납기보다 배이상 기다려 받을 수 있었다. 소량주문이다 보니 순위에서 밀려서 이렇게 늦어진 것 같다.

트로이달 트랜스로 용량은 100VA이고 2차 전압은 16V 단파 2개로 이루어졌다. 부하 시의 전압 강하를 감안하여 16V로 감았다. 센터 몰딩이 되어있어 무게가 1.65Kg이나 된다. 사용된 코일이 두껍고 무게가 무거워 나름대로 믿음직해 보였다. 소량주문이었음에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주문대로 신경써서 만들어준 점은 고마웠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점들이 트랜스의 완성도를 꽤 떨어트리는 것 같다. 탭 부분의 마감이 상대적으로 신성전기의 트랜스에 비해 깔끔하지 못하고, 몰딩 마무리가 상당히 지저분했다. 탭 부분은 그대로 평범한 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몰딩 상태는 (절대적으로) 별로였다. 자세히 보면 트랜스 옆면과 밑면에 몰딩용 수지가 불균일 하게 많이 묻어 있어 지저분하다. 몰딩 전의 트랜스를 봤을 때는 트랜스가 참 깨끗하게 잘 만들어 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몰딩 마감 후의 트랜스는 지저분해서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 많이 떨어져 보였다. 신성전기의 트랜스와 비교하자면 트랜스의 안정성은 논외로 하고 탭 부분의 마감과 몰딩만 봤을 때 역시 신성전기의 트랜스가 더 깔끔하게 잘 만들어 진 것 같다. 추후에 선인전기에 트로이달 트랜스를 주문한다면 센터 몰딩이 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해서 직접 몰딩해봐야 겠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용 트로이달 트랜스 단열하기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의 경우 밑판을 주 방열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열기가 트랜스로 전해진다. 진동방지용 고무판이 부착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 뜨거워지는 밑판에 의해 트랜스도 온도가 높아지게 된다.

공기가 좋은 단열재라는 점을 이용해 약간 두께가 있는 고무 받침으로 밑판과의 간격을 만들어주었다. 더 두꺼운 고무 받침을 쓰면 좋겠지만 케이스 두께를 감안해야 한다. 고무 받침을 통해 밑판과 트랜스가 접촉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 세 부분을 받쳤다.(하스 한경욱님의 조언에 따르면 센터몰딩쪽에 고무 받침을 대는 것이 역학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한다. 내 트랜스의 경우 코어몰딩쪽이 움푹 파여 있고 그 주위의 테투리가 약간 볼록하여 케이스 밑판과의 간격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지점에 고무패드를 붙였다.)
참고 공기의 열전도율은 0.02 kcal/mhr°C로  동일한 두께조건일 때 철(1% 탄소 함유)은 37, 유리는 0.9, 목재는 0.1, 기포폴리스틸렌(단열재)는 0.03 정도라고 한다.


케이싱-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

케이스는 하스 김상록님이 공제한 케이스인데 참 멋지게 만들어졌다. 밑판을 주 방열판으로 옆판을 보조 방열판으로 사용하는 구성이다. 그렇지만 방열판을 단순한 알루미늄 판재로 하지 않고 표면을 요철 모양으로 하여 방열면적을 충분히 넓혔다. 구조적인 측면 외에도 아노다이징이 깔끔하게 되어 케이스의 표면이 무척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공제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고 좋겠지만 내 취향에 맞게 몇 가지 변화를 가했다. 나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면서 소출력 파워앰프로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거나 소출력 파워앰프로 쓰게끔 기획되어 출력 전환용 스위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내 의도대로 하자면 그때그때 입력선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출력 전환용 스위치를 넣기로 마음 먹었다.

스위치용 홀을 새로 뚫을 경우 딱히 적당하다 싶은 곳이 없어서 LED 장착용 홀을 스위치용 홀로 쓰기로 했다. LED에 맞게 가공된 홀이라 토글 스위치를 넣을 수 있게 드릴로 구멍을 넓혔다.

앞서 전원부에서 전해 캐패시터를 비워둔 까닭도 바로 때문이다. 물론 스위치를 위해서는 전면 패널쪽의 1곳만 비워도 되지만 양족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로 반대쪽도 비웠다.

LED 고정용 홀을 출력 전환용 스위치 고정에 사용해버려 LED를 다른 곳에 장착해야 했다. 케이스가 검은색으로 아노다이징 된 상태라 드릴로 홀 가공을 하면 아노다이징이 벗겨진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에 어디에 LED 고정용 홀을 만들까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 볼륨의 최소/최고 지점을 표시하는 포인트가 눈에 들어와 그곳에 LED를 장착하기로 했다.

고휘도 LED를 써도 눈부시지 않게-실은 드릴로 아노다이징이 벗겨지는 부분을 줄이기 위해 바깥에는 1파이의 작은 구멍을 뚫고 안쪽에는 LED가 장착될 수 있는 3파이의 구멍을 만들어 LED를 고정했다. 이렇게 외부로 LED가 바로 노출되지 않게 하니 은은하게 불빛이 보여서 좋다.

알레프 문자의 색에 맞춰 LED는 고휘도 레드로 했고, 검은색과 붉은색의 대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노브의 볼륨 위치 표시용 틈도 빨간색으로 메웠다.

볼륨이 케이스에 고정되지 않고 기판에 고정되어 있어 더 손본다면 노브에도 LED 장착이 가능해 보였지만 이 정도 선에서 멈추기로 했다.

볼륨은 알프스 코퍼벨벳(^^;;) 10KA 클릭형이다. 가지고 있던 것 중에서 소음량에서의 좌/우 밸런스가 가장 좋게 느껴지는 것을 골라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클릭형을 싫어하지만 동일 용량의 논 클릭형을 구할 수 없고, 전면 패널에 볼륨이 고정되지 않아 토코스 볼륨(RV24)도 쓸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입력 RCA단자는 뉴트릭 판넬형 단자 NF2D를, 스피커 연결용 바인딩 포스트는 WBT 복각 제품을 썼다. 양쪽모두 마감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견고하고 고급스럽게 보여 자주 사용하는 저렴한 단자보다 만족스럽다.

후면 패널의 오른쪽을 나타내는 문자 'R'은 붉은색으로 칠해서 흰색인 왼쪽과 구분했다.


입력선재는 벨덴(Belden) 8761-오디오용 선재인 주석도금 2심선을, 출력선재는 스웨덴제 OFC 선재 Jentech HC 1.6를 사용했다. 각 단자의 끝 부분은 수축튜브를 씌웠고, 좌/우는 수축튜브의 색을 달리하여 구분하기 쉽게 했다.

트랜스는 외부에 몰딩용 수지가 군데군데 묻어 지저분하게 보여 테입으로 외부를 한 번 깜싸주었다. 케이스의 트랜스 고정 볼트용 홀이 내가 갖고 있는 트랜스 고정용 볼트에 맞지 않았지만 드릴을 이용해 간단하게 넓힐 수 있었다.

출력단의 모스펫 IRF240은 절연시트를 사용해 케이스와 절연했다. 부싱은 절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스펫 보호를 위해 사용했다. IRF240은 몸통이 플라스틱이라 고정용 볼트를 과도하게 조일 경우 모스펫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싱의 두께로 인해 기본 볼트로는 제대로 고정이 안 되어 보다 긴 볼트를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 써멀구리스를 절연시트와 모스펫에 발랐다.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 접지 하기 및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Ground Loop Breaker) 적용하기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는 따로 AC 접지를 하거나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Ground Loop Breaker)를 사용하기 위한 접지 포인트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 AC 접지를 할 경우 오히려 그라운드 루프로 인해 험이 발생할 수 있어 경우에 따라 AC 접지를 하지 않는 편이 음질에는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문제는 만약의 경우에 발생하므로 안전을 위해 꼭 해주는 편이 좋은데, 그런 그라운드 루프로 인한 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사용한다.

그래서 AC인렛 쪽의 원형발 고정용 볼트/너트쪽에 접지 포인트를 만들어주었다. 아노다이징 착색된 부분을 사포로 벗겨낸 것이다. 여기에 AC 접지라인과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루프 브레이커 포인트에 연결한 선을 연결해주면 된다. 접지선은 가능한 굵은 선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에 뉴트릭 RCA잭(NF2D) 장착하기

그냥 RCA잭을 끼면 될 텐데 무슨 이야기할 거리가 있나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뉴트릭 홈페이지)

하지만 뉴트릭 RCA잭(NF2D)은 고급스러운 외양과 높은 가격과 달리 마감이 아쉬웠다. 판넬에 장착 시 보이지 않는 뒷면과 옆면에 약간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어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에 장착이 되지 않았다. 공제 케이스가 뉴트릭 RCA잭의 도면 그대로 워낙 정교하게 가공된 탓에 RCA잭의 약간 돌출된 부분이 걸린 것이다.


그래서 줄과 사포를 이용해 문제의 부분을 갈아내니 케이스에 딱 맞게 장착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발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발열은 심한 편이다. 원래 알레프 앰프가 높은 발열로 유명하긴 하지만 보다 출력을 낮춘 알레프 헤드폰 앰프도 기본적으로 클래스 A-효율이 낮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 증폭 방식이라 그런지 열이 많이 난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출력석(IRFP240)과 전원부의 레귤레이터(LT1085/1033), 정류 다이오드, 차동단의 모스펫(IRF9610), 릴레이 전원용 레귤레이터(7812), R34이다. 출력석과 전원부의 레귤레이터는 케이스 방열을 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바이어스 정도에 따라 체감상 발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 같아  적정 수준으로 바이어스를 맞추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서는 바이어스 200mA까지는 섭씨 40~45도로 양호한 수준이었고, 300mA 이상부터 55도~60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R34에서는 약간의 열-다른 저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열이 발생했는데, 그 점을 고려하여 기판에 딱 붙이지 않고 기판에서 약간 띄워 간격을 만들어 주었다.

증폭방식 자체가 발열이 심한 방식이고 실제로 열이 많이 발생하지만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를 쓴다면 우려할 필요는 없다. 3면(밑판, 양 옆판)이 요철구조의 방열판이라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시켜 심한 발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이뤄져 있다. 그래서 앰프에서 발생하는 열도 계절과 실내온도에 따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발열에 신경을 쓴다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사용할 전해 캐패시터를 105도 급을 사용하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정류 다이오드 가까이에 있는 전해 캐패시터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열에 영향을 받아 주위의 다른 캐패시터보다 온도가 높은데 그 부분은 되도록 105도 급의 캐패시터를 써주길 권한다.

그리고 케이스의 밑판과 옆판 사이에 써멀 구리스를 발라 열전도율을 높이면 방열에 더 좋을 것이다.(하스 김상록님의 조언을 참고하여 추가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바이어스 조절

바이어스는 회로의 R8 값과 출력석의 소스(S)에 연결된 저항 값에 정해지는데, 출력석 M5의 소스에 연결되어있는 R20의 전압(DC)을 측정해 R20의 값으로 나눈 값이 바이어스 전류량이다.(하스 박찬영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 바이어스 조절 방법 질문합니다."에 대한 황용근님의 답변 참고) 예를 들어 R20의 DC 전압이 0.3V이고, R20이 1.5옴이라면 바이어스는 200mA(=0.3/1.5)가 된다.

필요에 따라 바이어스 조절하고자 한다면 R8로 고정저항보다 가변저항을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또한 바이어스에 따라 발열 외에 출력단의 DC Offset의 정도도 달라지므로 바이어스 조절 시 출력단의 DC Offset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제법 까다롭게-각 모스펫을 1개씩 페어매칭기로 IRFP240은 400mA, IRF9610은 20mA의 전류를 30분간 흘리면서 총 3회 측정하여 가장 비슷한 값을 골라내 페어를 맞춘 덕분인지 출력단의 DC는 극히 적어 바이어스를 200mA로 맞췄을 때 DC Offset은 -2.0~-0.2mV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바이어스를 300mA로 올리자 DC Offset이 -18~-15mV까지 급격히 증가하였다. 물론 이 정도도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페어매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DC Offset이 큰 상태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출력단의 DC Offset은 스피커에 연결하는 파워앰프의 경우 +/-50mV를 넘지 않게, 헤드폰의 경우 +/-200mV를 넘지 않게 조정해야 한다고 한다.(하스 신영철의 "출력단 DC 에 대해서.."에 대한 송관섭님, 박은서님의 답변 참고)


알레프 헤드폰 앰프로 음악을 들으며...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묘한 느낌을 준다. 헤드폰 앰프로 사용할 때와 소출력 파워앰프로 쓸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헤드폰 앰프로서는 엄청난 구동력이 인상적이다. 마치 유닛을 손에 쥐고 흔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원할히 헤드폰을 울려, 답답하게 반응을 잘 하지 않는 헤드폰을 혼내주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음색은 특별히 모나지 않으면서도 단정한 저음의 울림이 좋게 느껴졌다. 다른 알레프 파워앰프를 써보지는 않았지만 흔히들 알레프 앰프에 대해 온도감 있는 소리가 좋다고 표현하는데 편안한 소리로 인해 음악을 듣기에 좋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스피커용 파워앰프로서는 소출력이다보니 구동력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아 헤드폰 앰프로 쓸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작은 음량에서든 큰 음량에서든 상당히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는 점은 헤드폰 앰프와 마찬가지였다.

음압이 높은 스피커의 경우 별도의 프리앰프 없이 내장된 볼륨을 활용해 소출력 인티앰프처럼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알레프 헤드폰 앰프만으로 몇 가지 스피커를 연결해봤다. 미니텀포넌트용 스피커는 손쉽게, 내가 애용하는 모니터 스피커를 원활히 울렸다. 부모님의 EGA 인터메쪼 스피커에서는 게인이 좀 낮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큰 음량으로 음악든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래도 제법 괜찮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은 전에 만들었던 헤드폰 앰프겸 프리앰프인 SKEL6120모노블럭 게인클론 파워앰프를 치우고 알레프 헤드폰 앰프만으로 듣고 있다. 애시당초 헤드폰 앰프겸 소출력 스피커 앰프로 쓸 목적으로 출력전환 스위치를 추가한 것인데 의도에 잘 부합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입력단이 하나라는 점이다. 2가지 소스를 사용하는데 매번 케이블을 바꾸기가 좀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또 다른 알레프 헤드폰 앰프(이벤트 버전)는 2개의 입력단을 갖춰 만들어 놓았는데 김상록님의 공제 케이스가 더 마음에 들어서 어느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사용할 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행복한 고민? ^^;;)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그대로 쓰자면 외장형 입력 셀렉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역시 번거로워 프리앰프를 추가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 알레프 앰프

자작인의 입장에서 알레프 앰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아마도 무지막지한 크기의 방열판과 제법 큰 돌덩어리 같은 트랜스, 깡통처럼 큰 전원용 캐패시터의 조합일 것이다. 예전에 하스 지승배님의 알레프 3 앰프 기판 공제에 참여하여 기판을 구해놓고도 만들 엄두를 못 냈는데,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그런 압박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손쉽게 알레프 앰프를 접할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 이 점은 어떻게 보면 헤드폰 앰프의 즐거운 특권(?) 같기도 하다.^^

물론 알레프 헤드폰 앰프가 알레프 앰프 그 자체는 아니며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고 세부적인 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같은 계열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통해 알레프 앰프를 유추해볼 수 있다.

알레프 앰프(파워앰프)가 부담스럽다면 알레프 헤드폰 앰프나 미니 알레프에 도전해보자.^^


끝으로 알레프 헤드폰 앰프 기판을 선물해주신 하스의 지승배님과 멋진 케이스를 만들어주신 김상록님,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 회원께 깊이 감사드린다.

      DIY(오디오…)  |  2007. 7. 4. 14:11




여름도 다가오고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24V 정전압부의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귀찮음을 무릅쓰고 바쁜 와중에 짬짬이 SHHA에 다시 한 번 손을 댔다. 일전에 포스팅한 다이오드를 이용해 전압을 낮추려 했던 실패기 말미에서 언급했던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SHHA의 24V 정전압부만 발열이 심한 까닭
 
전에 했던 이야기지만 다시 간단히 정리해보면 입력전압과 출력전압의 차이가 크고 소모하는 전류량이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계산에서 트랜스에서 공급된 AC 30V(실측은 28.5V)가 정류 후에는 대략 DC 42V(=30*1.414, 실측은 38V) 정도되고, 이것을 24V로 낮추게 되면서 18V(실측은 14V)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14V만큼을 열로 방출해야 하고 소모 전류가 많아 패스TR인 모스펫에서 심한-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섭씨 70~90도 정도로 추정되는 열이 발생한다.

이러한 발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모 전류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공급되는 AC전압을 낮추거나 정전압 회로가 감당할 드랍아웃 전압을 낮춰줘야 한다. AC 전압을 낮추려면 근본적으로 트랜스를 다시 감거나 AC 전압을 조절할 수 있는 딤머(dimmer) 회로를 꾸며야 하는데, 트랜스를 새로 맞추거나 딤머 회로를 꾸미는 것보다 정전압 회로에서의 드랍아웃 전압을 낮추는 게 더 쉽다는 판단에 정류 후 전압을 낮춰보기로 했다.

전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쓰기로 결정했다.  전에 시도한 다이오드의 전압강하를 이용한 방법은 전류량이 많을수록 다이오드에서의 발열도 심해지는 점 때문에 정전압부의 모스펫의 발열이 줄어든 대신 다이오드에서 그만큼의 열이 발생하여 전체적인 발열은 그대로인 셈이었다. 그래서 효율이 높아 발열이 적은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하고자 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낮추기

스위칭 레귤레이터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구하기 쉽고 저렴하며 사용하기 쉬운 LM2576을 골랐다. "SIMPLE SWITCHER; Step-Down Voltage Regulator"라는 설명 그대로 LM2576은 상당히 간단한 회로로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하게 쓸 수 있는 스위칭 레귤레이터이다.

LM2576

LM2576

SHHA에서 사용하는 트랜스의 스펙에서 24V 정전압부 쪽은 AC 30V 1A이다. 따라서  1A 이상의 전류를 지원하기만 해도 되지만, 즉 1A를 지원하는 LM2575로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SHHA의 소모 전류가 많은 편이라 여유있는 전원 공급을 위해서 그리고 LM2576과 LM2575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서 3A 지원의 LM2576을 택했다.

LM2576 Adjustable PSU with Low Ouput Ripple

간단한 회로였지만 만능 PCB 자투리의 여유공간이 부족해 단거리에 점퍼 없는 배선을 하기 위해 애 좀 써야 했다.

LM2576 PSU LM2576 PSU

제한된 공간에 무리하게 집어넣은 느낌이 좀 드는데 절묘하게도 부품간의 직접적인 간섭은 없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낮춘 후에 다시 구보다 전원회로로 정전압을 만들기 때문에 출력 전원의 리플이 문제될 여지는 적었지만 조금이라도 전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원의 리플을 줄이기 위한 L-C 필터도 추가했다.

LM2576 PSU 밑면 LM2576 PSU 옆면

데이터시트에서 권고하는데로 각 부품을 레귤레이터의 핀 가까이에 배치했다. 일점 접지는 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동테이프를 사용하여 접지면적을 충분히 넓혀 일점접지에 가깝게 작업했다. 사용한 부품도 데이터시트에서 권장하는데로 썼다. 다이오드는 쇼트키 1N5822를, 캐패시터는 삼영과 BC의 Low ESR 타입을, 저항은 1%금속피막저항을 사용했다.

하스 엄수호님의 SHHA 제작기의 댓글을 보면 정전압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최소 5V 이상의 전위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에 동의하기에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29.1V 정도로 낮췄다. 전압 조절용 가변저항로 싱글턴을 써서 정밀하게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구보다 전원회로로 다시 정전압을 만드므로 정밀하게 전압을 맞출 필요는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전압 회로에 공급하는 전압을 낮췄으므로 평할용 2200uF 전해 콘덴서를 내압 50V(삼영 LXV)에서 35V(삼영 NXB) 짜리로 바꿨다. 이는 NXB 35V의 ESR이 더 낮고 리플 특성이 좋아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낮춘 전원의 리플을 낮추는데 보다 나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와이어로 간단히 연결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정류 다이오드에서 저항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끊고 정류 전원과 정전압부의 입력 전원, 접지를 스위칭 레귤레이터가 장착된 기판의 전원 입출력 단자와 연결해주면 된다.

스위칭 레귤레이터 기판을 케이스에 내장
스위칭 레귤레이터용 기판은 케이스의 AC인렛과 앰프 기판 사이의 빈공간에 장착을 했다.

AC인렛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스위칭 레귤레이터용 기판을 앰프 기판에 바싹 붙여서 좀 답답해 보인다.


성공; 심한 발열이여 안녕~

스위칭 레귤레이터의 사용은 성공적이었다. 높은 효율(70~80%) 덕분인지 전압 차이만큼을 열로 방출하던 방식과 달리 발열이 현저하게 줄었다. 섭씨 70~90도 정도로 추정되는 24V 정전압부의 발열이 50~55도 수준으로 낮아졌다.

스위칭 레귤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예상보다 좀 높았는데 24V 정전압부와 마찬가지로 50~55도 정도였다. 아마 사용한 방열판의 방열면적이 적고 앰프에서 소모하는 전류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심했던 발열을 해소하고나니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그보다는 만드는 재미(=번거로움?)가 더 크긴 하다. :) 사실 SHHA의 24V 정전압부의 심한 발열은 실제 사용에 있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지난 한여름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을 보면 심한 발열 때문에 전원부쪽의 온도가 높아져 전원부에 사용된 캐패시터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빨리 감소하기는 하겠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귀찮게 느껴지지만 않으면 이렇게 자신이 만든 앰프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고 정성을 쏟는 것이 참 재미있다. 그리고 별 다른 이변이 없는 한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앰프인데 이 정도 수고는 들일만 하다고 생각한다.


밀폐형 볼륨으로 교체

기왕 SHHA에 손댄 것 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알프스 클릭식 블루벨벳 볼륨을 같은 용량의 토코스 밀폐형 볼륨으로 바꿨다. 사용한 블루벨벳이 클릭식이라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한 진공관을 사용할 때 클릭이 걸릴 때마다 미세한 노이즈가 들려서 불편했다. 또한 볼륨을 미세하게 조절하기에 논클릭식 볼륨이 낫다.

문제는 사용할 토코스 밀폐형 볼륨(RV24)이 샤시 고정용 볼륨이라는 점이었다. 이 경우 볼륨의 고정용 돌기를 제거하고 볼륨을 180도 돌린 뒤에 하드와이어링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내 SHHA 케이스의 경우 고정용 서포터가 PCB의 고정용 홀과 딱 맞지 않아 PCB 고정용 블루벨벳 볼륨과 뉴트릭 콤보잭, 대충 맞는 볼트 1개로 기판을 케이스에 고정을 한 상태라 샤시형 볼륨을 사용할 경우 PCB의 고정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것이 염려되었다. 그래서 PCB 고정용 홀을 케이스에 맞게 조정하기로 했다.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볼트 고정 부위를 보면 조금씩 어긋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케이스의 PCB 고정용 서포터에 위치를 맞춘 결과이다.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정용 홀을 가공하면서 노출된 접지 부분과 고정용 볼트가 쇼트되지 않게 부싱을 사용해 절연시켰다.

토코스 밀폐형 볼륨 TOCOS RV24 10KA
그렇게 장착했는데 아쉽게도 최소 볼륨 상태에서 발진(?)하는 문제가 있었다. 전에 사용하던 블루벨벳에서는 없던 현상인데, 다른 토코스 볼륨으로 바꿔서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토코스 볼륨과 SHHA가 잘 안 맞는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 볼륨에서 3도 정도만 올려주면 그 문제도 없고 소리도 안 들리기 때문에 실사용에는 무리가 없었다. 또한 토코스 볼륨을 조작감이 좋아 마음에 들었는데 이 조작감을 포기하면 아쉬움이 더 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른 볼륨이나 또 다른 토코스 볼륨으로 바꾸기도 귀찮아져서 그냥 쓰려고 했다.^^;;

그러다 하스에서 황용근님이 그런 문제가 있을 경우 그리드 스톱퍼(Grid Stopper)로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줘서 최저 볼륨일 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볼륨의 출력과 진공관의 그리드 사이에 100옴 정도의 저항을 넣으라는 이야기에 따라 당장 실행에 옮겼다.

Grid Stopper(R) Grid Stopper Grid Stopper(L)

그리드 스토퍼는 진공관 입력에 직결된 볼륨으로 인한 트러블을 없애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신호 경로에 저항이 들어가기 때문에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좋겠겠지만 여러가지 변수-진공관, 볼륨 등-를 고려하여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 넣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드 스톱퍼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저항을 진공관의 그리드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야 제대로 작동한다고 하여 그렇게 작업했다.

이렇게 그리드 스톱퍼로 최소 볼륨일 때의 문제 해결하고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SHHA로 음악을 듣고 있다. 적절한 해결책을 알려준 황용근님께 감사한다.^^

      DIY(오디오…)  |  2007. 6. 9. 12:35




현재까지 내 생애 최고의 앰프

SKEL6120 + COSDAC V2


최근에 완성한 헤드폰 앰프를 소개한다.

2005년 겨울 하스에서 박은서님이 진행했던 SKEL6120 PCB 공구를 통해 PCB를 구하고 금방 만들 줄 알았으나 그러지 못했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진척이 느렸고, 완성 직전에 예상 밖의 큰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2007년 초에야 완성했으니 참 오래 걸린 셈이다.


SKEL6120 헤드폰 앰프
 
SKEL6120은 국내 최대의 헤드폰 앰프 커뮤니티인 헤드폰 앰프 스테이션(이하 하스)에서 몇 분의 동호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헤드폰 앰프이다. 이름에 포함된 '6120'이란 숫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헤드폰 앰프 칩인 TPA6120A2을 사용했다. SKEL6120은 입력 필터와 OP앰프를 이용한 게인단, TPA6120A2을 사용한 버퍼부, LT1085/1033 혹은 LM317/337로 구성된 양전원부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TPA6120A2가 SKEL6120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TPA6120
TPA6120A2TI(Texas Instrument)에서 2004년 발표한 HIFI(HIGH FIDELITY)용 헤드폰 앰프 칩인데 인상적인 스펙과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TPA6120A2의 가장 큰 특징은 커런트 피드백 아키텍처(Current-Feedback Architecture)와 높은 대역폭, 매우 적은 노이즈이다.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는 120dB 이상이며,  신호대 잡음비(SNR)는120dB나 되며 1300V/μs라는 높은 Slew Rate를 지닌다. 일단 스펙 면에서 TPA6120A2는 상당했고 실제 성능도 뛰어나 직접 사용해본 어떤 이들은 TPA6120A2를 괴물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TPA6120A2는 상당히 매력적인 헤드폰 앰프 소자임에도 이 칩을 사용한 자작(DIY)이 활발히 이뤄지지는 못했다. 무엇보다도 TPA6120A2는 민감한 부분이 있어 발진을 비롯한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잦아 몇몇 자작인의 헤드폰을 불구로 만들거나 저 세상으로 보내는 일도 적잖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칩 자체가 표면실장형(SMD) 부품이다 보니 핀 간격이 조밀해 다루기가 어렵다.

SKEL6120은 그런 TPA6120A2의 까다로움을 극복한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제에서 그것을 증명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물론 여기서 상용제품은 논외이다.


SKEL6120의 회로

SKEL6120의 입력필터와 증폭부

입력 필터는 Meier의 코다의 입력 필터와 같고, 증폭을 위해 OP앰프를 이용하며, TPA6120A2는 버퍼로 사용한다.

회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TPA6120A2만으로 게인을 높게 잡고 증폭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성이라 한다. (참고: 하스, 정원기님의 "SKEL6120 설계질문"에 대한 박은서님의 답변)

SKEL6120의 전원부


전원부는 단파 2개를 묶어 양전원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LT1085/1033을 쓰게 되어 있으나 LM317/337도 핀 호환이 된다. 정류용 다이오드는 듀얼 타입의 다이오드를 사용해 부품의 수와 차지하는 면적을 줄였다.

TPA6120A2 디커플링(바이패스)용 캐패시터의 용량은 데이터시트에 제시된 용량인 100uF과 10uF 그대로이다.


부품

부품은 고급스러운 부품에 집착하지 않고 가진 것을 주로 쓰고자 했다. 보유하지 않은 나머지 부품은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것 위주로 선정했다.

OP앰프는 싱글타입인데 전에 하스의 김건우님에게 선물 받은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의 AD8610이다.

AD8610

평이 좋지만 고가인 OP앰프이다. SMD 부품이라 변환기판을 사용해야지 DIP용 소켓에 장착할 수 있다. 단 2개뿐인 귀한 OP앰프라 기존에 쓰던 PPA 헤드폰 앰프에서 쓰던 것을 끄집어 냈다.

SKEL6120 전원부

전원부에 사용한 캐패시터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LT1085/1033 대신 LM317/337을 쓰기로 했다. LT1085/1033이 더 정교한 전압을 내보내지만, LM317/337이 구하기 쉽고 저렴하며 다른 무엇보다 SKEL6120의 전류 소모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류용 다이오드는 듀얼타입을 써야 하는데 Common Cathode Diode는 필립스의 쇼트키 다이오드 PBYR1545을, Common Anode Diode는 쇼트키를 구하지 못해 Fuji Electric의 Fast-Recovery Rectifier ESAC25-02N(C25 O2N)를 썼다.

캐패시터는 다음과 같다. 10pF과 220pF은 실버마이카를, TPA6120A2 디커플링 10uF과 100uF은 오스콘(OS-CON)을, OP앰프 디커플링 47uF은 니치콘 RZ를, 전원부의 전해캐패시터 120uF은 하스 황용근님에게 선물 받은 파나소닉 FM을, 1000uF은 BC를, 2200uF은 삼영의 NXB를, 필름캐패시터는 TPA6120A2용 디커플링 필름캐패시터로 쓴 ERO의 0.1uF를 제외하고 모두 ARCOTRONICS의 0.1uF과 1uF을 사용했다.

볼륨은 알프스(ALPS) 블루벨벳 10KA 클릭형이다. 개인적으로 클릭형 볼륨을 싫어하지만 같은 용량의 논 클릭형 블루벨벳을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썼다.

저항은 모두 국산 1% 오차의 1/4W와 1/2W 금속피막 저항이다. 몸통이 자성체라는 점이 불만이지만 구하기 쉽고 저렴하기 때문에 애용한다.

입출력 잭의 경우 헤드폰 출력 잭은 뉴트릭(Neutrik) 폰잭을, RCA 잭은 대만산 금도금 잭을 사용했다.

선재는 4심 선재인 벨덴 8723이다.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선재이며, 주석도금 된 구리 전도체와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절연체, 트위스트 된 페어 구조, 페어별로 차폐율이 100%인 독립된 실드를 갖췄고, 상대적으로 다른 4심 선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자주 쓴다.

노브(KNOB)는 내가 하스에서 공구한 소리전자의 검은색 노브 S-17을 썼다. 색상이 짙은 남색 기운이 도는 검은색이라 케이스의 진한 검은색과 다르고, 날개 두께가 두꺼워 전면 패널 앞으로 돌출되는 부분이 있어 이질감이 드는 점이 아쉽다.

트랜스는 어떤 트랜스를 쓸까 고민하던 중에 전에 내가 하스에서 스와니양스를 통해 공구했던 Toroid의 13V 양파 트랜스를 생각나 그것을 쓰려고 했다. PCB 위에 놓아 보니 크기도 대충 맞았다. 하지만 SKEL 6120의 전원부는 단파 2개를 묶어 양전원을 만들기 때문에 양파 트랜스를 그냥 쓸 수 없다. 양파 트랜스를 단파 2개로 고치던지 아니면 정류부를 양파 트랜스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 Toroid 13V 양파 트랜스는 센터 몰딩이 된 트랜스라 단파 2개로의 개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류부를 바꿔야 한다.

Toroid의 13V 양파 트랜스

PCB에도 대충 맞았지만…

역시 파란 벽돌?

Amveco Talema 25VA

정류부 변경의 번거로움 때문에 작업을 미루던 중 하스의 황용근님이 진행한 SKEL6120용 부품 공구에 참여하게 되어 15V 단파 2개로 이뤄진 암베코 탈레마 트랜스(Model No. 70063)를 입수했다. 크기가 작아서 별로 무겁지 않아 보이는데 몰딩에 쓰인 수지 때문인지 직접 들어보면 보기보다 상당히 무겁다. 가격만 괜히 비싸고 성능 면에서 잘 감은 국산트랜스와 차이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지만, 파란 벽돌처럼 각 잡힌 외관과 몰딩으로 말미암은 무거움이 주는 느낌 때문에 기분상 신뢰가 된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암베코 탈레마 트랜스를 선호하는 게 아닐까? ^^;;

토글 스위치 부착을 위해 가공된 전면 패널 안쪽

케이스는 하스의 김상록님이 SKEL6120 케이스 2차 공제 때 특별히 제작해준 것이다. 2차 공제 케이스는 1차 케이스와는 볼륨 노브용 홀 가공과 USB DAC인 COSDAC V2를 넣을 수 있게 설계된 점이 다르다. 그리고 내 SKEL6120용 케이스는 전면에 스위치와 볼륨을 부착하게 특별 가공이 된 점이 다르다. 케이스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큰 감명을 받았다.


제작

김상록님이 특별히 제작해준 케이스를 받아보고 크게 감동하여 케이스의 격에 맞게 안에 들어갈 앰프도 특별히 신경 써서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평소라면 비교적 간단히 만들고 넘어갈 부분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주의하며 만들었다.

납땜
통상적으로 전원부를 먼저 만들어 적정 전압이 나오는지 확인하고서 증폭부를 만들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부위에 상관없이 되도록 높이가 낮은 부품부터 납땜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PCB를 뒤집어 납땜할 때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의가 필요한 IC 등의 능동소자는 순서를 뒤로 미룬다. 그래서 높이 순서별로 실장 및 납땜하고, 전원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증폭부의 TPA6120 칩을 가장 나중에 납땜했다.

레이아웃
USB DAC
케이스에 SKEL6120외에 USB DAC COSDAC V2가 같이 들어가고, 볼륨을 케이스 고정하며, 입력선택과 출력선택용 토글 스위치가 추가된 구성이라 케이스의 깊이가 꽤 늘어났다.

길다! 좀 복잡한 배선
신호 경로를 줄이기 위해서 SKEL6120 PCB를 86도가량 돌려 배치했다. PCB 고정용 홀의 수정이 필요했지만 PCB 고정용 홀의 대각선 간격은 같아서 고정용 홀은 기존의 2개를 그대로 활용하고 2개만 추가로 만들면 됐다.

찬조출연한 젠(ZEN) 헤드폰 앰프

정면

뒷면

붉은색 LED를 사용한 정면은 블랙+레드의 포스(?)가 느껴진다. 뒷면에는 필요한 RCA 입력 단자와 SPDIF 아웃 단자를 직접 구멍을 뚫어 추가했다. 신호 경로를 짧게 하고자 INPUT이라 적혀 있는 부분의 RCA 단자는 표기와는 달리 출력단자로 사용한다. '입/출력 RCA 단자를 몰아서 배치했다면…'이란 생각에 아쉬움이 들지만 케이스 제작 시 의사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므로 아쉬운 데로 만족한다.

입/출력 선택 스위치
스위치는 2회로 롱토글 스위치다. 손잡이가 길고 조작감이 마음에 들어 비싸지만 애용한다.

출력 선택 스위치는 헤드폰 아웃과 프리 아웃을 선택용이다. 주위에 적당한 그라운드 포인트가 없어 스위치 몸통에 동박 테이프를 부착해 접지용 선을 납땜했다.

입력 선택 스위치는 입력 소스인 COSDAC V2와 RCA 입력을 고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입력 필터 일부를 하드와이어링했다.

OP앰프 게인 조절용 저항을 위한 소켓 처리
내 SKEL6120은 헤드폰앰프 외에 프리앰프의 용도로도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게인 값 조절용 저항(R5와 R13)을 위해 소켓 처리를 해서 편하게 저항값을 바꿀 수 있게 했다.

R5

R13

라운드 소켓

리드가 굵은 저항은 소켓에 들어가지 않지만 1/4W 국산 금속피막 저항은 잘 맞는다.

OP앰프용 디커플링 캐패시터
OP앰프용 디커플링 캐패시터 추가
사용한 OP앰프가 SMD 타입이라 변환기판을 쓰기 때문에 경로가 길어져 OP앰프의 작동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줄이기 위해 디커플링용 캐패시터를 소켓 가까이에 추가했다. 의도를 극대화하려면 소켓이 아닌 변환기판에 추가해야 하겠지만, 변환기판의 경우 그라운드 포인트의 확보가 쉽지 않아 소켓에 부착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드와이어링
어떤 식으로 이 SKEL6120에 공을 들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하드와이이링을 떠올리게 됐다. PCB를 쓰면서 도대체 왜 하드와이어링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 의아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볼륨과 입력 선택 스위치이다. SKEL6120의 신호경로는 먼저 입력필터를 거친 뒤에 볼륨으로 가는 구조이다. 내 SKEL6120의 경우 입력 선택 스위치가 추가되어 있고, 볼륨을 PCB에 붙일 수 없고 케이스에 장착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PCB의 입력필터를 활용하자면 신호 경로가 많이 길어지게 된다. 또한 볼륨을 위치를 바꿔 필터 앞에 위치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입력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란 하스 이정석님의 조언이 있어 볼륨 위치 변경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입력선택 스위치에서 볼륨으로 가는 경로에 입력필터를 하드와이어링으로 추가해 경로를 단축하고자 했다.

스위치 쪽 입력필터 하드와이어링

볼륨 쪽 입력필터 하드와이어링

빈 자리로 남은 PCB의 입력필터


두 번째 이유는 TPA6120A2의 안정적인 작동이다. 하스 이승찬님의 SKEL6120 자작기를 보고 TPA6120A2의 하드와이어링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SMD 부품에 무슨 하드와이어링인가 하고 그만두었다. 하지만 TPA6120A2의 데이터시트TPA6120A2 Evaluation Module 유저 가이드를 유심히 보면서 하드와이어링을 할 수만 있다면 그 의미가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입력저항과 출력저항을 최대한 칩 가까이에 붙이고, 피드백 저항은 IN-핀에 가까이 붙이고 피드백 선로의 길이를 최대한 줄이고, IN+ 핀을 그라운드와 최대한 가깝게 하라.

레이아웃에 대한 주의사항

2. TPA6120A2 전원공급용 디커플링 캐패시터는 필수이며, 소용량의 캐패시터를 최대한 파워핀 가까이 붙이고, 모든 캐패시터는 Low ESR 타입을 사용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원 공급 디커플링에 대해


이 점은 TPA6120A2 데이터시트의 'Figure 36. Typical Application Circuit'과 EVM 유저 가이드에서도 확인 가능한데, 10uF과 100uF의 디커플링용 캐패시터 외에 0.1uF 캐패시터를 추가로 4개의 전원핀(LVCC-/+, RVCC-/+) 가까이에 달아놓고 있다.

사실 SKEL6120 공제에 참여한 여러 사람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SKEL6120의 PCB는 그 자체만으로도 TPA6120A2 데이터시트에 나온 안정적인 동작을 위한 조건을 만족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PCB 상에 일반적인 부품을 사용하도록 레이아웃을 잡다 보니 경로가 좀 길어지게 된다. 그래서 하드와이어링으로 저항이나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 가까이에 붙여 안정적으로 동작하게끔 하려는 것이다.

피드백 저항과 VCC-용 디커플링캡

오른쪽 입력저항

왼쪽 입력저항

오른쪽 Rs

왼쪽 Rs

VCC+용 디커플링캡까지...

오른쪽 출력저항

왼쪽 출력저항


칩 저항이나 칩 캐패시터가 아닌 일반 1/4W와 1/2W 저항과 적층필름 캐패시터를 이용해 하드와이어링하려니 무척 까다로웠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아 고생을 했는데, 특별 제작된 케이스에 걸맞은 앰프를 만들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가다듬고 작업에 임했다. 저항과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의 핀 가까이 붙이고, 리드는 테프론 피복을 입혀 절연시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TPA6120A2 디커플링용 캐패시터 10uF과 100uF은 Low ESR 캐패시터로 유명한 산요 오스콘을 썼다.

잡음과 오른쪽 채널의 험(HUM)
하지만 고생을 무릅쓰고 하드와이어링한 보람도 없이 작동시켜보니 게인에 비해 소리가 너무 크며, 모든 채널에서 심한 잡음이 들렸고, 특히 오른쪽 채널에서는 험이 있었다. 미세하게 남아있는 플럭스가 문제인가 해서 강력세정제로 세척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력단의 DC는 왼쪽에 24mV, 오른쪽에 19mV가 검출되었다.

잡음은 그렇다 치고 오른쪽 채널에서 발행하는 험은 어찌된 것인가 고민했다. 오른쪽 채널과 트랜스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혹시 트랜스 때문인가 싶어 철판으로 가려보았다. 그랬더니 출력단의 DC는  변함없었지만 오른쪽 채널의 험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1T 철판 2개를 겹쳐 차폐 격벽을 만들어 PCB에 장착했다.

오른쪽 채널의 험은 그렇게 해결을 했지만 높은 게인과 잡음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OP앰프의 게인을 매우 낮게 잡아 봤지만 그래도 소리가 컸다. 잡음을 떠나서 게인이 이렇게 큰 것은 뭔가 실수가 있었다는 의미일 텐데, 자세히 검토하던 중 2.2K 옴을 쓰게 되어있는 R3과 R11에 2.2 옴 저항을 쓴 것을 발견했다. 낯뜨거운 실수라 자책하면서 2.2K 옴으로 교체했고, 게인을 정상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냉땜 때문인가 싶어 납땜 부위를 다시 인두로 지졌다. 그 후 출력단의 DC 체크를 깜빡 잊고 바로 MX400 이어폰으로 테스트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이 아예 소리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이어폰의 오른쪽이 뜨거워져 섬뜩한 느낌에 전원을 끄고 DC를 검사해보니 오른쪽에 12V라는 높은 전압이 측정되었다. 딱 한 번 출력단의 DC 체크를 잊은 것인데 그 탓에 6년을 함께 해 정들었던 MX400이 희생되었다. 안타깝지만 자만과 미숙함의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하드와이어링은 납땜 자체를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이 아닌 것 같았다. 아마도 TPA6120A2의 써멀 패드와 PCB의 동박을 납땜 과정에서 장시간 열을 가해 칩에 손상이 갔으리라, 그리고 냉땜 잡는다고 다시 인두를 댔을 때 칩의 오른쪽 채널이 완전히 망가졌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하드와이어링
하스의 다른 사람들의 SKEL6120 자작기와 질문/답변을 검토하면서 출력단의 DC가 많이 검출될 경우 TPA6120A2 칩을 교체하라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애써 하드와이어링한 저항과 캐패시터를 제거하려니 아쉬움이 들었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 뜯어냈다. 이미 한 번 쓴맛을 봤기 때문에 하드와이어링을 포기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다시 해봐도 어렵다 ㅠ.ㅠ

두 번째 하드와이어링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전과 마찬가지로 저항과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의 핀 가까이 붙이고, 리드는 테프론 피복을 입혀 절연시켰다. 납땜 시 칩에 오래 인두질 하지 않게 최대한 빨리 납땜하고 중간 중간 열을 식히며 작업했다. 이번에는 디커플링용 캐패시터를 리드가 좀 길어지는 점을 참작하고 좀 더 땜하기 편한 것으로 바꿨다.

다행히 이번 하드와아이어링은 성공이었다. 출력단의 DC도 왼쪽 5mV, 오른쪽 4mV로 적은 양이 검출되었고 잡음이 없는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오른쪽 채널에서 들렸던 험은 이제 차폐 격벽 없이도 들리지 않았다. 먼저 납땜했던 TPA6120A2 칩의 손상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SKEL6120에서 TPA6120 칩의 써멀 패드 납땜 시 주의점
TPA6120A2 써멀 패드와 만나는 동박이 그라운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열이 바로 분산되어 쉽게 납땜 되지 않는데 인두를 오래 대면 안 된다. 작업의 편의성을 우선한다면 써멀 패드를 동박에 납땜하기보다는 열전도 패드를 이용해 접착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COSDAC V2의 외부전원 작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전에 COSDAC V2를 평하면서 PC 전원의 잡음에 좀 민감한 것이 아쉽다고 한 적이 있다. COSDAC V2의 디지털부와 아나로그부의 그라운드가 격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점을 보완하고자 외부전원을 사용했다.

외부전원은 별도의 트랜스를 이용하지 않고 SKEL6120의 전원부에서 가져다 7805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5V로 만들어 공급했다. 13V 정전압에서 5V로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화를 위한 캐패시터는 부피를 적게 차지하는 적층세라믹 캐패시터 1.0uF과 0.1uF을 사용했다. 드랍 아웃 전압이 8V가량 되지만 전류소모량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7805의 발열은 예상보다 상당히 적었다. 대신 SKEL6120의 전원부에 걸리는 부하가 늘어나 LM317의 발열이 더 늘어났다.

청감상 잡음감소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막연히 기분에 좀 좋아진 것 같고, 사운드 카드를 2개 쓰는 상황에서 SKEL6120의 전원을 끌 때 COSDAC V2에 공급되는 전원이 차단되어 자동으로 다른 사운드 카드로 전환이 되는 점이 편리하게 느껴졌다.

PCB 서포터 고정과 소음방지 라벨 부착
PCB 서포터가 풀리는 경우를 막으려고 추가로 너트를 이용해 고정해주었다.

그리고 쏠림 방지용 고무가 내장되지 않은 플라스틱 금장발에 소음방지용 라벨을 부착했다. 고정용 고무가 없는 금장발은 지지력이 약해 케이스가 잘 밀리는 편이라 그냥 고무발을 선호하는 편인데, 케이스가 이 금장발에 딱 맞춰 만들어져서 이런 식으로 보강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지만 소음방지 라벨의 지지력이 약해 좀 불만족스럽다.

마무리로 플럭스 제거

플럭스를 제거하며 마무리

언제나 그렇듯이 마무리는 플럭스 찌꺼기의 제거이다. SKEL610의 PCB는 납땜이 잘 먹는 PCB였기 때문에 플럭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땜납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플럭스가 있다.

라이터기름과 초강력 세정제로 플럭스를 제거했다. 청감상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지만 기분상 그리고 보기에 깔끔하기 때문이다.


감상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편한 마음으로 SKEL6120의 소리를 들어봤다. 출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소리가 크다는 느낌과 달리 낮은 볼륨과 높은 볼륨에서도 헤드폰을 확실히 제어한다는 느낌으로, 볼륨을 처음부터 끝까지 올려도 무리라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풀 볼륭 상태에서 클리핑 없이 출력되기 때문에 과장해 표현하면 헤드폰이 터질 것 같은 불안감까지 들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화이트노이즈를 비롯한 각종 잡음이 상당히 적은 점이 놀랍다.
 
흔히들 앰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리니어리티(linearity)가 좋다는 표현을 쓰고는 하는데 그 말이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가 SKEL6120을 통해 비로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체험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십인십색이란 말처럼 헤드폰 앰프 역시 마찬가지라 각기 고유한 개성이 있다. 때문에 앰프 간의 우열을 가리기는 상당히 어려우며, 무의미한 일이 되기 쉽다. 그렇지만 아주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가를 놓고 가볍게 이야기한다면 비교는 의외로 간단해진다. SKEL6120의 소릿결은 내 취향에 상당히 맞는 편이다. 무척 마음에 들어 3년이 넘는 기간 부동의 메인을 지켜왔던 길모어 헤드폰 앰프가 결국 그 자리를 넘기게 되었다.^^

기대했던 프리앰프로서의 능력도 생각보다 뛰어났다. 별도의 프리앰프와 비교해본 것은 아니지만 전에 만든 모노블럭 게인클론 파워앰프와의 상성도 상당히 좋았다. 프리앰프로 SKEL6120을 사용하고, 파워앰프로 게인클론을 사용했을 때 스피커로도 잡음이 거의 없고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났다. 실제로 TPA6120A2를 프리앰프부에 사용한 헤드폰 앰프 겸 인티앰프-EGA(Eugene Acoustics)푸가-도 있는데 왜 그런 구성을 취했는지 좀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SKEL6120는 많은 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만들 수 있었던 앰프로 소리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감회가 더 깊다. 도와준 많은 분에게 감사한다.


참고링크

하스, 박은서님의 "TPA6120 을 이용한 엠프 - SKEL6120 공제기"
하스, 박은서님의 "회로도- SKEL6120"
하스, 황용근님의 "SKEL6120 사진으로 쉽게 따라하기 ^^ -ac인렛 연결법 추가-"
ryan님 블로그의 "헤드폰 앰프 #10, SKEL6120"

      DIY(오디오…)  |  2007. 3. 23. 00:57




2006년 여름에 작업한 PC용 전원공급장치(PSU) 잘만  ST300BLP의 수리 및 저소음 개조기를 소개한다.


잘만의 무소음-이라고 주장한 파워 ST300BLP

무소음이란 컨셉이 무색하게 부하 시 소음이 심했음

잘만의 무소음(?)파워 ST300BLP (이미지 출처: 구 잘만 홈페이지)

 잘만의 ST300BLP(이하 ST300BLP)는 2001년 잘만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무소음 컨셉의 파워서플라이 제품이다. 파워서플라이로 유명한 제조사인 세븐팀의 OEM 제품으로 당시에는 상당히 드물었던 패시브(Passive) PFC(Power Factor Correction)를 내장했다. PFC용 트랜스 무게 때문에 파워의 전체 무게가 2.4kg이나 되어 그 묵직함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렇지만 ST300BLP는 PFC로 전기요금 절약을 광고하다 그것이 허위로 밝혀져 좀 불미스럽게 이슈가 되기도 한 제품이다. PFC는 역률개선회로로 무효전력을 최소화하여 전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무효전력에 대해 요금을 부과되는 지역이라면 PFC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겠다. 하지만 국내 전기요금체계는 유효전력에 대해서만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PFC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절약은 불가능하다. 전기요금 절약은 그렇다 하더라도 PFC로 인해 EMI 전자파 감소와 함께 효율면에서 PFC가 없는 파워보다는 효율이 높아 그로 인해 발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은 있다.

ST300BLP의 무소음 컨셉과 관련하여 주목할 부분은 스펙의 다음 부분이다.
3) 주변의 온도가 높을 경우 파워팬의 회전수가 높아져 소음이 다소 증가될 수 있습니다. 주변 온도를 25도씨 이하로 낮추면 보다 더 좋은 무소음 환경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문구를 통해 무소음이라는 컨셉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는데, PC를 저전력 시스템으로 구성하고 케이스의 쿨링을 원할하게 하지 않는 이상 저소음 상태로 쓸 수 시간을 얼마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과연 부팅 후 몇 분이 지나서 거슬리는 소음을 내는 파워를 무소음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소음 때문에 AS-교체를 받았지만 소음은 그대로였다. AS센터에서는 ST300BLP의 이 소음은 어쩔 수 없는 제품의 특성이라는 답변만을 받았다.


ST300BLP의 고장과 수리

애써 불만을 참으며 ST300BLP을 계속 사용했는데 2003년부터 부팅이 잘 안 되는 이상동작의 증세를 보이더니 2004년 즈음 결국 고장이 났다. 부팅이 되지 않고 '치~' 하는 소음이 발생했는데, 이미 무상 AS기간도 지난 터라 수리보다는 이것을 기회로 새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패시브 PFC보다 효율이 높은 액티브(Active) PFC가 사용된 파워서플라이로 갈아타게 되었다. 바꾼 파워는 OEM으로 유명한 델타의 제품인데, 온도변화에 따른 냉각팬 속도 제어기능(LAFC: Low noise Auto Fan Contoller)으로 저소음 실현이라는 광고 문구가 무색하게 상당한 소음을 냈다. 이전의 나였다면 당장 반품 등의 조취를 취했겠지만 시급히 파워서플라이가 필요했기도 했거니와 당시는 저소음 컨셉을 반쯤 포기했던 시기라 그냥 참고 사용했다.

저소음 환경은 상당한 매력이 있어서 한 번 맛을 본 사람에게는 중독성이 있다. 애써 참았지만 결국 2006년 여름에 다시 저소음증(?)이 도졌다. 그동안 사용했던 액티브 PFC가 사용된 델타 파워서플라이를 쓰면서 액티브 PFC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고주파 소음이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때 창고에 쳐박아 두었던 고장난 ST300BLP가 생각났다. 기억에 패시브 PFC를 사용된 ST300BLP는 고주파 소음은 없었다. 그래서  일단 ST300BLP를 고쳐보기로 했다. 소음으로 나를 괴롭혔던 ST300BLP은 무상 AS기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마음 편히 개조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가장 왼쪽의 것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고장의 징조가 보여 적출

터질 그리고 터진 캐패시터

IC를 비롯한 능동소자의 고장이었다면 고장 부위의 파악도 어렵고 부품 교체가 쉽지 않았을 텐데, 다행히 고장 부분은 모두 수동소자에 한정되어 있었다. 캐패시터가 터지고 저항이 타버린 정도였다.

높이는 훨씬 높지만 직경이 같아 호환 가능

삼영 SXE 1000iF/16V

높이는 훨씬 높지만 직경이 같아 호환 가능

삼영 SXE 1000iF/16V

직경이 커서 억지로 집어넣음

삼영 NXC 470uF/16V

직경이 커서 억지로 집어넣음

삼영 NXC 470uF/16V

그을린 PCB가 신경쓰인다

만약을 대비해 용량을 키워 1/2W 저항으로 교체

수리는 간단히 이뤄졌는데 망가진 부품과 고장의 징조를 보이는 것을 적출하고 같은 규격 혹은 오버스펙의 파츠로 교체하면 되었다.


저소음 개조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한 뒤 다음으로 한 작업은 저소음 개조였는데, 개조의 핵심은 다음의 3가지였다.

1. 케이스의 팬 안전판 제거
2. 듀얼 팬 장착
3. 팬의 저속 동작

먼저 케이스 팬 안전판 제거 과정을 살펴보자. 안전판은 팬에 이물질이 끼여 작동을 멈추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저소음의 관점에서는 방해가 될 뿐이다. 이물질의 침임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지만 프레스로 찍어낸 원래의 안전판은 너무 넓어 공기의 흐름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바람이 부딪혀 소음의 원인 중 하나가 된다. 따라서 이것을 제거하고 얇은 철망으로 이뤄진 팬 그릴로 대체한다. 만약 배기용 팬의 그릴이 케이스에 걸린다면 그릴을 파워 케이스 안 쪽에 장착하라.

가공을 위해 먼저 파워서플라이의 PCB를 들어내고 케이스만 남겨둔다.


실톱으로 썰기

실톱으로 철판을 컷팅하는데 재질이 철이고 두께가 두꺼운 편이라 쉽게 잘리지 않으므로 다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잘라야 한다.


힘들어도 컷팅


컷팅 완료


줄로 갈아 모양을 다듬기

전부 다 잘라냈으면 줄로 거친 부위를 갈아내고 모양을 다듬어 준다.


컷팅 부위 납땜하기

부식방지를 위해 컷팅 부위에 땜납을 입힌다. 이 과정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컷팅으로 코팅이 벗겨진 부위가 습한 환경에 노출될 경우 부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코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땜납도 종류가 다양하며 철판에 잘 입혀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땜납 선정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꼭 땜납이 아니더라도 다른 재료를 사용해도 좋다.


안전판 제거 완료


다음은 듀얼 팬 장착이다. 기본적인 과정은 팬 안전판 제거와 동일하다.

원래는 공기 유입구의 철판을 잘라내고 타공망을 설치하려다가 원활한 쿨링을 위해서 듀얼 팬 장착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기 때문에 사진의 작업순서가 효율적이지 않다. 먼저 팬 장착 위치를 정하고, 팬 고정용 홀을 뚫은 뒤, 철판을 잘라 공기 유입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철판 제거


울퉁불퉁한 부분은 뒤에 줄로 커버하면 된다


제거 완료


팬 고정용 홀을 뚫는다,


팬의 직경에 맞게 공기 유입구도 확장시킨다.


공기 유입구 확장


거친 부분을 줄로 갈아낸 뒤에 컷팅 부위를 땜납으로 코팅해준다.


듀얼 팬용 홀 가공 완료

듀얼 팬 구성 시 요즘 유행하는 120mm 팬을 사용한 형태의 흡기를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방열판이 형태가 T형이기 때문이다. 풍량면에서 80mm 팬보다 120mm이 낫지만, 공기의 흐름상 아래에서 공기를 끌어올려 배출하는 식은 T형 방열판의 구석구석 바람이 미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이 직선상에 듀얼 팬을 배치해 공기가 흐르면서 방열판의 측면을 지나가게 해서 방열판 전체를 식히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또한 이런 형태의 듀얼 팬 배치은 케이스 상단에 정체되어 있는 더운 공기를 뺴낼 수 있어 케이스의 전체적인 환기에 유리하며, CPU의 발열에 영향을 덜 받는 장점이 있다.


밖에 장착한 흡기용도의 두 번째 팬


파워 케이스 내부에는 여유 공간이 없기 때문에 팬은 외부에 장착한다. 사용하는 팬은 적당한 풍량과 소음을 갖춘 제품을 선택한다. '적당한'이란 수식어가 애매하게 느껴질 텐데, 비전공자로서는 정확한 공식에 의한 방열에 대한 계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저소음 개조를 끝낸 파워

흡기용 팬이 믿음직해 보이는 것은 착각 때문일까?


이제 남은 것은 팬의 저속 동작이다. 팬의 날개 모양과 개수, 하우징에 따라 풍량대비 소음의 차이가 있지만 팬의 동작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팬을 저속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DC 팬을 저속으로 작동시키는 법은 간단한데 작동전압을 낮추면 된다. 일반적인 PC용 팬은 12V로 작동되는데 공급전압을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 부분까지 낮춘다. 팬의 작동 최저전압이나 풍량확보 등의 요소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의 타협이 필요하다.

팬을 속도를 낮추게 되면 줄어든 풍량이 문제가 된다. 풍량이 적어진다는 이야기는 쿨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다는 이야기와 같다. 어떻게든 쿨링에 필요한 최소한의 풍량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사실 앞서 시도한 듀얼 팬을 장착은 바로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줄어든 풍량을 팬의 개수를 늘려서 커버하는 것이다.

ST300BLP의 내장된 팬 컨트롤러는 온도에 따라 5~11V로 작동하기 때문에 저소음에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팬을 5V로 작동시켰다. 고정된 전압을 공급해 팬의 속도가 증가해서 발생하는 소음을 신경쓰지 않고자 했다. 사용한 팬은 ADDA 팬으로 5V 작동 시 조용한 편으로 어느 정도의 풍량 확보가 가능한 모델이었다.

장시간의 풀로드 테스트에도 일체의 다운이나 심각한 정도의 전압변동 없이 작동했으니 수리와 개조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반전: 재주는 곰이 넘고...

ST300BLP의 수리 및 저소음 개조는 완벽-했다고 믿고 있다-했다. 하지만 나는 결과적으로 노고의 대가, 즉 저소음 개조의 성과를 누리지 못했다. 동생이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개조한 ST300BLP 파워를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다. ㅠ.ㅠ

앞에서 사용된 델타 파워서플라이 액티브 PFC의 미세한 고주파 소음이 신경이 쓰여서 조용한 파워를 쓰고자 ST300BLP를 고치고 개조했는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받는 식이 되어 버렸다. 동생이 되놈은 아니기 때문에 아쉽지만 동생에게 좋은 선물했다고 생각하며 상실감(?)을 애써 잊으려 하고 있다. OTL


저소음 파워를 위한 조언

파워의 저소음 동작 실현에는 많은 변수가 있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효율이다. 효율이 높아야 발열이 적어지며, 그로 인해 많은 풍량을 확보하기 위해 팬을 고속으로 작동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FC가 없는 제품보다는 PFC를 사용한 제품이, PFC도 패시브 방식보다는 액티브 방식이 효율이 더 높다. 또한 액티브 PFC를 사용한 제품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효율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80% 이상의 효율을 보이는 제품에 대해선 80 PLUS 마크가 붙기도 한다.(그런 제품의 리스트를 확인하려면 이곳을 클릭하라.)

그런데 이 효율은 유저가 개조를 통해 높힐 여지가 거의 없다. 스위칭 회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보다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게 회로를 고치거나 부품을 변경해야 하는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없는 사람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저소음 파워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고효율에 저소음으로 호평받는 파워를 구입할 것을 권한다. 국내에 출시된 파워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그 수가 많아 직접 일일이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각 파워의 소음 정도는 유저들의 사용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사용기라는 것이 워낙 주관적이다 보니 다수의 사용자가 공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선에서 참고하는 편이 좋다.

일반적으로 액티브 PFC가 내장된 파워의 효율이 높은데, 그런 파워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액티브 PFC 회로로 인해 발생하는 고주파 소음이다. 특히 이 고주파 소음은 팬의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신경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참지 못하고 액티브 PFC가 아닌 파워를 재구입하기도 한다. 또한 같은 회사의 동일 모델이라도 편차가 있어 구입 시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드물게 팬이 없는 노팬 구성의 파워도 있지만 그 수가 극히 적고 가격이 비싸서 실용적이지는 않다.

국내에서 구하기 쉬운 고효율&저소음 제품으로는 시소닉의 S-12 이나 M-12 시리즈가 유명하다. 전반적으로 유저들의 평도 좋으며 실제 써본 결과 만족할 수 있었다. 다만 시소닉 제품도 간혹 고주파 소음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간의 뽑기 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파워의 저소음 개조기를 소개했지만 솔직히 위의 경우처럼 저소음의 구현을 위해 직접 파워를 개조하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귀찮기도 하거니와 개조는 위험성도 높으며, 그로 인한 모든 문제의 책임을 자신이 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번거로움과 위험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개조도 해볼 만한 일이다.

저소음 파워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파워에 장착된 팬이 조용한가-팬이 저속으로 동작하는지와 온도에 따른 동작 속도의 변화는 어떤가 등이다. PFC의 유무나 종류에 상관없이, 즉 효율에 관계없이 결정적으로 팬이 느리게 돌아 조용하다면 소음은 심하지 않다. 물론 효율이 높을 수록 발열이 적기 떄문에 팬을 느리게 돌려도 충분한 쿨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은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효율 높히는 개조가 어렵기 때문에 개조의 포인트는 팬 속도 조절이 된다. 팬의 속도를 낮추면서도 발열 해소에 문제가 없는 쿨링을 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위의 개조기에서 사용한 듀얼 팬 장착도 그런 방편 중의 하나일 뿐이다. 팬을 추가할 것인가, 추가한다면 팬은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이며 어디에 장착할 것인가, 팬속도는 얼마나 낮출 것인가, 전압은 어떻게 낮출 것인가 등을 생각해야 한다. 어느 하나의 특정한 방식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는 파워와 시스템 환경에 맞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팬의 수는 적은 것이 좋지만, 고소음의 팬 1개보다는 저소음 팬 2개가 덜 시끄럽다. 그래서 팬의 속도를 낮추고 개수를 늘려 풀량을 확보하는 것이 저소음 개조의 주요 방향이 된다. 팬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볼만 한데, 동작 속도와 풍량이 비레함을 명심해야 한다. 저속이라 조용하다고 능사가 하니다. 최소한의 쿨링을 위한 풍량은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베어링의 재질에 따라 조금씩 특성이 다른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볼베어링 제품은 수명이 길지만 볼베어링 특유의 거슬리는 소음이 날 수도 있는 점과 슬리브 베어링 제품은 소음은 적지만 수명이 짧아 자주 오일을 보충해줘야 하는 점, 유체 베어링 제품은 소음은 괜찮지만 대부분 수명이 짧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슬리브 베어링의 저속 팬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주 기름을 치는 수고를 감수하고 있다.
      컴퓨터 스토리  |  2007. 3. 12. 21:09




일전에 포스팅한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24V 정전압부의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을 소개한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

전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이다. 원래는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전원부의 발열을 줄이기 위해서 입력전압 값을 낮추는 방법을 생각했던 것인데,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전류 소모량이 큰 편이라 다이오드를 이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포기하기로 했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그때 SHHA 역시 입력전압이 높아 발열이 심했던 것이 기억났는데, SHHA의 경우 전류 소모량 면에서 가능성이 있으리라는 판단에 다이오드를 사용해 전압을 낮출 경우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SHHA에 적용해봤다.


왜 SHHA의 24V 정전압부만 발열이 심할까?

SHHA의 24V쪽 정전압부의 발열은 상당히 심한데, 방열판 온도는 갖고 있는 온도계의 한계로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지만 최소한 섭씨 65도를 넘으며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70~90도 정도로 추정한다.

이처럼 심한 발열은 입력전압과 출력전압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소모하는 전류량이 많다는 것도 심한 발열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드랍아웃 전압의 탓이 더 클 것이다.

단순히 계산할 경우 트랜스에서 변압되어 공급되는 전압이 AC 30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42V(=30*1.414) 정도되는데, 이것을 24V로 낮추게 되면 18V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측정해본 결과 공급전압이 AC 28.5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38V 정도가 되어 14V의 전압차이를 이끌어낸다. 14V의 드랍아웃 전압만큼 열로 방출해야 되니 24V쪽 정전압부의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섭씨 70~90도 정도?

문제의 24V 정전압부(오른쪽 은색 방열판)



24V 정전압부의 입력전압을 낮춰보자

하스 엄수호님의 SHHA 제작기의 댓글을 보면 정전압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최소 5V 이상의 전위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그 견해에 따라 앞서 측정한 DC 38V의 전압을 29V 정도로 낮추기로 했다.

SHHA에서 24V 정전압을 위해 사용하는 트랜스의 스펙은 AC 30V 1A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다이오드는 최소한 1A이상의 전류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전압강하를 위해 직렬연결할 때 사용하는 다이오드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 가능한 전압강하의 폭이 큰 것이 좋다.

여기서 전압을 낮추기 위해 사용한 다이오드는 Fast Rectifiers UF4007이다. 1A의 높은 전류를 지원하고, UF4007의 경우 1A의 전류에서 전압강하 폭이 1.7V로 다른 다이오드에 비해서 큰 편이라 적절하리라 생각했다.

다이오드의 곡예 1

다이오드의 곡예 2

다이오드의 곡예 3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정류 다이오드에서 저항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끊고 그 사이를 방향을 맞춰 직렬연결한 다이오드로 연결해주면 된다. 단 다이오드에서 상당히 심한 발열이 있기 때문에 그 발열이 전해캐패시터와 저항 같은 다른 부품에 덜 전달되도록 다이오드의 몸통을 PCB에 닿지 않게 띄워주는 것이 좋다.

사용한 다이오드의 개수는 8개로 전압은 약 38.7V에서 28.8V 정도로 낮춰졌다. 목표값인 29V보다 약간 낮지만 거의 근접한 값이다. 다이오드를 1개 빼면 30V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5V가 넘는 전위차를 확보하는 것보다 전위차를 줄여 모스펫의 발열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24V 정전압부 모스펫의 발열은 상당히 감소해 섭씨 52~55도 정도로 상당히 낮아졌는데 이는 증폭부에 사용된 모스펫의 발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는데...


에너지 보존의 법칙: 전체적인 발열은 그대로

사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의 경우 전류량과 온도에 따라 전압강하 폭이 변하기 때문에 정밀한 컨트롤은 어렵다. 하지만 정전압부의 입력 전압에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런 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전압강하의 변동도 일정시간 경과 후에는 안정화되는 편이고 정전압부에 의해 출력되는 전압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심한 발열이다. 흘리는 전류량이 클 수록 다이오드의 발열도 심해지는데, 이번 작업의 경우 다이오드에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섭씨 70~90도 정도 추정되는 열이 발생했다. 정전압부의 모스펫의 발열이 줄어든 대신 다이오드에서 그만큼의 열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는 그 형태를 바꾸거나 물체에서 물체로 옮기거나 해도 전체의 양에는 변함이 없다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체험한 셈이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레귤레이터쪽의 캐패시터의 온도가 전보다 약 5도 정도 떨어졌다는 점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넋두리: 다음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애초에 트로이달 트랜스를 제작할 때 전압을 24V정도로 낮춰서 만들었다면 좋았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사용된 트랜스가 일반적인 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주문하기도 어렵고 번거로워 트랜스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은 원래의 전원부로 되돌리기가 귀찮아 다이오드를 사용한 전압강하를 적용한 상태로 쓰고 있는데, 차후에는 기회가 된다면 효율이 높아 발열이 적은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전압을 낮춰보고자 한다.

      DIY(오디오…)  |  2007. 3. 11. 19:27




하스에서 지승배님이 이벤트로 나눠준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PCB의 전원부를 구보다 전원부로 변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LM317/337이나 LT1085/1035 같은 정전압 레귤레이터를 사용하는 HPS로 바꾸는 방법은 전에 권재구님이 소개해주신 바 있고, 개인적으로 구보다 전원부를 선호하는지라 구보다 전원부로 개조하기로 맘을 먹었다.

어떻게 구보다 전워부를 적용할까 고민 좀 했는데, 예상밖으로 작업은 한 번에 성공했다. 아직 증폭부를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앰프를 구동시켜 보지는 못했지만 간단한 테스트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우선 윗면에서 할 작업을 보자.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윗면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윗면

하스의 유명한 고수분들인 신정섭님과 이복열님의 구보다 전원부를 참고했는데, 신정섭님이 올린 자료를 기본으로 CCS 부분은 이복열님의 자료를 참고해서 CRD를 쓸 수 있게 했다.

CCS는 공간의 여유나 취향, 부품 수급 여부에 따라 CRD나 2SK30GR+저항 중 편한 쪽으로 쓰면 된다.

주의할 것은 모스펫의 다리 중 드레인과 소스의 위치를 서로 맞바꿔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때 두 자리가 서로 닿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 아래 사진에서는 절연을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쓸 때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수축튜브나 테프론 테입 등으로 꼭 절연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NPN, PNP TR은 범용 TR을 사용하면 되지만 사용하는 TR의 배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GND 라고 표시한 부분은 PCB의 코팅을 벗겨내면 나타나는 그라운드 동박에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캐패시터의 극성에 유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아랫면에서 할 작업을 보자.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아랫면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아랫면

아랫면에서 할 작업은 간단하다. 제너 다이오드를 땜하고, 패턴 몇 곳을 끊고, 점퍼로 연결해주면 된다.
아래서 보는 이미지로 보이는 그대로 작업하면 된다.


이제 사진에서 작업 내용을 확인해보자.
우선 파지티브 정전압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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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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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와 S의 위치를 바꿈(절대 서로 닿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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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와 TR의 콜렉터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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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 저항과 CCS,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하나로 모아 땜질(그라운드와 연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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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패컨을 끊고, 점퍼로 연결하라


이제 네거티브 정전압 부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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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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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와 S의 위치를 바꿈(절대 서로 닿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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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가 연결되는 홀의 패턴을 컷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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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 저항과 CCS,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하나로 모아 땜질(그라운드와 연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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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패컨을 끊고, 점퍼로 연결하라



다음은 보너스: 브릿지 다이오드로 듀얼 쇼트키 대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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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다이오드로 듀얼 쇼트키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다리를 홀 간격에 맞게 조금 휘게 만들면 된다. 단, 극성은 확실히 맞게 삽입해야 한다.

물론 굳이 브릿지 다이오드를 쓸 필요는 없다. 전원부 설계자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꼭 쇼트키나 울트라 패스트 리커버리 타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단지 듀얼타입의 쇼트키 다이오드를 구하기 어렵거나, 가지고 있는 트랜스의 전압이 높아 전원부의 발열이 심해 전압을 조금이라도 낮추고자 할 때는 어느정도 효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쇼트키보다 전압강하가 심한 브릿지 다이오드를 써서 조금이나마 정류 후 전압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부 캐패시터 용량의 압박 32000uF

부품을 실장한 전원부의 모습


PCB 전체의 모습

      DIY(오디오…)  |  2007. 3. 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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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포스를 내뿜는 다크 싸이도



제목만 거창한 것 같다.

2003년말 와싸다에 있었던 싸이도 스피커 대방출로 인한 강한 펌프에 넘어가 구입한 것인데, 참 유용하게 쓰고 있다. 아담한 크기가 책상에 위에 놓고 쓰기에 딱 좋다.

구입한 싸이도의 가격을 생각하면 거의 모든 단점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외관! 그릴의 형태랑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밝은 회색 때문에 눈길을 안 주려고 해도 시선이 가서 계속 눈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둠의 세례(?)다. 어둠세례란 단어 때문에 뭔가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풍기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 실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1. 그릴을 위 아래를 바꿔서 장착하고 글씨 방향도 뒤집는다.
2.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그릴을 염색한다.

그릴의 경우 트위터의 위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뒤집어도 내 귀로는 큰 차이를 인지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뒤집지 않으면 눈에 거슬려서 음악감상을 방해할 정도라 설계자의 의도는 무시하기로 했다.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염색의 경우 완전히 검은 색은 아니고 아주 짙은 회색에 가까운 색이 나는데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하니 보기 좋으니까 순간 음질도 좋아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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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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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블랙은 아닌 다크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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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싸이도


이렇게 한동안 지났는데 어느 순간부터 소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은 내부 개조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내부를 열어 보니 트위터용 음역 제한용으로 바이폴라 전해캐패시퍼 하나가 달랑 달려있었다. PC-SPEAKER.COM에 올라온 싸이도 개조기를 참고하여 네트워크를 다시 짜볼까 생각하다가 번거로워서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캐패시터 교체만 해보기로 했다.

원래 사용된 전해 캐패시터는 2uF인데 딱맞는 값의 필름 캐패시터가 없어서 2.2uF 필름 캐패시터를 대신 장착해봤는데 어떤 곡에서는 괜찮았지만 다른 어떤 곡에서는 소리의 균형이 깨져서 기본으로 달려있던 전해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위터에 가는 음역의 변화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캐패시터 값은 2uF 그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딱맞는 용량이 없어서 저렴한 국산 폴리프로필렌 필름 콘덴서 1uF 2개를 병렬연결하여 2uF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균형 잡히면서도 고음이 더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게 좋아졌다.

이렇게 어둠의 세례를 받아 다시 탄생한 다크 사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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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세례도 그릴을 벗기면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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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성으로 유명한 우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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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보다는 좋은 트위터




나름대로는 제법 듣기 괜찮은 소리가 나왔지만 후에 모니터 스피커를 들이면서 책상을 벗어나 이리저리 밀리다가 지금은 세컨드 스피커로 사용되고 있다.


구입 당시 언젠가 이 싸이도 스피커로 5.1채널 룸시어터를 구축하려고 3조(6개)나 샀는데 그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지금도 남은 2조(4개)는 빛 볼날을 기다리며 창고에 처박혀 있다. ㅠ.ㅠ

      DIY(오디오…)  |  2007. 2. 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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