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5.1채널 스피커의 효시: DeskTop Theater 5.1 DTT-2500 Digital


Creative DeskTop Theater 5.1 DTT-2500 Digital
이미지 출처: thetechzone.com

DeskTop Theater 5.1 DTT-2500 Digital(이하 DTT-2500)은 캠브리지 사운드웍스를 인수한 크리에이티브에서 출시한 PC용 5.1채널 스피커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돌비 디지털(Dolby Digital, 이하 DD) 디코더가 내장된 5.1채널 앰프와 5개의 위성 스피커와 작은 우퍼, 스탠드로 구성된 이 DTT-2500은 나름대로 알찬구성을 지닌 PC용 스피커였다. 게다가 당시로서는 DTS보다는 DD가 더 많이 보급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DD 디코더만으로도 충분한 활용도를 지닌 합리적인 제품으로 '5.1ch 완벽지원 스피커'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물론 그런 평가는 개인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리뷰어가 오버한 것이라 본다.


DTT-2500의 한계

하지만 DTT-2500은 DTS 미지원으로 인해 '5.1ch 완벽지원 스피커'라는 평이 무색하게 그 한계가 명확한 제품이었다. 게다가 아날로그 입력이나 크리에이티브의 자체 멀티채널 디지털전송 규격인 Digital-DIN으로 4채널의 입력밖에 지원하지 않아 그 구조상 별도의 DTS 디코더나 PC에서 DVD 소프트웨어 디코더의 혜택을 누릴 수도 없었는데, 굳이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고자 한다면 DTS를 4채널로 다운믹싱해서 듣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DVD의 경우 DTS와 DD를 같이 지원하는 타이틀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DTS 전용 타이틀은 어쩔 수 없는 것이 그때의 현실이었다.

4채널과 5.1채널의 차이는 숫자상의 1.1에 불과하지만 체감상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5.1채널에서 별도로 구분된 센터채널의 1과 우퍼채널의 0.1의 존재감은 상당한데, 우퍼채널은 논외로 하더라도 센터채널의 경우 전체 오디오 신호의 절반에 가까운 부분을 처리하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크다 할 수 있다.  

이처럼 DTT-2500은 DTS 미지원의 한계로 인해 반쪽짜리 제품이었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2500의 다운그레이드 후속 제품으로 출시된 DTT-2200의 활용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할 수 있다. DTT-2200은 아날로그 5.1채널 입력만 지원되는 제품이었는데 별도의 디코더나 아날로그 5.1채널 출력이 가능한 사운드카드와 PC 소프트웨어의 디코더를 이용해 DD나 DTS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DTS에 대한 크리에이티브의 정책 때문이었는데 당시에 데스크탑 환경에서는 고급형 기종이라 하더라도 디코더의 DD 지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후 출시된 DTT-3500을 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DTT-3500도 DTT-2500과 마찬가지로 DD만을 지원했다. 이후 DTS 자체가 보급되면서 크리에이티브에서는 DTS를 지원하는 다른 모델을 출시하는데, 그것은 DeskTop Theater(DTT) 시리즈가 아닌 인스파이어(Inspire)라는 새로운 라인업이었다.


DTT-2500에 대한 애착과 활용방법 모색

그렇지만 DTS 미지원 단점에도 불구하고 DTT-2500은 쉽게 내치기 어려운 제품이다. 세월이기는 장사없다고 지금은 중고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것이 현실이고 시중에는 훨씬 저렴하고 좋은 제품이 많다. 그럼에도 DTT-2500은 사운드의 명가(?) 중 한 곳으로 손꼽혔던 캠브리지 사운드웍스가 크리에이티브에 인수되는 시점에서 출시된 제품인 만큼 캠브리지 사운드웍스 다운 면모를 간직하고 있는데다가, PC 스피커계에서 5.1채널을 보급시킨 장본인과도 같아 5.1채널의 세계를 DTT-2500으로 접했던 PC 유저에게 상당히 애착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DTT-2500을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DTS 미지원에 대처할 수단은 없을까? 앞서 언급하였듯이 아날로그와 Digital-DIN 4채널 입력의 한계로 DTS 신호를 소프트웨어 디코딩해서 아날로그 입력 받아서서는 5.1채널 사용이 불가능하다. DTT-2500은 오직 DD로만 5.1채널을 지원한다.

여기서 발상을 전환이 필요하다. DTS를 DD로 바꾼다면 어떨까? 다행히도 그런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실시간 DD 인코딩이다. 물론 DD인코딩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일반 유저가 DVD의 DTS 오디오 트랙을 추출해서 DD로 재인코딩하는 작업이라면 상상만으로도 번거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작업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데, 그런 기술이 돌비 디지털 라이브(Dolby Digital Live!, 이하 DDL)이다.


돌비 디지털 라이브(Dolby Digital Live!)

엄밀히 이야기하면 DDL은 DTS를 DD로 변환하기 위한 기술은 아니다. 디코더가 내장된 리시버를 사용할 때 케이블 연결의 편의성을 위해서 다른 신호를 실시간으로 DD로 인코딩하기 위한 기술이다. 2채널뿐이라면 PCM 방식의 디지털 출력으로, DD나 DTS는 패스스루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외의 방식인 5.1채널 등의 멀티채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디지털 케이블로는 2채널 신호나 DD 같은 압축된 멀티채널 신호의 전송만 가능하다. 따라서 다른 종류의 멀티채널 신호를 앰프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아날로그 케이블의 사용이 필수였다. 간단히 말해 5.1채널의 경우 총 6개의 RCA 케이블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수의 아날로그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는 것을 하나로 줄일 수 있다면 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DDL을 사용해 멀티채널 신호를 DD로 실시간으로 인코딩해서 한개의 디지털 케이블로 디코더에 보내는 것이다. 참고로 같은 방식으로 DTS로 실시간 인코딩해서 디지털 전송을 하는 기술이 있는데, DTS Connect가 그것이다. 하지만 DTS Connect는 DTS 디코더가 내장되지 않은 DTT-2500에는 무의미하므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소프트웨어 디코더(코덱)로 디코딩된 DTS 오디오 트랙의 멀티 채널 시그널 역시 DD로 재인코딩 후 전송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DTS도 DD로 재인코딩해서 전송함으로써 DTT-2500으로 DTS를 들을 수 있다.

초기에는 DDL을 이용하기 위해서 실시간 DD인코더나 DDL을 지원하는 사운드카드-CMI의 DDL 지원칩을 사용한 제품-나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NVIDIA의 엔포스2 MCP-T를 비롯하여 리얼텍이나 CMI의 일부 코덱이 지원-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DDL은 순전히 소프트웨어적인 구현도 가능하다 바로 DDL을 지원하는 오디오 코덱을 사용하는 것이다. PC용 오디오 코덱 중에 DD 재인코딩해서 SPDIF로의 출력을 지원하는 것이 있다. 인코딩 작업을 CPU가 담당하게 되어 CPU 점유율이 약간 높아지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많은 멀티미디어 재생기가 있지만 여기서는 멀티미디어 재생기로 유명한 KMP를 이용한 방법을 소개하기로 한다. 기본적인 개념은 간단한데 DD 신호는 그냥 패스스루시키고, DTS 신호만 DDL 지원 오디오 코덱을 사용해 DD로 재인코딩해서 출력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DD로 실시간 재인코딩된 DD 신호는 DTT-2500의 DD 디코딩 기능으로 즐길 수 있다.^^

DDL을 지원하는 오디오 코덱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이 자리에서는 KMP에 내장된 Gabest Audio Decoder와 공개 오디오 코덱인 AC3Filter를 이용한 2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자세한 KMP의 설정방법을 살펴보자.


Gabest Audio Decoder를 이용한 DDL

먼저 KMP에 내장된 Gabest Audio Decoder로 DDL을 이용하기 위한 설정 방법이다.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코덱설정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코덱설정

KMP의 환결설정으로 들어가 '내장 오디오 코덱'의 '코덱 설정'에서 AC3 스피커 구성과 DTS 스피커 구성을 입력(원본) 그대로 출력으로 맞추고, libavcodec에서 AC3와 DTS를 체크한다.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출력설정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출력설정

다음으로 '출력 설정'에서 AC3로 압축, S/DIF로 출력을 선택한다.

KMP 외부오디오 코덱

KMP 외부오디오 코덱

KMP의 내장오디오 코덱이 다른 코덱에 대해 우선순위를 갖게 되지만 다른 코덱에 우선 순위가 부여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외부 오디오 코덱'의 AC3 Sound와 DTS Sound에서 Gabest Audio Decoder를 선택한다.

위와 같은 설정을 통해서 DD(AC3) 신호는 SPDIF로 패스스루(passthrough)되고, DTS 신호는 DD로 실시간 재인코딩되어 SPDIF로 출력된다.


AC3Filter를 이용한 DDL

다음으로 AC3Filter로 DDL을 이용하기 위한 설정 방법이다.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코덱설정

KMP 내장오디오 코덱에서 코덱설정

AC3Filter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KMP의 내장오디오 코덱의 AC3와 DTS 연결을 끊어주어야 한다. KMP의 환결설정으로 들어가 '내장 오디오 코덱'의 '코덱 설정'에서 libavcodec의 AC3와 DTS를 비활성시킨다. 만약 체크되어 있다면 해제한다.

KMP 외부오디오 코덱

KMP 외부오디오 코덱

다음으로 '외부 오디오 코덱'의 AC3 Sound와 DTS Sound에서 AC3Filter를 선택한다.

AC3Filter는 DDL을 쓰기위해 세부적인 설정을 해줘야 한다. 필터 옆의 [...] 박스를 눌러 설정창을 열어라.
AC3Filter 세부설정 Main

AC3Filter 세부설정 Main

AC3Filter 설정 Main의 Output에서 AS IS(no change)를 고르고 Use SPDIF에 체크하라.

System

AC3Filter 세부설정 System

AC3Filter 설정 System의 Use AC3Filter for ...에서 AC3와 DTS에 체크하고, SPDIF passthrough에서 AC3만 체크하고, SPDIF options에서 Use AC3 encoderDo not encode stereo PCM에 체크하라.
이런 설정으로 AC3와 DTS 신호 처리에 AC3Filter를 사용하며, DD(AC3) 신호는 SPDIF로 패스스루(passthrough)되고 하고, DTS 신호는 DD로 실시간 재인코딩되어 SPDIF로 출력되게 한다. 디지털신호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PCM 신호는 AC3로 바꿀 필요가 없다.

 
평가: 오디오코덱을 이용한 DDL

위와 같은 방법은 PC에서 영화나 오디오 파일의 재생할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PC에서 게임이나 다른 매체에 대해서 DDL을 쓰고자 한다면 별도의 DDL 지원 사운드 코덱이나 사운드 카드 등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또 PC가 아닌 DVD플레이어 같은 다른 플레이어에도 적용할 수 없다.

순전히 소프트웨어인 오디오 코덱을 통해 DDL을 쓰는 것이므로 인코딩 작업을 CPU가 담당하게 되어 CPU 점유율이 약간 높아지지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DD로 재인코딩한 음질은 DTS나 DD 인코딩 포멧 자체가 손실압축이다보니 당연히 손실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도 DTS로 손실압축된 신호를 디코딩한 뒤에 다시 손실압축 포멧인 DD로 바꾸는 것이니 한 번의 손실압축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게 된다. 하지만 청감상 문제되지는 않는다. 만약 음질에 심각한 문제를 초대한다면 DD 포멧 자체가 쓰이지 않을 것이다.

KMP에 내장된 Gabest Audio Decoder와 공개 오디오 코덱인 AC3Filter의 음질 차이는 인지하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기능을 지원하는 AC3Filter를 선호하지만 어느 것을 택해도 무방할 것이다.


DDL로 거듭나는 DTT-2500과 DTT-3500

뜬끔없이 왜 문단 제목에 DTT-3500을 넣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을 수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소개한 팁이 DTT-2500과 비슷한 구성인 DTT-3500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DTT-3500의 경우 Digital-DIN을 통한 5.1채널 입력이 가능해 소프트웨어 DTS 디코딩을 사용하여 Digital-DIN으로 5.1채널 전송을 하면  DTS를 5.1채널로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꼭 DDL을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Digital-DIN은 크리에이티브의 일부 사운드 카드-사운드 블래스터 라이브 시리지와 오디지 일부 기종-만이 지원하고 거기다 별도의 디지털 블라켓이나 변환단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구성에서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사운드카드의 종류에 상관없이 디지털 출력이 가능하면 쓸 수 있는 이 DDL을 활용이 보다 범용성이 있다 할 수 있다.

DTS 미지원 때문에 실망해 DTT-2500이나 DTT-3500을 창고에 쳐박아 두었다면 꺼내보자.
세월의 흐름을 어쩔 수 없지만  DTT-2500이나 3500에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위의 방법을 이용해 DTS 타이틀에 대해 DTT-2500이나 3500으로 5.1채널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컴퓨터 스토리  |  2007. 3. 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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