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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포스를 내뿜는 다크 싸이도



제목만 거창한 것 같다.

2003년말 와싸다에 있었던 싸이도 스피커 대방출로 인한 강한 펌프에 넘어가 구입한 것인데, 참 유용하게 쓰고 있다. 아담한 크기가 책상에 위에 놓고 쓰기에 딱 좋다.

구입한 싸이도의 가격을 생각하면 거의 모든 단점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외관! 그릴의 형태랑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밝은 회색 때문에 눈길을 안 주려고 해도 시선이 가서 계속 눈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둠의 세례(?)다. 어둠세례란 단어 때문에 뭔가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풍기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 실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1. 그릴을 위 아래를 바꿔서 장착하고 글씨 방향도 뒤집는다.
2.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그릴을 염색한다.

그릴의 경우 트위터의 위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뒤집어도 내 귀로는 큰 차이를 인지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뒤집지 않으면 눈에 거슬려서 음악감상을 방해할 정도라 설계자의 의도는 무시하기로 했다.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염색의 경우 완전히 검은 색은 아니고 아주 짙은 회색에 가까운 색이 나는데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하니 보기 좋으니까 순간 음질도 좋아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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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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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블랙은 아닌 다크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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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싸이도


이렇게 한동안 지났는데 어느 순간부터 소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은 내부 개조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내부를 열어 보니 트위터용 음역 제한용으로 바이폴라 전해캐패시퍼 하나가 달랑 달려있었다. PC-SPEAKER.COM에 올라온 싸이도 개조기를 참고하여 네트워크를 다시 짜볼까 생각하다가 번거로워서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캐패시터 교체만 해보기로 했다.

원래 사용된 전해 캐패시터는 2uF인데 딱맞는 값의 필름 캐패시터가 없어서 2.2uF 필름 캐패시터를 대신 장착해봤는데 어떤 곡에서는 괜찮았지만 다른 어떤 곡에서는 소리의 균형이 깨져서 기본으로 달려있던 전해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위터에 가는 음역의 변화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캐패시터 값은 2uF 그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딱맞는 용량이 없어서 저렴한 국산 폴리프로필렌 필름 콘덴서 1uF 2개를 병렬연결하여 2uF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균형 잡히면서도 고음이 더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게 좋아졌다.

이렇게 어둠의 세례를 받아 다시 탄생한 다크 사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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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세례도 그릴을 벗기면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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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성으로 유명한 우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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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보다는 좋은 트위터




나름대로는 제법 듣기 괜찮은 소리가 나왔지만 후에 모니터 스피커를 들이면서 책상을 벗어나 이리저리 밀리다가 지금은 세컨드 스피커로 사용되고 있다.


구입 당시 언젠가 이 싸이도 스피커로 5.1채널 룸시어터를 구축하려고 3조(6개)나 샀는데 그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지금도 남은 2조(4개)는 빛 볼날을 기다리며 창고에 처박혀 있다. ㅠ.ㅠ

      DIY(오디오…)  |  2007. 2. 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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