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포스팅한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24V 정전압부의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을 소개한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

전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이다. 원래는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전원부의 발열을 줄이기 위해서 입력전압 값을 낮추는 방법을 생각했던 것인데,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전류 소모량이 큰 편이라 다이오드를 이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포기하기로 했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그때 SHHA 역시 입력전압이 높아 발열이 심했던 것이 기억났는데, SHHA의 경우 전류 소모량 면에서 가능성이 있으리라는 판단에 다이오드를 사용해 전압을 낮출 경우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SHHA에 적용해봤다.


왜 SHHA의 24V 정전압부만 발열이 심할까?

SHHA의 24V쪽 정전압부의 발열은 상당히 심한데, 방열판 온도는 갖고 있는 온도계의 한계로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지만 최소한 섭씨 65도를 넘으며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70~90도 정도로 추정한다.

이처럼 심한 발열은 입력전압과 출력전압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소모하는 전류량이 많다는 것도 심한 발열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드랍아웃 전압의 탓이 더 클 것이다.

단순히 계산할 경우 트랜스에서 변압되어 공급되는 전압이 AC 30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42V(=30*1.414) 정도되는데, 이것을 24V로 낮추게 되면 18V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측정해본 결과 공급전압이 AC 28.5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38V 정도가 되어 14V의 전압차이를 이끌어낸다. 14V의 드랍아웃 전압만큼 열로 방출해야 되니 24V쪽 정전압부의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섭씨 70~90도 정도?

문제의 24V 정전압부(오른쪽 은색 방열판)



24V 정전압부의 입력전압을 낮춰보자

하스 엄수호님의 SHHA 제작기의 댓글을 보면 정전압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최소 5V 이상의 전위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그 견해에 따라 앞서 측정한 DC 38V의 전압을 29V 정도로 낮추기로 했다.

SHHA에서 24V 정전압을 위해 사용하는 트랜스의 스펙은 AC 30V 1A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다이오드는 최소한 1A이상의 전류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전압강하를 위해 직렬연결할 때 사용하는 다이오드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 가능한 전압강하의 폭이 큰 것이 좋다.

여기서 전압을 낮추기 위해 사용한 다이오드는 Fast Rectifiers UF4007이다. 1A의 높은 전류를 지원하고, UF4007의 경우 1A의 전류에서 전압강하 폭이 1.7V로 다른 다이오드에 비해서 큰 편이라 적절하리라 생각했다.

다이오드의 곡예 1

다이오드의 곡예 2

다이오드의 곡예 3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정류 다이오드에서 저항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끊고 그 사이를 방향을 맞춰 직렬연결한 다이오드로 연결해주면 된다. 단 다이오드에서 상당히 심한 발열이 있기 때문에 그 발열이 전해캐패시터와 저항 같은 다른 부품에 덜 전달되도록 다이오드의 몸통을 PCB에 닿지 않게 띄워주는 것이 좋다.

사용한 다이오드의 개수는 8개로 전압은 약 38.7V에서 28.8V 정도로 낮춰졌다. 목표값인 29V보다 약간 낮지만 거의 근접한 값이다. 다이오드를 1개 빼면 30V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5V가 넘는 전위차를 확보하는 것보다 전위차를 줄여 모스펫의 발열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24V 정전압부 모스펫의 발열은 상당히 감소해 섭씨 52~55도 정도로 상당히 낮아졌는데 이는 증폭부에 사용된 모스펫의 발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는데...


에너지 보존의 법칙: 전체적인 발열은 그대로

사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의 경우 전류량과 온도에 따라 전압강하 폭이 변하기 때문에 정밀한 컨트롤은 어렵다. 하지만 정전압부의 입력 전압에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런 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전압강하의 변동도 일정시간 경과 후에는 안정화되는 편이고 정전압부에 의해 출력되는 전압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심한 발열이다. 흘리는 전류량이 클 수록 다이오드의 발열도 심해지는데, 이번 작업의 경우 다이오드에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섭씨 70~90도 정도 추정되는 열이 발생했다. 정전압부의 모스펫의 발열이 줄어든 대신 다이오드에서 그만큼의 열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는 그 형태를 바꾸거나 물체에서 물체로 옮기거나 해도 전체의 양에는 변함이 없다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체험한 셈이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레귤레이터쪽의 캐패시터의 온도가 전보다 약 5도 정도 떨어졌다는 점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넋두리: 다음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애초에 트로이달 트랜스를 제작할 때 전압을 24V정도로 낮춰서 만들었다면 좋았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사용된 트랜스가 일반적인 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주문하기도 어렵고 번거로워 트랜스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은 원래의 전원부로 되돌리기가 귀찮아 다이오드를 사용한 전압강하를 적용한 상태로 쓰고 있는데, 차후에는 기회가 된다면 효율이 높아 발열이 적은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전압을 낮춰보고자 한다.

      DIY(오디오…)  |  2007. 3. 1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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