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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선물 USB Audio CODEC + Headphone Amp


전부터 헤드폰 앰프 타령을 해왔던 친구의 대학 졸업과 대학원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작은 선물을 하나 만들었다.

선물한 앰프가 어딘가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는데 이미 내 손을 떠난 것이라 별로 신경 쓰지는 않지만 이왕 선물할 것 가급적이면 선물 받는 사람에게 활용도가 높은 앰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친구의 성격을 고려할 때 거치형 앰프는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고 휴대용 앰프 역시 배터리나 전원 어댑터의 사용과 소스기기와의 선 연결을 귀찮아하여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집에서 먼 대학원에서 주로 노트북을 사용할 예정이라는 이야기에 USB 코덱과 USB 전원으로 작동되는 앰프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USB 사운드카드와 앰프를 합친다면 전원공급의 불편함과 소스기기와의 연결의 번잡함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Simple Class-AB Headphone Amp

헤드폰 앰프는 하스 신정섭님의 Simple Class-AB Headphone Amp를 택했는데, 작년 하스 정모에서 만난 김창훈님의 추천도 있었고 그람슬리 솔로를 비롯한 여러 상용 앰프에 사용된 회로이기도 하고 평이 좋은 편이라 호기심이 동했다.

배선도는 신정섭님이 공개한 배선도를 참고하여 나의 취향에 맞추어 저항을 눕힐 수 있도록 새로 그렸다.

Simple Class-AB Headphone Amp


OP앰프는 저전압에서의 작동에 비중을 두어 듀얼OP앰프와 핀호환이 되는 헤드폰앰프인 필립스의 TDA1308을 사용했다.

버퍼단의 TR은 원회로의 BC337/BC327을 사용했다. 저렴할 뿐 아니라 소자의 특성도 좋다고 한다.


전원부

USB 전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전원부는 공급 전압을 -전압으로 바꿔주는 볼테이지 컨버터인 LM2663을 사용하여 양전원부를 구성했다.

볼테이지 컨버터

LDO


Simple Class-AB Headphone Amp가 USB 전원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해봤는데 작동은 하지만 USB 전원의 품질에 영향을 많이 받음을 알 수 있었다. 내 데스크탑 PC의 경우 USB 전원을 그대로 사용해도 지장이 없었지만 노트북에서는 그냥 사용할 경우 잡음이 심해서 LDO를 사용해야지 잡음을 잡을 수 있었다. 이처럼 경우에 따라 달랐기 때문에 LDO를 사용하여 USB의 5V를 3.3V로 레귤레이팅하여 사용했다. 이렇게 레귤레이팅한 3.3V를 볼테이지 컨버터를 통해 -3.3V를 만들어 +-3.3V 양전원을 갖추는 것이다.

큰 의미는 없지만 원활한 전원공급과 빈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3쌍의 전해콘덴서와 필름콘덴서를 추가했다.


만들기
가공하기 쉬운 재질이고 나름대로 휴대하기 편한 사이즈인 실비아 케이스를 사용했다.

전체적인 배치

동테이프를 사용해 접지 면적을 가능한 넓게 만들려고 했다.

기판 밑면을 볼 일은 드물겠지만 선물로 만드는 만큼 배선 작업에 신경썼다.

공간을 확보하게 위해서 콘덴서의 일부를 기판 밑면에 SMD타입의 MLCC으로 사용했다.

볼륨은 알프스 미니 스위치볼륨이다. 좌우 편차가 약간 있는 편이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사용한다. 하스 이정석님이 소개해준 볼륨의 오차를 줄이는 방법을 적용했다.

높이를 낮추기 위해 USB 단자는 A타입을 사용했다. 때문에 양쪽이 A 타입 플러그로 이뤄진 케이블을 사용하여 컴퓨터와 연결해야 한다.

디지털 입/출력 선택 스위치. 그다지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추후 디지털 입력이나 출력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하여 넣었다.

USB 오디오 코덱인 PCM2902.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접지한 동테이프로 감싸주었다.

USB 전원 잡음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비드를 추가했다.


소감

+-3.3V의 저전압이라 Simple Class-AB Headphone Amp가 제대로 작동할지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괜찮은 편이다. 이 회로에 있어 최적의 동작 조건은 아니겠지만 이 정도면 나름대로 만족한다.

전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지 저임피던스 이어폰일 경우 최대 볼륨에서 클립핑이 발생하지만 친구를 위한 또 다른 선물인 32옴의 PX-200에서는 그러한 문제가 없었다.

이 USB Audio CODEC + Headphone Amp는 지금까지 취미 삼아 만들었던 앰프와는 달리 처음부터 선물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구상에서부터 배선도 그리기, 부품 준비와 제작, 마무리까지 오랜 시간과 공을 많이 들여서 그런지 큰 애착을 느낀다. 부디 잘 쓰이기를 바란다.

친구의 대학 졸업과 대학원 입학을 축하하며, 건강과 성공을 기원한다.
      DIY(오디오…)  |  2008. 3. 23. 15:49




작년 말에 잠시 짬을 내어 작은 앰프 하나를 만들어 봤다. 작년 하스 정모에 참석했을 때 만난 김창훈님이 강력하게 추천했던 앰프인 하스 신정섭님의 Simple Class-AB Headphone Amp이다. 그람슬리 솔로를 비롯한 여러 상용 앰프에 사용된 회로이기도 하고 평이 좋다는 말에 혹해서 손을 댔다.

그렇지만 내 주된 관심은 Simple Class-AB Headphone Amp 자체보다도 USB 코덱에 덧붙일 저전압에서 작동하는 간단한 회로의 헤드폰 앰프 물색에 있었다. 신정섭님의 소개에는 최저전압이 9볼트(+-4.5V)로 나와있는데 +-3.3V에서도 제대로 작동할까 하는 의심 반 호기심 반에 테스트 삼아 한 번 만들어 보았다.

증폭부는 저항을 세워서 사용하기보다는 눕혀 쓰기를 좋아해 저항을 눕힌 앰프의 배선도를 새로 그렸지만 마침 짜투리 PCB를 발견하여 그것을 활용하자는 생각에 신정섭님이 공개한 배선도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테스트용 OP앰프는 저전압에서 동작하는 JRC4556을 사용했다.

전원부는 하스 김준범님의 "Cosmeier? or Meierdac?"의 공급 전압을 -전압으로 바꿔주는 볼테이지 컨버터를 이용하는 전원부 아이디어를 참고하여 LM2663을 사용했다.

전원 입력과 시그널 입/출력은 모두 핀커넥터를 사용했고, 배선작업은 최대한 짧게 하고, 접지 면적은 동테이프를 사용해 가능한 넓게 만들려고 했다.

+-3.3V의 저전압에서도 원활히 동작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이 회로에 있어 최적의 동작 조건은 아니겠지만 이상없이 한 번에 만들었다는 결과 자체와 저전압에서의 동작이라는 목표한 바를 이루어 기쁠 뿐이다.

워밍업을 끝냈지만 바로 본래의 목표였던 USB 코덱 + Simple Class-AB Headphone Amp를 만들지는 못했다. 다른 일로 바쁘게 지내다 잠시 여유가 생겼을 때 비로소 만들 수 있었는데, 다음에는 완성한 USB 오디오 코덱 + Simple Class-AB Headphone Amp를 소개하겠다.
      DIY(오디오…)  |  2008. 2. 25. 23:42




알레프(Aleph) 헤드폰 앰프 제작기를 소개한다. 올해 2월에 손을 댔는데, 짬짬이 작업하느라 6월 말에야 완성했다. 그동안 연재했던 자작기를 정리해서 포스팅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알레프 헤드폰 앰프 회로도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하스의 지승배님이 천재적인 앰프 설계자로 유명한 넬슨 패스(Nelson Pass)의 알레프 3(파워앰프)를 베이스로 하여 헤드폰 앰프나 소출력 파워앰프로 쓸 수 있게 만든 앰프이다. 알레프 파워앰프는  순A급 증폭을 하는 비교적 간단한 회로에 기반하고 있는데 비진공관계열의 앰프이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소리를 내는 파워앰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헤드폰 앰프나 소출력 파워앰프라는 컨셉에 맞게 알레프 3의 2병렬 출력단을 1단으로 줄여서, 어찌보면 일종의 미니 알레프라 할 수 있지만 미니 알레프가 보통 출력용 모스펫으로 IRF6XX계열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알레프 3의 경량화 버전이라 보는 편이 더 적당할 것이다.

전원부를 알레프 파워앰프와 달리 정전압부로 했는데, 그 이유는 헤드폰의 경우 스피커보다 귀를 가까이 대고 듣기 때문에 아무래도 잡음에 민감하여 전원부의 미세한 험조차 쉽게 들릴 수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전원 온/오프 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뮤트 회로부를 추가했다. 뮤트부는 타이머 IC와 릴레이를 사용해 설정한 시간만큼 출력을 접지와 쇼트시켜 출력이 되지 않게 하는데, 전원을 켜고 끌때 발생하는 과도한 DC Offset으로 인해 헤드폰이나 스피커 유닛이 손상되는 위험과 팝업 노이즈를 막는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공구 버전) PCB의 오류와 패치

알레프 헤드폰 앰프 PCB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PCB는 하스에서 공구한 것으로 지승배님이 이벤트로 선물해준 테스트 버전의 PCB와 다르다. 전원부의 정전압부를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많은 전류 소모를 감당할 수 있는 정전압 레귤레이터인 LT1085/1033를 사용한 HPS로 바꾸고, 소출력 파워앰프로도 활용할 수 있게 평할용 캐패시터를 2200uF 8개에서 3300uF 18개로 대폭 늘렸다. 그래서 PCB의 크기가 테스트 버젼보다 더 커졌다.

공구 버전의 PCB 제작 때 초기 물량에 미미한 오류가 있었는데, Q6N(LT1033 혹은 LM337)쪽에 오류가 하나 있다. 원래 ADJ-IN-OUT 배열이어야 하는데 ADJ-OUT-IN의 순서로 PCB가 만들어졌다. 내가 받은 PCB가 그 오류가 있는 것이다.

패치는 두 가지가 가능한데, 하나는 PCB의 패턴을 끊고 ADJ-IN-OUT 배열에 맞춰 와이어링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IC의 인/아웃 핀을 구부려 위치를 바꿔 PCB의 ADJ-OUT-IN 홀에 맞추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패턴에서 패치하는 방법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단 이 경우 HPS 원회로에 따라 LT1033의 OUT 핀과 D1N의 캐소드를, LT1033의 IN 핀과 D1N의 애노드를 연결해야 한다.(하스, 지승배의 "기판 공구 신청자분들께" 참고)

여기서는 두 번째 방법-PCB의 패턴을 그대로 사용하고 IC의 핀 위치를 바꿔 패치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이때 약간 나선형으로 구부려 서로 닿지 않게 해준다.

LT1033 패치 LT1033 패치

사진에서는 구부린 핀을 절연하지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수축튜브 등으로 in, out핀을 절연해야 안전할 것이다.


부품 실장 및 납땜

보통 전원부부터 먼저 만든 뒤에 전원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 한 뒤에 증폭부를 만들기를 권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느 부분인가에 상관없이 망가지기 쉬운 능동소자와 수동소자를 제외하고 높이가 낮은 부품부터 납땜하는 것을 선호한다. 뒤집어 납땜할 때 편하기 때문이다.


높이가 낮은 다이오드부터 다리를 구부린다.


PCB에 실장하고 납땜하기 위해 뒤집는다.


다이오드의 납땜을 끝냈다.

다음으로 저항을 납땜하는데, 사용한 저항은 모두 1% 오차의 국산 금속피막 저항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애용한다.


다음으로 낮은 1/4 저항의 다리를 구부린다.


마찬가지

나머지 과정은 모두 같은데, PCB에 부품을 삽입하고 뒤집어서 납땜하면 된다.



홀간격이 좁은 D1의 경우만 다리를 저렇게 접어주면 된다.

계속해서 높이가 낮은 부품 순서로 장착 및 납땜한다.


1.5옴 2W 저항은 5% 오차의 산화금속피막 저항을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권선저항보다는 산화금속피막 저항을 선호한다. 전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지만 권선저항은 비록 무유도 타입이라 하더라도 왠지 꺼리게 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부품 목록의 비고를 보면 스피커 연결 시에는 R31을 직결하라고 되어 있는데, 스피커와 헤드폰이 동시에 연결되었을 때 둘 사이의 간섭(?)을 막으려는 의도로 0.1옴 저항-사진 하단의 의 연두색 저항을 넣었다.


그 다음으로 높이가 높은 부품을 납땜한다. 가변저항과 릴레이, TR, 캐패시터 중 일부이다.

증폭부의 가변저항 100K는 출력석의 바이어스 조절용이다. 발열에 따라 전류량을 조절할 생각에 고정저항을 쓰지 않았다.

전원부의 가변저항은 부품 목록의 20K과 달리 5K이다. 꼭 제시된 용량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고 가변전압 레귤레이터의 출력전압 계산 식에 맞춰 저항비만 바꿔주면 된다. 그래서 R32에는 220옴 저항을 넣었다.

릴레이는 부품 목록에 제시된 OMRON G6S을 사용하지 않고, TAKAMISAWA NA12W-K를 썼다. G6S와 핀 호환이 되는 제품이며 스펙 역시 대동소이하다. 특별한 의도로 NA12W-K를 쓴 것은 아니고 G6S 판매처를 몰라 헤매다 우연히 이 릴레이를 구했기 때문에 사용했다.

TR은 범용 NPN TR인 2n2222이다. 알레프 앰프의 원회로에서 사용하는 MPSA18이나 ZTX450를 쓰면 좋겠지만 구하기 쉬운 부품을 선호하는 편이라 아쉬움 없이 2N2222를 사용했다.


다음으로 입력단자을 작업한다.
입력단자는 골드핀을 사용했다. 근본적으로 이런 단자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음질에는 가장 좋겠지만 편의성 때문에 사용한다. PCB의 미스 프린팅은 사포로 살짝 갈아내 지웠다.


다음으로 정류부를 완성하여 제대로 전압이 출력되는지 체크했는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정류용 다이오드는 TO-220 패키지의 듀얼 타입의 다이오드를 쓰게 되어 있다. common cathode 타입의 다이오드는 쇼트키(Schottky) PBYR1545CT(Philips, 45V/15A)를, common anode 타입의 다이오드는 패스트 리커버리(Fast-Recovery) FMU-26R(Snaken, 600V/10A)를 사용했다. 짝이 딱 맞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가능한 좋은 스펙의 다이오드를 쓰고자 했다.

정류잡음 방지용 캐패시터는 적층세라믹 캐패시터(MLCC) 0.1uF을 사용했다.


나머지 전해 캐패시터를 실장한다.

전원부의 전해 캐패시터는 삼영 KXL 3300uF/35V와 KMG 4700uF/35V, KMG 3300uF/35V를 섞어서 사용했다. 나중을 위해 기판에 캐패시터 2개 분의 공간을 비워놓았는데 그 부분만큼을 고용량 전해로 보충하기 위해서 였다.(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캐패시터를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ㅡ.ㅡ;;)

증폭부의 220uF 캐패시터로 부귀환(Negative Feedback) 필터에는 오스콘 220uF/10V를, 나머지 부분에는 삼영 KXL 220uF/35V를 사용했다.(하스 권재구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 제작중.. ver 0.95"에서 각 220uF 캐패시터에 걸리는 대략적인 전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뮤트부

지승배님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뮤트 회로는 릴레이를 사용해 기본적으로 출력 신호와 접지를 쇼트시키고 타이머 IC로 일정 시간 뒤에 릴레이를 동작 시켜 신호와 접지의 연결을 끊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신호가 릴레이를 거치지 않아 음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뮤팅회로라는 이름 그대로 완전히 소리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픙의 경우 볼륨을 완전히 내리지 않을 경우-즉 신호가 입력되는 상태일 때 뮤팅회로가 작동하여 릴레이가 떨어질 때까지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고, 입력 신호가 없을 경우라도 '드드드~' 하는 소리가 났다.(이 부분은 앰프마다 그 정도가 다르고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뮤팅회로는 앰프가 작동할 때의 팝업 노이즈를 막고 DC Offset이 안정화 될 때까지 스피커나 헤드폰을 보호하는 역할은 제대로 수행했다. 하지만, 뮤팅회로가 작동하는 동안의 소리가 거슬려서 기판의 패턴 몇 곳을 끊고 점퍼를 사용해 릴레이를 거쳐서 출력되는 구조로 바꿨다. 릴레이를 거치게 되므로 음질에는 좋을 것이 없지만 음질보다는 마음의 편한 쪽을 택했다.

뮤트부의 작동시간도 조절했다. 뮤트부의 작동시간을 결정하는 전해 캐패시터(C5)에 47uF 짜리를 사용했다. 회로도의 100uF은 뮤팅 시간이 길어 좀 답답해서 68uF으로 줄였다가 다시 47uF, 33uF까지 낮춰봤다. 33uF은 안정화되기 전에 릴레이가 작동하여 출력단에 DC Offset이 많이 나와서 안정화되는 수준인 47uF으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47uF은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맞는 용량으로, C5의 용량은 출력단의 DC 수준이 모스펫 페어 매칭에 따라 다르므로 자신의 앰프 출력단의 DC Offset이 안정화되는 시간에 맞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뮤트부 뮤트부
그리고 보다 나은 릴레이 작동 시의 잡음 방지를 위해 1uF 필플 캐패시터를 추가했다. 기본적으로 잡음을 막기 위한 다이오드가 달려 있지만, 하스 권재구의 "뮤트부 입니다."에서 릴레이 전원에 0.1~1u 필름 캐패시터를 넣으라는 코멘트를 참고했다. 현격한 차이는 아니지만 릴레이의 동작 시의 잡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딥(DIP) 타입 소켓을 이용한 모스펫 페어 맞추기

앰프 작동 시 출력단의 DC Offset을 낮추기 위해서는 모스펫의 페어를 정확하게 맞춰야 한다. IRF9610은 M1L과 M2L / M1R과 M2R을, IRFP240(혹은 IRFP244)은 M4L과 M5L / M4R과 M5R의 짝이 맞아야 한다. 그래서 페어매칭 테스트를 하여 가장 비슷한 값을 보이는 페어를 찾아 장착한다.

그렇지만 DC Offset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이미 페어메칭 테스트를 했더라도 실제로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여러 모스펫을 바꿔 장착해보면서 가장 낮게 DC Offset이 나오는 조합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 포스팅에 빈의자님이 댓글로 달아준 조언에 따라 모스펫 장착 부분에 딥(DIP) 타입 소켓을 달았다.

이제 딥 소켓에 모스펫을 장착하고 전원을 켜서 DC Offset을 체크해본다.
IRFP240과 방열판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IRFP240쪽에도 딥 타입소켓을 쓸 수 있긴 있다.

일차적으로 페어매칭을 한 상태이지만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DC Offset 검출량이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능한 모든 조합으로 테스트해본 뒤 가장 DC Offset이 적게 나오는 조합을 찾았다.


차동단의 모스펫 열결합

차동단에 쓰이는 두 모스펫의 경우 철저하게 열결합을 해야 하는데 이번 알레프 헤드폰 앰프 기판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쉽다는 하스 황용근님의 이야기를 참고해서 차동단의 두 모스펫 IRF9610을 열결합시키기로 했다.

그냥은 핀 배열 때문에 적용할 수 없고 M1을 180도 돌리는 것에 맞춰 모스펫의 Gate와 Source 핀를 서로 바꿔주어야 한다. 열결합을 위해 하나의 방열판을 공유하게 하는데, 절연시트와 부싱을 사용하여 두 모스펫이 쇼트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모스펫의 G,S 핀의 위치를 바꿔주면 된다는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기판 홀에 맞게 핀을 휘어주는 것은 보기보다 까다롭다. 당연히 휘어진 핀이 다른 핀과 서로 맞닿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수축튜브 등을 이용해 절연해주어야 안전하다.

사진에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수축튜브로 G,S 핀을 절연시켜 놓았다. 그리고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 써멀 구리스를 사용했다.

만약 모스펫의 다리를 짧게 잘라 납땜한 상태라 위와 같은 식으로 열결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을 참고하라.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보다 앞서 만든 테스트 버전으로, 서로 맞닿는 부분에 써멀 구리스를 바르고 볼트와 타이를 사용해 접촉시켰다. 그리고 미약하게나마 방열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정용 너트 대신 PCB 서포터를 사용했다. 몸통이 플라스틱이라 절연 시트를 쓸 필요는 없지만 고정용 볼트와 너트는 모스펫의 금속 부분에 바로 닿으므로 부싱을 사용해 절연해야 한다.

공구버전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처음부터 열결합을 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었지만, 테스트 버전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로 시험해본 결과 출력단에서 검출되는 DC Offset이 약간 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원부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전원부로 HPS를 사용한다. 테스트 버전의 정전압부가 부하를 걸었을 때 비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문제가 있어 HPS로 변경하였다.
HPS 회로도
 
(회로도 출처: 하스 지승배, "[re] Aleph Headphone AMP 회로도와 파트리스트", LT1033핀 번호 수정)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리니어 테크놀리지(Linear Technology)사의 LT1085/1033(데이터시트: LT1085, LT1033)이다. 비교적 고가이지만 3A의 전류를 지원하고 정밀도가 높은 편으로 LM317/337보다 안정적이다. 다만 LT1033의 경우 단종되어 더이상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정전압부에서 많은 발열이 발생하므로 별도의 발열판을 이용하기 보다는 레귤레이터를 L자형으로 구부려 케이스에 직접 장착하여 케이스 방열을 했다. 절연시트와 부싱을 사용해 레귤레이터를 케이스와 절연했고, 열전도율을 높이고자 써멀 구리스를 사용했다.

전원부의 전해 캐패시터는 삼영 KXL 3300uF/35V * 6개, KMG 4700uF/35V * 4개, KMG 3300uF/35V * 4개, KMG 4700uF/25V * 2개를 사용했다. 총 용량이 61200uF(=3300*10 + 4700*6)나 된다. 이렇게 전원부에 고용량 전해를 사용할 경우 휴즈 용량에 주의해야 하는데 적은 용량의 퓨즈를 사용할 경우 앰프의 전원 온/오프 시 전해 캐패시터를 채우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전류가 흐르게 되어 퓨즈가 쉽게 끊어지게 된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2A짜리 휴즈는 버티질 못해 3A 휴즈를 사용했다.

전해 캐패시터를 KXL 3300uF으로 통일시키지 않은 이유는 나중을 위해 기판에 캐패시터 2개 분의 공간을 비워놓은 부분만큼을 고용량 전해로 보충하기 위함이다.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빈 공간에는 필름 캐패시터를 넣었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용 트로이달 트랜스


하스에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용으로 신성전기의 트로이달 트랜스 150VA 짜리를 공구했지만, 배송이 오래 걸려 빨리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공구에 참여하지 않고 선인전자에 주문했다. 하지만 주문 시 업체에서 이야기한 납기보다 배이상 기다려 받을 수 있었다. 소량주문이다 보니 순위에서 밀려서 이렇게 늦어진 것 같다.

트로이달 트랜스로 용량은 100VA이고 2차 전압은 16V 단파 2개로 이루어졌다. 부하 시의 전압 강하를 감안하여 16V로 감았다. 센터 몰딩이 되어있어 무게가 1.65Kg이나 된다. 사용된 코일이 두껍고 무게가 무거워 나름대로 믿음직해 보였다. 소량주문이었음에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주문대로 신경써서 만들어준 점은 고마웠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점들이 트랜스의 완성도를 꽤 떨어트리는 것 같다. 탭 부분의 마감이 상대적으로 신성전기의 트랜스에 비해 깔끔하지 못하고, 몰딩 마무리가 상당히 지저분했다. 탭 부분은 그대로 평범한 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몰딩 상태는 (절대적으로) 별로였다. 자세히 보면 트랜스 옆면과 밑면에 몰딩용 수지가 불균일 하게 많이 묻어 있어 지저분하다. 몰딩 전의 트랜스를 봤을 때는 트랜스가 참 깨끗하게 잘 만들어 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몰딩 마감 후의 트랜스는 지저분해서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 많이 떨어져 보였다. 신성전기의 트랜스와 비교하자면 트랜스의 안정성은 논외로 하고 탭 부분의 마감과 몰딩만 봤을 때 역시 신성전기의 트랜스가 더 깔끔하게 잘 만들어 진 것 같다. 추후에 선인전기에 트로이달 트랜스를 주문한다면 센터 몰딩이 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해서 직접 몰딩해봐야 겠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용 트로이달 트랜스 단열하기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의 경우 밑판을 주 방열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 열기가 트랜스로 전해진다. 진동방지용 고무판이 부착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 뜨거워지는 밑판에 의해 트랜스도 온도가 높아지게 된다.

공기가 좋은 단열재라는 점을 이용해 약간 두께가 있는 고무 받침으로 밑판과의 간격을 만들어주었다. 더 두꺼운 고무 받침을 쓰면 좋겠지만 케이스 두께를 감안해야 한다. 고무 받침을 통해 밑판과 트랜스가 접촉되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 세 부분을 받쳤다.(하스 한경욱님의 조언에 따르면 센터몰딩쪽에 고무 받침을 대는 것이 역학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한다. 내 트랜스의 경우 코어몰딩쪽이 움푹 파여 있고 그 주위의 테투리가 약간 볼록하여 케이스 밑판과의 간격을 최대로 할 수 있는 지점에 고무패드를 붙였다.)
참고 공기의 열전도율은 0.02 kcal/mhr°C로  동일한 두께조건일 때 철(1% 탄소 함유)은 37, 유리는 0.9, 목재는 0.1, 기포폴리스틸렌(단열재)는 0.03 정도라고 한다.


케이싱-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

케이스는 하스 김상록님이 공제한 케이스인데 참 멋지게 만들어졌다. 밑판을 주 방열판으로 옆판을 보조 방열판으로 사용하는 구성이다. 그렇지만 방열판을 단순한 알루미늄 판재로 하지 않고 표면을 요철 모양으로 하여 방열면적을 충분히 넓혔다. 구조적인 측면 외에도 아노다이징이 깔끔하게 되어 케이스의 표면이 무척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공제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고 좋겠지만 내 취향에 맞게 몇 가지 변화를 가했다. 나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면서 소출력 파워앰프로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거나 소출력 파워앰프로 쓰게끔 기획되어 출력 전환용 스위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내 의도대로 하자면 그때그때 입력선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출력 전환용 스위치를 넣기로 마음 먹었다.

스위치용 홀을 새로 뚫을 경우 딱히 적당하다 싶은 곳이 없어서 LED 장착용 홀을 스위치용 홀로 쓰기로 했다. LED에 맞게 가공된 홀이라 토글 스위치를 넣을 수 있게 드릴로 구멍을 넓혔다.

앞서 전원부에서 전해 캐패시터를 비워둔 까닭도 바로 때문이다. 물론 스위치를 위해서는 전면 패널쪽의 1곳만 비워도 되지만 양족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로 반대쪽도 비웠다.

LED 고정용 홀을 출력 전환용 스위치 고정에 사용해버려 LED를 다른 곳에 장착해야 했다. 케이스가 검은색으로 아노다이징 된 상태라 드릴로 홀 가공을 하면 아노다이징이 벗겨진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에 어디에 LED 고정용 홀을 만들까 고민해야 했다. 그러던 중 볼륨의 최소/최고 지점을 표시하는 포인트가 눈에 들어와 그곳에 LED를 장착하기로 했다.

고휘도 LED를 써도 눈부시지 않게-실은 드릴로 아노다이징이 벗겨지는 부분을 줄이기 위해 바깥에는 1파이의 작은 구멍을 뚫고 안쪽에는 LED가 장착될 수 있는 3파이의 구멍을 만들어 LED를 고정했다. 이렇게 외부로 LED가 바로 노출되지 않게 하니 은은하게 불빛이 보여서 좋다.

알레프 문자의 색에 맞춰 LED는 고휘도 레드로 했고, 검은색과 붉은색의 대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노브의 볼륨 위치 표시용 틈도 빨간색으로 메웠다.

볼륨이 케이스에 고정되지 않고 기판에 고정되어 있어 더 손본다면 노브에도 LED 장착이 가능해 보였지만 이 정도 선에서 멈추기로 했다.

볼륨은 알프스 코퍼벨벳(^^;;) 10KA 클릭형이다. 가지고 있던 것 중에서 소음량에서의 좌/우 밸런스가 가장 좋게 느껴지는 것을 골라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클릭형을 싫어하지만 동일 용량의 논 클릭형을 구할 수 없고, 전면 패널에 볼륨이 고정되지 않아 토코스 볼륨(RV24)도 쓸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입력 RCA단자는 뉴트릭 판넬형 단자 NF2D를, 스피커 연결용 바인딩 포스트는 WBT 복각 제품을 썼다. 양쪽모두 마감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견고하고 고급스럽게 보여 자주 사용하는 저렴한 단자보다 만족스럽다.

후면 패널의 오른쪽을 나타내는 문자 'R'은 붉은색으로 칠해서 흰색인 왼쪽과 구분했다.


입력선재는 벨덴(Belden) 8761-오디오용 선재인 주석도금 2심선을, 출력선재는 스웨덴제 OFC 선재 Jentech HC 1.6를 사용했다. 각 단자의 끝 부분은 수축튜브를 씌웠고, 좌/우는 수축튜브의 색을 달리하여 구분하기 쉽게 했다.

트랜스는 외부에 몰딩용 수지가 군데군데 묻어 지저분하게 보여 테입으로 외부를 한 번 깜싸주었다. 케이스의 트랜스 고정 볼트용 홀이 내가 갖고 있는 트랜스 고정용 볼트에 맞지 않았지만 드릴을 이용해 간단하게 넓힐 수 있었다.

출력단의 모스펫 IRF240은 절연시트를 사용해 케이스와 절연했다. 부싱은 절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스펫 보호를 위해 사용했다. IRF240은 몸통이 플라스틱이라 고정용 볼트를 과도하게 조일 경우 모스펫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싱의 두께로 인해 기본 볼트로는 제대로 고정이 안 되어 보다 긴 볼트를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 써멀구리스를 절연시트와 모스펫에 발랐다.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 접지 하기 및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Ground Loop Breaker) 적용하기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는 따로 AC 접지를 하거나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Ground Loop Breaker)를 사용하기 위한 접지 포인트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 AC 접지를 할 경우 오히려 그라운드 루프로 인해 험이 발생할 수 있어 경우에 따라 AC 접지를 하지 않는 편이 음질에는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문제는 만약의 경우에 발생하므로 안전을 위해 꼭 해주는 편이 좋은데, 그런 그라운드 루프로 인한 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사용한다.

그래서 AC인렛 쪽의 원형발 고정용 볼트/너트쪽에 접지 포인트를 만들어주었다. 아노다이징 착색된 부분을 사포로 벗겨낸 것이다. 여기에 AC 접지라인과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루프 브레이커 포인트에 연결한 선을 연결해주면 된다. 접지선은 가능한 굵은 선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에 뉴트릭 RCA잭(NF2D) 장착하기

그냥 RCA잭을 끼면 될 텐데 무슨 이야기할 거리가 있나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뉴트릭 홈페이지)

하지만 뉴트릭 RCA잭(NF2D)은 고급스러운 외양과 높은 가격과 달리 마감이 아쉬웠다. 판넬에 장착 시 보이지 않는 뒷면과 옆면에 약간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어 공제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에 장착이 되지 않았다. 공제 케이스가 뉴트릭 RCA잭의 도면 그대로 워낙 정교하게 가공된 탓에 RCA잭의 약간 돌출된 부분이 걸린 것이다.


그래서 줄과 사포를 이용해 문제의 부분을 갈아내니 케이스에 딱 맞게 장착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발열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발열은 심한 편이다. 원래 알레프 앰프가 높은 발열로 유명하긴 하지만 보다 출력을 낮춘 알레프 헤드폰 앰프도 기본적으로 클래스 A-효율이 낮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 증폭 방식이라 그런지 열이 많이 난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은 출력석(IRFP240)과 전원부의 레귤레이터(LT1085/1033), 정류 다이오드, 차동단의 모스펫(IRF9610), 릴레이 전원용 레귤레이터(7812), R34이다. 출력석과 전원부의 레귤레이터는 케이스 방열을 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바이어스 정도에 따라 체감상 발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 같아  적정 수준으로 바이어스를 맞추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서는 바이어스 200mA까지는 섭씨 40~45도로 양호한 수준이었고, 300mA 이상부터 55도~60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R34에서는 약간의 열-다른 저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열이 발생했는데, 그 점을 고려하여 기판에 딱 붙이지 않고 기판에서 약간 띄워 간격을 만들어 주었다.

증폭방식 자체가 발열이 심한 방식이고 실제로 열이 많이 발생하지만 공제 알레프 헤드폰 앰프 케이스를 쓴다면 우려할 필요는 없다. 3면(밑판, 양 옆판)이 요철구조의 방열판이라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시켜 심한 발열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이뤄져 있다. 그래서 앰프에서 발생하는 열도 계절과 실내온도에 따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발열에 신경을 쓴다면 알레프 헤드폰 앰프에 사용할 전해 캐패시터를 105도 급을 사용하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정류 다이오드 가까이에 있는 전해 캐패시터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열에 영향을 받아 주위의 다른 캐패시터보다 온도가 높은데 그 부분은 되도록 105도 급의 캐패시터를 써주길 권한다.

그리고 케이스의 밑판과 옆판 사이에 써멀 구리스를 발라 열전도율을 높이면 방열에 더 좋을 것이다.(하스 김상록님의 조언을 참고하여 추가한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바이어스 조절

바이어스는 회로의 R8 값과 출력석의 소스(S)에 연결된 저항 값에 정해지는데, 출력석 M5의 소스에 연결되어있는 R20의 전압(DC)을 측정해 R20의 값으로 나눈 값이 바이어스 전류량이다.(하스 박찬영의 "알레프 헤드폰 앰프 바이어스 조절 방법 질문합니다."에 대한 황용근님의 답변 참고) 예를 들어 R20의 DC 전압이 0.3V이고, R20이 1.5옴이라면 바이어스는 200mA(=0.3/1.5)가 된다.

필요에 따라 바이어스 조절하고자 한다면 R8로 고정저항보다 가변저항을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또한 바이어스에 따라 발열 외에 출력단의 DC Offset의 정도도 달라지므로 바이어스 조절 시 출력단의 DC Offset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제법 까다롭게-각 모스펫을 1개씩 페어매칭기로 IRFP240은 400mA, IRF9610은 20mA의 전류를 30분간 흘리면서 총 3회 측정하여 가장 비슷한 값을 골라내 페어를 맞춘 덕분인지 출력단의 DC는 극히 적어 바이어스를 200mA로 맞췄을 때 DC Offset은 -2.0~-0.2mV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바이어스를 300mA로 올리자 DC Offset이 -18~-15mV까지 급격히 증가하였다. 물론 이 정도도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페어매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DC Offset이 큰 상태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출력단의 DC Offset은 스피커에 연결하는 파워앰프의 경우 +/-50mV를 넘지 않게, 헤드폰의 경우 +/-200mV를 넘지 않게 조정해야 한다고 한다.(하스 신영철의 "출력단 DC 에 대해서.."에 대한 송관섭님, 박은서님의 답변 참고)


알레프 헤드폰 앰프로 음악을 들으며...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묘한 느낌을 준다. 헤드폰 앰프로 사용할 때와 소출력 파워앰프로 쓸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헤드폰 앰프로서는 엄청난 구동력이 인상적이다. 마치 유닛을 손에 쥐고 흔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원할히 헤드폰을 울려, 답답하게 반응을 잘 하지 않는 헤드폰을 혼내주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음색은 특별히 모나지 않으면서도 단정한 저음의 울림이 좋게 느껴졌다. 다른 알레프 파워앰프를 써보지는 않았지만 흔히들 알레프 앰프에 대해 온도감 있는 소리가 좋다고 표현하는데 편안한 소리로 인해 음악을 듣기에 좋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스피커용 파워앰프로서는 소출력이다보니 구동력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아 헤드폰 앰프로 쓸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작은 음량에서든 큰 음량에서든 상당히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는 점은 헤드폰 앰프와 마찬가지였다.

음압이 높은 스피커의 경우 별도의 프리앰프 없이 내장된 볼륨을 활용해 소출력 인티앰프처럼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알레프 헤드폰 앰프만으로 몇 가지 스피커를 연결해봤다. 미니텀포넌트용 스피커는 손쉽게, 내가 애용하는 모니터 스피커를 원활히 울렸다. 부모님의 EGA 인터메쪼 스피커에서는 게인이 좀 낮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큰 음량으로 음악든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래도 제법 괜찮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은 전에 만들었던 헤드폰 앰프겸 프리앰프인 SKEL6120모노블럭 게인클론 파워앰프를 치우고 알레프 헤드폰 앰프만으로 듣고 있다. 애시당초 헤드폰 앰프겸 소출력 스피커 앰프로 쓸 목적으로 출력전환 스위치를 추가한 것인데 의도에 잘 부합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입력단이 하나라는 점이다. 2가지 소스를 사용하는데 매번 케이블을 바꾸기가 좀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래서 또 다른 알레프 헤드폰 앰프(이벤트 버전)는 2개의 입력단을 갖춰 만들어 놓았는데 김상록님의 공제 케이스가 더 마음에 들어서 어느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사용할 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행복한 고민? ^^;;) 이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그대로 쓰자면 외장형 입력 셀렉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역시 번거로워 프리앰프를 추가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알레프 헤드폰 앰프 ⊂ 알레프 앰프

자작인의 입장에서 알레프 앰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아마도 무지막지한 크기의 방열판과 제법 큰 돌덩어리 같은 트랜스, 깡통처럼 큰 전원용 캐패시터의 조합일 것이다. 예전에 하스 지승배님의 알레프 3 앰프 기판 공제에 참여하여 기판을 구해놓고도 만들 엄두를 못 냈는데, 알레프 헤드폰 앰프는 그런 압박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손쉽게 알레프 앰프를 접할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 이 점은 어떻게 보면 헤드폰 앰프의 즐거운 특권(?) 같기도 하다.^^

물론 알레프 헤드폰 앰프가 알레프 앰프 그 자체는 아니며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고 세부적인 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같은 계열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알레프 헤드폰 앰프를 통해 알레프 앰프를 유추해볼 수 있다.

알레프 앰프(파워앰프)가 부담스럽다면 알레프 헤드폰 앰프나 미니 알레프에 도전해보자.^^


끝으로 알레프 헤드폰 앰프 기판을 선물해주신 하스의 지승배님과 멋진 케이스를 만들어주신 김상록님,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 회원께 깊이 감사드린다.

      DIY(오디오…)  |  2007. 7. 4. 14:11




여름도 다가오고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24V 정전압부의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귀찮음을 무릅쓰고 바쁜 와중에 짬짬이 SHHA에 다시 한 번 손을 댔다. 일전에 포스팅한 다이오드를 이용해 전압을 낮추려 했던 실패기 말미에서 언급했던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SHHA의 24V 정전압부만 발열이 심한 까닭
 
전에 했던 이야기지만 다시 간단히 정리해보면 입력전압과 출력전압의 차이가 크고 소모하는 전류량이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계산에서 트랜스에서 공급된 AC 30V(실측은 28.5V)가 정류 후에는 대략 DC 42V(=30*1.414, 실측은 38V) 정도되고, 이것을 24V로 낮추게 되면서 18V(실측은 14V)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14V만큼을 열로 방출해야 하고 소모 전류가 많아 패스TR인 모스펫에서 심한-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섭씨 70~90도 정도로 추정되는 열이 발생한다.

이러한 발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모 전류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공급되는 AC전압을 낮추거나 정전압 회로가 감당할 드랍아웃 전압을 낮춰줘야 한다. AC 전압을 낮추려면 근본적으로 트랜스를 다시 감거나 AC 전압을 조절할 수 있는 딤머(dimmer) 회로를 꾸며야 하는데, 트랜스를 새로 맞추거나 딤머 회로를 꾸미는 것보다 정전압 회로에서의 드랍아웃 전압을 낮추는 게 더 쉽다는 판단에 정류 후 전압을 낮춰보기로 했다.

전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쓰기로 결정했다.  전에 시도한 다이오드의 전압강하를 이용한 방법은 전류량이 많을수록 다이오드에서의 발열도 심해지는 점 때문에 정전압부의 모스펫의 발열이 줄어든 대신 다이오드에서 그만큼의 열이 발생하여 전체적인 발열은 그대로인 셈이었다. 그래서 효율이 높아 발열이 적은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하고자 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낮추기

스위칭 레귤레이터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구하기 쉽고 저렴하며 사용하기 쉬운 LM2576을 골랐다. "SIMPLE SWITCHER; Step-Down Voltage Regulator"라는 설명 그대로 LM2576은 상당히 간단한 회로로 작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하게 쓸 수 있는 스위칭 레귤레이터이다.

LM2576

LM2576

SHHA에서 사용하는 트랜스의 스펙에서 24V 정전압부 쪽은 AC 30V 1A이다. 따라서  1A 이상의 전류를 지원하기만 해도 되지만, 즉 1A를 지원하는 LM2575로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SHHA의 소모 전류가 많은 편이라 여유있는 전원 공급을 위해서 그리고 LM2576과 LM2575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서 3A 지원의 LM2576을 택했다.

LM2576 Adjustable PSU with Low Ouput Ripple

간단한 회로였지만 만능 PCB 자투리의 여유공간이 부족해 단거리에 점퍼 없는 배선을 하기 위해 애 좀 써야 했다.

LM2576 PSU LM2576 PSU

제한된 공간에 무리하게 집어넣은 느낌이 좀 드는데 절묘하게도 부품간의 직접적인 간섭은 없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낮춘 후에 다시 구보다 전원회로로 정전압을 만들기 때문에 출력 전원의 리플이 문제될 여지는 적었지만 조금이라도 전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원의 리플을 줄이기 위한 L-C 필터도 추가했다.

LM2576 PSU 밑면 LM2576 PSU 옆면

데이터시트에서 권고하는데로 각 부품을 레귤레이터의 핀 가까이에 배치했다. 일점 접지는 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동테이프를 사용하여 접지면적을 충분히 넓혀 일점접지에 가깝게 작업했다. 사용한 부품도 데이터시트에서 권장하는데로 썼다. 다이오드는 쇼트키 1N5822를, 캐패시터는 삼영과 BC의 Low ESR 타입을, 저항은 1%금속피막저항을 사용했다.

하스 엄수호님의 SHHA 제작기의 댓글을 보면 정전압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최소 5V 이상의 전위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에 동의하기에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전압을 29.1V 정도로 낮췄다. 전압 조절용 가변저항로 싱글턴을 써서 정밀하게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구보다 전원회로로 다시 정전압을 만드므로 정밀하게 전압을 맞출 필요는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전압 회로에 공급하는 전압을 낮췄으므로 평할용 2200uF 전해 콘덴서를 내압 50V(삼영 LXV)에서 35V(삼영 NXB) 짜리로 바꿨다. 이는 NXB 35V의 ESR이 더 낮고 리플 특성이 좋아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낮춘 전원의 리플을 낮추는데 보다 나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와이어로 간단히 연결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정류 다이오드에서 저항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끊고 정류 전원과 정전압부의 입력 전원, 접지를 스위칭 레귤레이터가 장착된 기판의 전원 입출력 단자와 연결해주면 된다.

스위칭 레귤레이터 기판을 케이스에 내장
스위칭 레귤레이터용 기판은 케이스의 AC인렛과 앰프 기판 사이의 빈공간에 장착을 했다.

AC인렛이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스위칭 레귤레이터용 기판을 앰프 기판에 바싹 붙여서 좀 답답해 보인다.


성공; 심한 발열이여 안녕~

스위칭 레귤레이터의 사용은 성공적이었다. 높은 효율(70~80%) 덕분인지 전압 차이만큼을 열로 방출하던 방식과 달리 발열이 현저하게 줄었다. 섭씨 70~90도 정도로 추정되는 24V 정전압부의 발열이 50~55도 수준으로 낮아졌다.

스위칭 레귤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예상보다 좀 높았는데 24V 정전압부와 마찬가지로 50~55도 정도였다. 아마 사용한 방열판의 방열면적이 적고 앰프에서 소모하는 전류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심했던 발열을 해소하고나니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그보다는 만드는 재미(=번거로움?)가 더 크긴 하다. :) 사실 SHHA의 24V 정전압부의 심한 발열은 실제 사용에 있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지난 한여름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을 보면 심한 발열 때문에 전원부쪽의 온도가 높아져 전원부에 사용된 캐패시터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빨리 감소하기는 하겠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귀찮게 느껴지지만 않으면 이렇게 자신이 만든 앰프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고 정성을 쏟는 것이 참 재미있다. 그리고 별 다른 이변이 없는 한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앰프인데 이 정도 수고는 들일만 하다고 생각한다.


밀폐형 볼륨으로 교체

기왕 SHHA에 손댄 것 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알프스 클릭식 블루벨벳 볼륨을 같은 용량의 토코스 밀폐형 볼륨으로 바꿨다. 사용한 블루벨벳이 클릭식이라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한 진공관을 사용할 때 클릭이 걸릴 때마다 미세한 노이즈가 들려서 불편했다. 또한 볼륨을 미세하게 조절하기에 논클릭식 볼륨이 낫다.

문제는 사용할 토코스 밀폐형 볼륨(RV24)이 샤시 고정용 볼륨이라는 점이었다. 이 경우 볼륨의 고정용 돌기를 제거하고 볼륨을 180도 돌린 뒤에 하드와이어링을 하면 된다. 하지만 내 SHHA 케이스의 경우 고정용 서포터가 PCB의 고정용 홀과 딱 맞지 않아 PCB 고정용 블루벨벳 볼륨과 뉴트릭 콤보잭, 대충 맞는 볼트 1개로 기판을 케이스에 고정을 한 상태라 샤시형 볼륨을 사용할 경우 PCB의 고정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것이 염려되었다. 그래서 PCB 고정용 홀을 케이스에 맞게 조정하기로 했다.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SHHA PCB 고정용 홀 조정
볼트 고정 부위를 보면 조금씩 어긋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케이스의 PCB 고정용 서포터에 위치를 맞춘 결과이다.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정용 홀을 가공하면서 노출된 접지 부분과 고정용 볼트가 쇼트되지 않게 부싱을 사용해 절연시켰다.

토코스 밀폐형 볼륨 TOCOS RV24 10KA
그렇게 장착했는데 아쉽게도 최소 볼륨 상태에서 발진(?)하는 문제가 있었다. 전에 사용하던 블루벨벳에서는 없던 현상인데, 다른 토코스 볼륨으로 바꿔서 확인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토코스 볼륨과 SHHA가 잘 안 맞는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최소 볼륨에서 3도 정도만 올려주면 그 문제도 없고 소리도 안 들리기 때문에 실사용에는 무리가 없었다. 또한 토코스 볼륨을 조작감이 좋아 마음에 들었는데 이 조작감을 포기하면 아쉬움이 더 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른 볼륨이나 또 다른 토코스 볼륨으로 바꾸기도 귀찮아져서 그냥 쓰려고 했다.^^;;

그러다 하스에서 황용근님이 그런 문제가 있을 경우 그리드 스톱퍼(Grid Stopper)로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줘서 최저 볼륨일 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볼륨의 출력과 진공관의 그리드 사이에 100옴 정도의 저항을 넣으라는 이야기에 따라 당장 실행에 옮겼다.

Grid Stopper(R) Grid Stopper Grid Stopper(L)

그리드 스토퍼는 진공관 입력에 직결된 볼륨으로 인한 트러블을 없애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신호 경로에 저항이 들어가기 때문에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좋겠겠지만 여러가지 변수-진공관, 볼륨 등-를 고려하여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 넣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드 스톱퍼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저항을 진공관의 그리드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야 제대로 작동한다고 하여 그렇게 작업했다.

이렇게 그리드 스톱퍼로 최소 볼륨일 때의 문제 해결하고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SHHA로 음악을 듣고 있다. 적절한 해결책을 알려준 황용근님께 감사한다.^^

      DIY(오디오…)  |  2007. 6. 9. 12:35




현재까지 내 생애 최고의 앰프

SKEL6120 + COSDAC V2


최근에 완성한 헤드폰 앰프를 소개한다.

2005년 겨울 하스에서 박은서님이 진행했던 SKEL6120 PCB 공구를 통해 PCB를 구하고 금방 만들 줄 알았으나 그러지 못했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진척이 느렸고, 완성 직전에 예상 밖의 큰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2007년 초에야 완성했으니 참 오래 걸린 셈이다.


SKEL6120 헤드폰 앰프
 
SKEL6120은 국내 최대의 헤드폰 앰프 커뮤니티인 헤드폰 앰프 스테이션(이하 하스)에서 몇 분의 동호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헤드폰 앰프이다. 이름에 포함된 '6120'이란 숫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헤드폰 앰프 칩인 TPA6120A2을 사용했다. SKEL6120은 입력 필터와 OP앰프를 이용한 게인단, TPA6120A2을 사용한 버퍼부, LT1085/1033 혹은 LM317/337로 구성된 양전원부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TPA6120A2가 SKEL6120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TPA6120
TPA6120A2TI(Texas Instrument)에서 2004년 발표한 HIFI(HIGH FIDELITY)용 헤드폰 앰프 칩인데 인상적인 스펙과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TPA6120A2의 가장 큰 특징은 커런트 피드백 아키텍처(Current-Feedback Architecture)와 높은 대역폭, 매우 적은 노이즈이다.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는 120dB 이상이며,  신호대 잡음비(SNR)는120dB나 되며 1300V/μs라는 높은 Slew Rate를 지닌다. 일단 스펙 면에서 TPA6120A2는 상당했고 실제 성능도 뛰어나 직접 사용해본 어떤 이들은 TPA6120A2를 괴물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TPA6120A2는 상당히 매력적인 헤드폰 앰프 소자임에도 이 칩을 사용한 자작(DIY)이 활발히 이뤄지지는 못했다. 무엇보다도 TPA6120A2는 민감한 부분이 있어 발진을 비롯한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잦아 몇몇 자작인의 헤드폰을 불구로 만들거나 저 세상으로 보내는 일도 적잖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칩 자체가 표면실장형(SMD) 부품이다 보니 핀 간격이 조밀해 다루기가 어렵다.

SKEL6120은 그런 TPA6120A2의 까다로움을 극복한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제에서 그것을 증명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물론 여기서 상용제품은 논외이다.


SKEL6120의 회로

SKEL6120의 입력필터와 증폭부

입력 필터는 Meier의 코다의 입력 필터와 같고, 증폭을 위해 OP앰프를 이용하며, TPA6120A2는 버퍼로 사용한다.

회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TPA6120A2만으로 게인을 높게 잡고 증폭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성이라 한다. (참고: 하스, 정원기님의 "SKEL6120 설계질문"에 대한 박은서님의 답변)

SKEL6120의 전원부


전원부는 단파 2개를 묶어 양전원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LT1085/1033을 쓰게 되어 있으나 LM317/337도 핀 호환이 된다. 정류용 다이오드는 듀얼 타입의 다이오드를 사용해 부품의 수와 차지하는 면적을 줄였다.

TPA6120A2 디커플링(바이패스)용 캐패시터의 용량은 데이터시트에 제시된 용량인 100uF과 10uF 그대로이다.


부품

부품은 고급스러운 부품에 집착하지 않고 가진 것을 주로 쓰고자 했다. 보유하지 않은 나머지 부품은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것 위주로 선정했다.

OP앰프는 싱글타입인데 전에 하스의 김건우님에게 선물 받은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의 AD8610이다.

AD8610

평이 좋지만 고가인 OP앰프이다. SMD 부품이라 변환기판을 사용해야지 DIP용 소켓에 장착할 수 있다. 단 2개뿐인 귀한 OP앰프라 기존에 쓰던 PPA 헤드폰 앰프에서 쓰던 것을 끄집어 냈다.

SKEL6120 전원부

전원부에 사용한 캐패시터

정전압 레귤레이터는 LT1085/1033 대신 LM317/337을 쓰기로 했다. LT1085/1033이 더 정교한 전압을 내보내지만, LM317/337이 구하기 쉽고 저렴하며 다른 무엇보다 SKEL6120의 전류 소모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류용 다이오드는 듀얼타입을 써야 하는데 Common Cathode Diode는 필립스의 쇼트키 다이오드 PBYR1545을, Common Anode Diode는 쇼트키를 구하지 못해 Fuji Electric의 Fast-Recovery Rectifier ESAC25-02N(C25 O2N)를 썼다.

캐패시터는 다음과 같다. 10pF과 220pF은 실버마이카를, TPA6120A2 디커플링 10uF과 100uF은 오스콘(OS-CON)을, OP앰프 디커플링 47uF은 니치콘 RZ를, 전원부의 전해캐패시터 120uF은 하스 황용근님에게 선물 받은 파나소닉 FM을, 1000uF은 BC를, 2200uF은 삼영의 NXB를, 필름캐패시터는 TPA6120A2용 디커플링 필름캐패시터로 쓴 ERO의 0.1uF를 제외하고 모두 ARCOTRONICS의 0.1uF과 1uF을 사용했다.

볼륨은 알프스(ALPS) 블루벨벳 10KA 클릭형이다. 개인적으로 클릭형 볼륨을 싫어하지만 같은 용량의 논 클릭형 블루벨벳을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썼다.

저항은 모두 국산 1% 오차의 1/4W와 1/2W 금속피막 저항이다. 몸통이 자성체라는 점이 불만이지만 구하기 쉽고 저렴하기 때문에 애용한다.

입출력 잭의 경우 헤드폰 출력 잭은 뉴트릭(Neutrik) 폰잭을, RCA 잭은 대만산 금도금 잭을 사용했다.

선재는 4심 선재인 벨덴 8723이다.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선재이며, 주석도금 된 구리 전도체와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절연체, 트위스트 된 페어 구조, 페어별로 차폐율이 100%인 독립된 실드를 갖췄고, 상대적으로 다른 4심 선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자주 쓴다.

노브(KNOB)는 내가 하스에서 공구한 소리전자의 검은색 노브 S-17을 썼다. 색상이 짙은 남색 기운이 도는 검은색이라 케이스의 진한 검은색과 다르고, 날개 두께가 두꺼워 전면 패널 앞으로 돌출되는 부분이 있어 이질감이 드는 점이 아쉽다.

트랜스는 어떤 트랜스를 쓸까 고민하던 중에 전에 내가 하스에서 스와니양스를 통해 공구했던 Toroid의 13V 양파 트랜스를 생각나 그것을 쓰려고 했다. PCB 위에 놓아 보니 크기도 대충 맞았다. 하지만 SKEL 6120의 전원부는 단파 2개를 묶어 양전원을 만들기 때문에 양파 트랜스를 그냥 쓸 수 없다. 양파 트랜스를 단파 2개로 고치던지 아니면 정류부를 양파 트랜스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 Toroid 13V 양파 트랜스는 센터 몰딩이 된 트랜스라 단파 2개로의 개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류부를 바꿔야 한다.

Toroid의 13V 양파 트랜스

PCB에도 대충 맞았지만…

역시 파란 벽돌?

Amveco Talema 25VA

정류부 변경의 번거로움 때문에 작업을 미루던 중 하스의 황용근님이 진행한 SKEL6120용 부품 공구에 참여하게 되어 15V 단파 2개로 이뤄진 암베코 탈레마 트랜스(Model No. 70063)를 입수했다. 크기가 작아서 별로 무겁지 않아 보이는데 몰딩에 쓰인 수지 때문인지 직접 들어보면 보기보다 상당히 무겁다. 가격만 괜히 비싸고 성능 면에서 잘 감은 국산트랜스와 차이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지만, 파란 벽돌처럼 각 잡힌 외관과 몰딩으로 말미암은 무거움이 주는 느낌 때문에 기분상 신뢰가 된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암베코 탈레마 트랜스를 선호하는 게 아닐까? ^^;;

토글 스위치 부착을 위해 가공된 전면 패널 안쪽

케이스는 하스의 김상록님이 SKEL6120 케이스 2차 공제 때 특별히 제작해준 것이다. 2차 공제 케이스는 1차 케이스와는 볼륨 노브용 홀 가공과 USB DAC인 COSDAC V2를 넣을 수 있게 설계된 점이 다르다. 그리고 내 SKEL6120용 케이스는 전면에 스위치와 볼륨을 부착하게 특별 가공이 된 점이 다르다. 케이스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큰 감명을 받았다.


제작

김상록님이 특별히 제작해준 케이스를 받아보고 크게 감동하여 케이스의 격에 맞게 안에 들어갈 앰프도 특별히 신경 써서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평소라면 비교적 간단히 만들고 넘어갈 부분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주의하며 만들었다.

납땜
통상적으로 전원부를 먼저 만들어 적정 전압이 나오는지 확인하고서 증폭부를 만들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부위에 상관없이 되도록 높이가 낮은 부품부터 납땜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PCB를 뒤집어 납땜할 때 편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의가 필요한 IC 등의 능동소자는 순서를 뒤로 미룬다. 그래서 높이 순서별로 실장 및 납땜하고, 전원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증폭부의 TPA6120 칩을 가장 나중에 납땜했다.

레이아웃
USB DAC
케이스에 SKEL6120외에 USB DAC COSDAC V2가 같이 들어가고, 볼륨을 케이스 고정하며, 입력선택과 출력선택용 토글 스위치가 추가된 구성이라 케이스의 깊이가 꽤 늘어났다.

길다! 좀 복잡한 배선
신호 경로를 줄이기 위해서 SKEL6120 PCB를 86도가량 돌려 배치했다. PCB 고정용 홀의 수정이 필요했지만 PCB 고정용 홀의 대각선 간격은 같아서 고정용 홀은 기존의 2개를 그대로 활용하고 2개만 추가로 만들면 됐다.

찬조출연한 젠(ZEN) 헤드폰 앰프

정면

뒷면

붉은색 LED를 사용한 정면은 블랙+레드의 포스(?)가 느껴진다. 뒷면에는 필요한 RCA 입력 단자와 SPDIF 아웃 단자를 직접 구멍을 뚫어 추가했다. 신호 경로를 짧게 하고자 INPUT이라 적혀 있는 부분의 RCA 단자는 표기와는 달리 출력단자로 사용한다. '입/출력 RCA 단자를 몰아서 배치했다면…'이란 생각에 아쉬움이 들지만 케이스 제작 시 의사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므로 아쉬운 데로 만족한다.

입/출력 선택 스위치
스위치는 2회로 롱토글 스위치다. 손잡이가 길고 조작감이 마음에 들어 비싸지만 애용한다.

출력 선택 스위치는 헤드폰 아웃과 프리 아웃을 선택용이다. 주위에 적당한 그라운드 포인트가 없어 스위치 몸통에 동박 테이프를 부착해 접지용 선을 납땜했다.

입력 선택 스위치는 입력 소스인 COSDAC V2와 RCA 입력을 고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입력 필터 일부를 하드와이어링했다.

OP앰프 게인 조절용 저항을 위한 소켓 처리
내 SKEL6120은 헤드폰앰프 외에 프리앰프의 용도로도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게인 값 조절용 저항(R5와 R13)을 위해 소켓 처리를 해서 편하게 저항값을 바꿀 수 있게 했다.

R5

R13

라운드 소켓

리드가 굵은 저항은 소켓에 들어가지 않지만 1/4W 국산 금속피막 저항은 잘 맞는다.

OP앰프용 디커플링 캐패시터
OP앰프용 디커플링 캐패시터 추가
사용한 OP앰프가 SMD 타입이라 변환기판을 쓰기 때문에 경로가 길어져 OP앰프의 작동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줄이기 위해 디커플링용 캐패시터를 소켓 가까이에 추가했다. 의도를 극대화하려면 소켓이 아닌 변환기판에 추가해야 하겠지만, 변환기판의 경우 그라운드 포인트의 확보가 쉽지 않아 소켓에 부착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드와이어링
어떤 식으로 이 SKEL6120에 공을 들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하드와이이링을 떠올리게 됐다. PCB를 쓰면서 도대체 왜 하드와이어링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 의아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볼륨과 입력 선택 스위치이다. SKEL6120의 신호경로는 먼저 입력필터를 거친 뒤에 볼륨으로 가는 구조이다. 내 SKEL6120의 경우 입력 선택 스위치가 추가되어 있고, 볼륨을 PCB에 붙일 수 없고 케이스에 장착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PCB의 입력필터를 활용하자면 신호 경로가 많이 길어지게 된다. 또한 볼륨을 위치를 바꿔 필터 앞에 위치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입력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란 하스 이정석님의 조언이 있어 볼륨 위치 변경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서 입력선택 스위치에서 볼륨으로 가는 경로에 입력필터를 하드와이어링으로 추가해 경로를 단축하고자 했다.

스위치 쪽 입력필터 하드와이어링

볼륨 쪽 입력필터 하드와이어링

빈 자리로 남은 PCB의 입력필터


두 번째 이유는 TPA6120A2의 안정적인 작동이다. 하스 이승찬님의 SKEL6120 자작기를 보고 TPA6120A2의 하드와이어링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SMD 부품에 무슨 하드와이어링인가 하고 그만두었다. 하지만 TPA6120A2의 데이터시트TPA6120A2 Evaluation Module 유저 가이드를 유심히 보면서 하드와이어링을 할 수만 있다면 그 의미가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입력저항과 출력저항을 최대한 칩 가까이에 붙이고, 피드백 저항은 IN-핀에 가까이 붙이고 피드백 선로의 길이를 최대한 줄이고, IN+ 핀을 그라운드와 최대한 가깝게 하라.

레이아웃에 대한 주의사항

2. TPA6120A2 전원공급용 디커플링 캐패시터는 필수이며, 소용량의 캐패시터를 최대한 파워핀 가까이 붙이고, 모든 캐패시터는 Low ESR 타입을 사용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원 공급 디커플링에 대해


이 점은 TPA6120A2 데이터시트의 'Figure 36. Typical Application Circuit'과 EVM 유저 가이드에서도 확인 가능한데, 10uF과 100uF의 디커플링용 캐패시터 외에 0.1uF 캐패시터를 추가로 4개의 전원핀(LVCC-/+, RVCC-/+) 가까이에 달아놓고 있다.

사실 SKEL6120 공제에 참여한 여러 사람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SKEL6120의 PCB는 그 자체만으로도 TPA6120A2 데이터시트에 나온 안정적인 동작을 위한 조건을 만족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PCB 상에 일반적인 부품을 사용하도록 레이아웃을 잡다 보니 경로가 좀 길어지게 된다. 그래서 하드와이어링으로 저항이나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 가까이에 붙여 안정적으로 동작하게끔 하려는 것이다.

피드백 저항과 VCC-용 디커플링캡

오른쪽 입력저항

왼쪽 입력저항

오른쪽 Rs

왼쪽 Rs

VCC+용 디커플링캡까지...

오른쪽 출력저항

왼쪽 출력저항


칩 저항이나 칩 캐패시터가 아닌 일반 1/4W와 1/2W 저항과 적층필름 캐패시터를 이용해 하드와이어링하려니 무척 까다로웠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아 고생을 했는데, 특별 제작된 케이스에 걸맞은 앰프를 만들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가다듬고 작업에 임했다. 저항과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의 핀 가까이 붙이고, 리드는 테프론 피복을 입혀 절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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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A6120A2 디커플링용 캐패시터 10uF과 100uF은 Low ESR 캐패시터로 유명한 산요 오스콘을 썼다.

잡음과 오른쪽 채널의 험(HUM)
하지만 고생을 무릅쓰고 하드와이어링한 보람도 없이 작동시켜보니 게인에 비해 소리가 너무 크며, 모든 채널에서 심한 잡음이 들렸고, 특히 오른쪽 채널에서는 험이 있었다. 미세하게 남아있는 플럭스가 문제인가 해서 강력세정제로 세척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력단의 DC는 왼쪽에 24mV, 오른쪽에 19mV가 검출되었다.

잡음은 그렇다 치고 오른쪽 채널에서 발행하는 험은 어찌된 것인가 고민했다. 오른쪽 채널과 트랜스가 가까이 있기 때문에 혹시 트랜스 때문인가 싶어 철판으로 가려보았다. 그랬더니 출력단의 DC는  변함없었지만 오른쪽 채널의 험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1T 철판 2개를 겹쳐 차폐 격벽을 만들어 PCB에 장착했다.

오른쪽 채널의 험은 그렇게 해결을 했지만 높은 게인과 잡음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OP앰프의 게인을 매우 낮게 잡아 봤지만 그래도 소리가 컸다. 잡음을 떠나서 게인이 이렇게 큰 것은 뭔가 실수가 있었다는 의미일 텐데, 자세히 검토하던 중 2.2K 옴을 쓰게 되어있는 R3과 R11에 2.2 옴 저항을 쓴 것을 발견했다. 낯뜨거운 실수라 자책하면서 2.2K 옴으로 교체했고, 게인을 정상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냉땜 때문인가 싶어 납땜 부위를 다시 인두로 지졌다. 그 후 출력단의 DC 체크를 깜빡 잊고 바로 MX400 이어폰으로 테스트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이 아예 소리가 나지 않았다. 잠시 후 이어폰의 오른쪽이 뜨거워져 섬뜩한 느낌에 전원을 끄고 DC를 검사해보니 오른쪽에 12V라는 높은 전압이 측정되었다. 딱 한 번 출력단의 DC 체크를 잊은 것인데 그 탓에 6년을 함께 해 정들었던 MX400이 희생되었다. 안타깝지만 자만과 미숙함의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하드와이어링은 납땜 자체를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이 아닌 것 같았다. 아마도 TPA6120A2의 써멀 패드와 PCB의 동박을 납땜 과정에서 장시간 열을 가해 칩에 손상이 갔으리라, 그리고 냉땜 잡는다고 다시 인두를 댔을 때 칩의 오른쪽 채널이 완전히 망가졌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하드와이어링
하스의 다른 사람들의 SKEL6120 자작기와 질문/답변을 검토하면서 출력단의 DC가 많이 검출될 경우 TPA6120A2 칩을 교체하라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애써 하드와이어링한 저항과 캐패시터를 제거하려니 아쉬움이 들었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 뜯어냈다. 이미 한 번 쓴맛을 봤기 때문에 하드와이어링을 포기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다시 해봐도 어렵다 ㅠ.ㅠ

두 번째 하드와이어링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전과 마찬가지로 저항과 캐패시터를 최대한 TPA6120A2 칩의 핀 가까이 붙이고, 리드는 테프론 피복을 입혀 절연시켰다. 납땜 시 칩에 오래 인두질 하지 않게 최대한 빨리 납땜하고 중간 중간 열을 식히며 작업했다. 이번에는 디커플링용 캐패시터를 리드가 좀 길어지는 점을 참작하고 좀 더 땜하기 편한 것으로 바꿨다.

다행히 이번 하드와아이어링은 성공이었다. 출력단의 DC도 왼쪽 5mV, 오른쪽 4mV로 적은 양이 검출되었고 잡음이 없는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오른쪽 채널에서 들렸던 험은 이제 차폐 격벽 없이도 들리지 않았다. 먼저 납땜했던 TPA6120A2 칩의 손상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SKEL6120에서 TPA6120 칩의 써멀 패드 납땜 시 주의점
TPA6120A2 써멀 패드와 만나는 동박이 그라운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열이 바로 분산되어 쉽게 납땜 되지 않는데 인두를 오래 대면 안 된다. 작업의 편의성을 우선한다면 써멀 패드를 동박에 납땜하기보다는 열전도 패드를 이용해 접착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COSDAC V2의 외부전원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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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COSDAC V2를 평하면서 PC 전원의 잡음에 좀 민감한 것이 아쉽다고 한 적이 있다. COSDAC V2의 디지털부와 아나로그부의 그라운드가 격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점을 보완하고자 외부전원을 사용했다.

외부전원은 별도의 트랜스를 이용하지 않고 SKEL6120의 전원부에서 가져다 7805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5V로 만들어 공급했다. 13V 정전압에서 5V로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화를 위한 캐패시터는 부피를 적게 차지하는 적층세라믹 캐패시터 1.0uF과 0.1uF을 사용했다. 드랍 아웃 전압이 8V가량 되지만 전류소모량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7805의 발열은 예상보다 상당히 적었다. 대신 SKEL6120의 전원부에 걸리는 부하가 늘어나 LM317의 발열이 더 늘어났다.

청감상 잡음감소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막연히 기분에 좀 좋아진 것 같고, 사운드 카드를 2개 쓰는 상황에서 SKEL6120의 전원을 끌 때 COSDAC V2에 공급되는 전원이 차단되어 자동으로 다른 사운드 카드로 전환이 되는 점이 편리하게 느껴졌다.

PCB 서포터 고정과 소음방지 라벨 부착
PCB 서포터가 풀리는 경우를 막으려고 추가로 너트를 이용해 고정해주었다.

그리고 쏠림 방지용 고무가 내장되지 않은 플라스틱 금장발에 소음방지용 라벨을 부착했다. 고정용 고무가 없는 금장발은 지지력이 약해 케이스가 잘 밀리는 편이라 그냥 고무발을 선호하는 편인데, 케이스가 이 금장발에 딱 맞춰 만들어져서 이런 식으로 보강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지만 소음방지 라벨의 지지력이 약해 좀 불만족스럽다.

마무리로 플럭스 제거

플럭스를 제거하며 마무리

언제나 그렇듯이 마무리는 플럭스 찌꺼기의 제거이다. SKEL610의 PCB는 납땜이 잘 먹는 PCB였기 때문에 플럭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땜납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플럭스가 있다.

라이터기름과 초강력 세정제로 플럭스를 제거했다. 청감상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지만 기분상 그리고 보기에 깔끔하기 때문이다.


감상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편한 마음으로 SKEL6120의 소리를 들어봤다. 출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소리가 크다는 느낌과 달리 낮은 볼륨과 높은 볼륨에서도 헤드폰을 확실히 제어한다는 느낌으로, 볼륨을 처음부터 끝까지 올려도 무리라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풀 볼륭 상태에서 클리핑 없이 출력되기 때문에 과장해 표현하면 헤드폰이 터질 것 같은 불안감까지 들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화이트노이즈를 비롯한 각종 잡음이 상당히 적은 점이 놀랍다.
 
흔히들 앰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리니어리티(linearity)가 좋다는 표현을 쓰고는 하는데 그 말이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가 SKEL6120을 통해 비로소 그것이 어떤 것인지 체험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십인십색이란 말처럼 헤드폰 앰프 역시 마찬가지라 각기 고유한 개성이 있다. 때문에 앰프 간의 우열을 가리기는 상당히 어려우며, 무의미한 일이 되기 쉽다. 그렇지만 아주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가를 놓고 가볍게 이야기한다면 비교는 의외로 간단해진다. SKEL6120의 소릿결은 내 취향에 상당히 맞는 편이다. 무척 마음에 들어 3년이 넘는 기간 부동의 메인을 지켜왔던 길모어 헤드폰 앰프가 결국 그 자리를 넘기게 되었다.^^

기대했던 프리앰프로서의 능력도 생각보다 뛰어났다. 별도의 프리앰프와 비교해본 것은 아니지만 전에 만든 모노블럭 게인클론 파워앰프와의 상성도 상당히 좋았다. 프리앰프로 SKEL6120을 사용하고, 파워앰프로 게인클론을 사용했을 때 스피커로도 잡음이 거의 없고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났다. 실제로 TPA6120A2를 프리앰프부에 사용한 헤드폰 앰프 겸 인티앰프-EGA(Eugene Acoustics)푸가-도 있는데 왜 그런 구성을 취했는지 좀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 SKEL6120는 많은 분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만들 수 있었던 앰프로 소리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감회가 더 깊다. 도와준 많은 분에게 감사한다.


참고링크

하스, 박은서님의 "TPA6120 을 이용한 엠프 - SKEL6120 공제기"
하스, 박은서님의 "회로도- SKEL6120"
하스, 황용근님의 "SKEL6120 사진으로 쉽게 따라하기 ^^ -ac인렛 연결법 추가-"
ryan님 블로그의 "헤드폰 앰프 #10, SKEL6120"

      DIY(오디오…)  |  2007. 3. 23. 00:57




CMOY

이번에 소개하는 헤드폰 앰프는 CMOY이다. CMOY의 회로 자체는 상당히 기본적이며 교과서적인 회로이지만 헤드폰 앰프에 적당한 부품 용량을 정한 Chu Moy의 이름을 줄여 CMOY라고 부르고 있다.

CMOY의 회로도와 제작 코멘트, 사진을 확인하려면 다음 링크를 보라.

CMOY는 OP앰프를 사용해 전압 증폭을 하는 방식이다. 전원부는 OP앰프의 작동을 위해 가상접지를 사용한다.

CMOY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OP앰프이다. OP앰프로 증폭을 전담해 OP앰프에 의해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작동 전압을 맞춰줄 경우 많은 OP앰프가 호환될 수 있지만 간혹 발진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Chu Moy는 싱글OP앰프인 버브라운의 OPA134를 2개 사용했는데, 그 대신 싱글OP앰프 2개에 해당하는 듀얼OP앰프 1개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배터리로 작동시킨다면 작동 가능 전압이 중요한데, Chu Moy가 선택한 버브라운의 OPA134의 듀얼버전인 OPA2134 외에도 AD823, NJM4580, NJM4556, NE5532 등이 저전압에서도 작동한다. 전류소모량이 많은 OP앰프는 휴대용으로 적당하지 않으므로 작동 전압 외에 전류 소모량도 검토해야 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배터리를 이용해 휴대용으로 쓰고자 한다면 저전압에서 작동하고 전류소모가 적은 OP앰프가 적당하다. 그리고 비록 OP앰프는 아니지만 듀얼OP앰프와 핀호환이 되는 헤드폰앰프인 TDA1308도 작동 전압만 맞춰주면 CMOY에 사용할 수 있으며 저전력 구동이라는 조건에선 다른 OP앰프보다도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OP앰프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면, OPA2134는 5V(+-2.5V)에서도 작동하며 오디오용으로 개발된 OP앰프로 가격이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다른 OP앰프에 비해서 비싼편이다. AD823은 3V(+-1.5V)라는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원할히 작동되고 전류소모도 크지 않아 좋지만 OPA2134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비싼 쪽에 속한다 . NJM4580은 4V(+-2V)에서도 작동되며 출력도 좋은 편이고 가격이 저렴하고 전반적으로 평이 좋아 개인적으로 애용하는 OP앰프이다. NJM4556은 4V(+-2V)에서도 작동되며 고출력이 장점인 OP앰프로, Grado사의 자기 회사 헤드폰용 헤드폰 앰프인 RA-1에 들어가는 OP앰프이기도 하다. NE5532는 6V(+-3V)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오디오 기기-주로 CDP 등에서 자주 쓰이는 OP앰프인데 헤드폰 앰프용으로는 그다지 평이 좋지 않다.

또한  저항과 캐패시터만을 사용해 가상접지를 구현하기 때문에 중점 전압이 확실히 잡혀있지 않다. 따라서 전원부에 사용하는 캐패시터의 용량을 크게하고, 저항값을 가급적 동일하게 맞춰 가상접지의 변동을 줄이는 것이 좋다.

CMOY보다 뛰어난 헤드폰 앰프는 많지만, CMOY는 회로가 간단한 만큼 많은 헤드폰 앰프 자작 도전자에게 좋은 교제 역할을 한다. 만약 전자회로에 대한 기초지식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 CMOY부터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CMOY로 시작한 헤드폰 앰프 자작

무엇이든지 처음은 항상 그 의미가 남다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처음 헤프폰 앰프 자작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던 이 CMOY는 다른 앰프보다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2002년 여름 헤드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던 중 헤드폰 앰프에 대해 알게 되었다. 헤드폰을 제대로 구동시키자면 앰프가 필요한데, 기성품인 헤드폰 앰프는 상당히 비싸지만 자작한다면 저렴한 비용에 만들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학과 선배와 같이 만들었는데 처음부터 비이공계열의 한계를 절실히 체감해야 했다. 세 번의 실패를 겪었는데, 처음의 두 개는 원인조차 파악할 수 없이 소리를 듣지 못하고 폐기해야 했다. 세 번째는 그나마 좀 나아졌는데 실패의 원인을 뒤늦게라도 알게 되었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폐기하고 나서야 헤드폰 잭이 불량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결국 다 만들어놓고 소리를 듣지 못한 채 처리해버린 셈이었다. ㅠ_ㅠ;

CMOY를 처음 만들 때 하스(헤드폰 앰프 스테이션) 신정섭님의 CMOY 자료가 큰 도움이 되었는데 아마 그 분의 자료가 없었다면 헤드폰 앰프 자작을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만 같다.


기본 배선은 신정섭님의 자료 그대로이고, 가지고 있는 부품의 크기에 맞춰서 배치만 약간 바꿔서 만들었다.
OP앰프로 TL072를 사용했고, 커플링 캐패시터는 폴리프로필렌(PP) 필름 캐패시터를 사용했다.

그때는 좌/우 균형이 괜찮은 소형 볼륨을 찾기 전이라 진명무선의 소형 볼륨을 사용했는데 좌/우 균형이 전반적으로 불량하다. 그런 볼륨의 좌/우 불균형과 페놀기판을 사용한 것, 드릴이나 다른 공구가 없어서 인두만으로 모든 구멍을 뚫어 마무리가 좋지 않은 점들이 좀 아쉽게 느껴진다.

어댑터 잭 옆에 있는 푸쉬 스위치는 배터리 구동시 연결 방식(직렬/병렬)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다. AD823 같은 OP앰프는 저전압에서 잘 작동되지만 꽤 고가이기 때문에 TL072를 주로 사용했는데 그 TL072의 구동전압이 좀 높다는 점을 보완하려고 추가했다. 보통 때는 병렬로 사용하다가, 건전지를 오래 사용하면 전압이 떨어져서 앰프를 작동시키기 어려워지는데 그 때 직렬로 연결해서 구동시키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는 가볍게 쓰기 위해 배터리를 1개만 넣어서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쓰지는 않았다.

이후  다른 새로운 앰프를 만들게 되면서 CMOY의 매력은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여러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처음 완성한 CMOY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작은 선물 - Basic CMOY

CMOY로 자작을 시작한 뒤 다른 앰프에 열중하다 2004년 가을 참 오래간만에 다시 CMOY를 만들게 되었다. 친구의 이어폰-젠하이저 MX400 구입을 내가 워낙 부추겼던 터라 새 이어폰 구입을 축하하는 의미로 CMOY를 하나 만들어 선물해줄 생각이었다.

주 용도가 포터블이라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게, 전압이 떨어진 배터리로도 큰무리없이 구동시킬 수 있게 만들어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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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들었던 9V 배터리를 2개를 직렬/병렬로 선택해서 작동할 수 있게한 CMOY의 경우 실제로 사용할 때는 가볍게 쓰기 위해 배터리를 1개만 넣어서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배터리 고정 문제도 있고 해서 아예 한 개의 배터리만 쓰도록 만들었다.

1개의 배터리만 쓸 때는 배터리의 전압강하가 문제될 수 있는데, 이에 대응하고자 사용하는 OP앰프로 저전압에서 작동 가능한 NJM5532과 NJM4580을 후보로 택했다. 개인적인 취향에는 NJM5532가 부합했지만, NJM4580의 전력소모나 출력 그리고 저전압에서의 특성이 더 좋아 친구에게 건내줄 때는 NJM4580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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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블에서의 작동이 주가 되겠지만 어댑터(24V 정전압)와 같이 사용할 경우도 염두에 두어 어댑터 잭을 추가하고 캐패시터의 내압을 높게 잡았다.

LED의 밝기는 24볼트 어댑터를 기준으로 맞춰놓았는데, 이는 배터리 구동 시의 전력소모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함이다.

사용 부품 중 볼륨은 단전원이기에 부품 배치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스위치 볼륨으로, A커브가 청감상 좋기에 태봉전자의 스위치 볼륨(50KA)을 선별해서 사용했다. 대신 크기가 커서 기판에 눕혀 장착하느라 애좀 먹었다. 나머지 부품은 특별한 것 없이 전부 가지고 있던 평범한 부품으로 해결했다.

배선도는 하스 신정섭님의 실체배선도를 기초로 해서 가지고 있던 부품에 맞게 다시 그렸다. 배선도 작성 시 가급적 점퍼를 줄이고자 했는데, 노점퍼는 하다가 도저히 되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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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 작업은 선물인 만큼 최대한 깔끔하게 하려고 했다. 다른 앰프 만들 때보다 더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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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점은 하스의 신정섭님이 소개한 Class-A 동작 변환기를 내장한 것이다. 계속 적용하면 전력 소모가 커지기 때문에 필요할 때와 어댑터 구동 시 OP앰프 왼쪽의 푸쉬 스위치로 작동시킬 수 있게 했다. CMOY에 Class-A 동작 변환기를 쓴다고 해서 소리가 얼마나 좋게(?) 변하는지는 엄밀히 구분하기도 말하기도 어렵지만 심리적인 효과는 상당한 것 같았다. OP앰프도 좀 따뜻해지고 하니..ㅎㅎ

소리는 전과 달리 평범하게 들렸지만 색다름 감회에 잠기게 한다. 예전에 처음 CMOY를 만든다고 3대나 실패한 걸 생각하면 이렇게 한 번에 성공하니 좀 허무하기도 하고....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 없이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기만 계속 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

아무튼 지금은 그냥 무엇인가를 만드는 재미에 의미를 두고 있고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


CMOY 관련 참고링크

HeadWize - Project: A Pocket Headphone Amplifier by Chu Moy
하스, 신정섭님의 "[초보자용 Cmoy 제작법 - 1/4] 실체 배선도 및 볼륨/잭 연결법"
하스, 신정섭님의 "[초보자용 Cmoy 제작법 - 2/4] 반제품 모습"
하스, 신정섭님의 "[초보자용 Cmoy 제작법 - 3/4] 완성품 모습"
하스, 신정섭님의 "[초보자용 Cmoy 제작법 - 4/4] FAQ - 흔히 겪는 문제와 해결"
하스, 신정섭님의 "[제작법] 튜닝용 CMOY (Universal CMOY)"

      DIY(오디오…)  |  2007. 3. 13. 16:25




일전에 포스팅한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24V 정전압부의 높은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을 소개한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

전압을 낮추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내가 생각한 것은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이다. 원래는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전원부의 발열을 줄이기 위해서 입력전압 값을 낮추는 방법을 생각했던 것인데,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경우 전류 소모량이 큰 편이라 다이오드를 이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포기하기로 했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그때 SHHA 역시 입력전압이 높아 발열이 심했던 것이 기억났는데, SHHA의 경우 전류 소모량 면에서 가능성이 있으리라는 판단에 다이오드를 사용해 전압을 낮출 경우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SHHA에 적용해봤다.


왜 SHHA의 24V 정전압부만 발열이 심할까?

SHHA의 24V쪽 정전압부의 발열은 상당히 심한데, 방열판 온도는 갖고 있는 온도계의 한계로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지만 최소한 섭씨 65도를 넘으며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70~90도 정도로 추정한다.

이처럼 심한 발열은 입력전압과 출력전압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소모하는 전류량이 많다는 것도 심한 발열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드랍아웃 전압의 탓이 더 클 것이다.

단순히 계산할 경우 트랜스에서 변압되어 공급되는 전압이 AC 30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42V(=30*1.414) 정도되는데, 이것을 24V로 낮추게 되면 18V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로 측정해본 결과 공급전압이 AC 28.5V로 정류 후에는 대략 DC 38V 정도가 되어 14V의 전압차이를 이끌어낸다. 14V의 드랍아웃 전압만큼 열로 방출해야 되니 24V쪽 정전압부의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섭씨 70~90도 정도?

문제의 24V 정전압부(오른쪽 은색 방열판)



24V 정전압부의 입력전압을 낮춰보자

하스 엄수호님의 SHHA 제작기의 댓글을 보면 정전압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자 한다면 최소 5V 이상의 전위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그 견해에 따라 앞서 측정한 DC 38V의 전압을 29V 정도로 낮추기로 했다.

SHHA에서 24V 정전압을 위해 사용하는 트랜스의 스펙은 AC 30V 1A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다이오드는 최소한 1A이상의 전류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전압강하를 위해 직렬연결할 때 사용하는 다이오드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 가능한 전압강하의 폭이 큰 것이 좋다.

여기서 전압을 낮추기 위해 사용한 다이오드는 Fast Rectifiers UF4007이다. 1A의 높은 전류를 지원하고, UF4007의 경우 1A의 전류에서 전압강하 폭이 1.7V로 다른 다이오드에 비해서 큰 편이라 적절하리라 생각했다.

다이오드의 곡예 1

다이오드의 곡예 2

다이오드의 곡예 3

적용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정류 다이오드에서 저항으로 연결되는 패턴을 끊고 그 사이를 방향을 맞춰 직렬연결한 다이오드로 연결해주면 된다. 단 다이오드에서 상당히 심한 발열이 있기 때문에 그 발열이 전해캐패시터와 저항 같은 다른 부품에 덜 전달되도록 다이오드의 몸통을 PCB에 닿지 않게 띄워주는 것이 좋다.

사용한 다이오드의 개수는 8개로 전압은 약 38.7V에서 28.8V 정도로 낮춰졌다. 목표값인 29V보다 약간 낮지만 거의 근접한 값이다. 다이오드를 1개 빼면 30V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5V가 넘는 전위차를 확보하는 것보다 전위차를 줄여 모스펫의 발열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 24V 정전압부 모스펫의 발열은 상당히 감소해 섭씨 52~55도 정도로 상당히 낮아졌는데 이는 증폭부에 사용된 모스펫의 발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는데...


에너지 보존의 법칙: 전체적인 발열은 그대로

사실 다이오드를 이용한 전압강하의 경우 전류량과 온도에 따라 전압강하 폭이 변하기 때문에 정밀한 컨트롤은 어렵다. 하지만 정전압부의 입력 전압에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런 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전압강하의 변동도 일정시간 경과 후에는 안정화되는 편이고 정전압부에 의해 출력되는 전압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심한 발열이다. 흘리는 전류량이 클 수록 다이오드의 발열도 심해지는데, 이번 작업의 경우 다이오드에 잠시도 손을 대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섭씨 70~90도 정도 추정되는 열이 발생했다. 정전압부의 모스펫의 발열이 줄어든 대신 다이오드에서 그만큼의 열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는 그 형태를 바꾸거나 물체에서 물체로 옮기거나 해도 전체의 양에는 변함이 없다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체험한 셈이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레귤레이터쪽의 캐패시터의 온도가 전보다 약 5도 정도 떨어졌다는 점만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넋두리: 다음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로...!

애초에 트로이달 트랜스를 제작할 때 전압을 24V정도로 낮춰서 만들었다면 좋았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사용된 트랜스가 일반적인 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주문하기도 어렵고 번거로워 트랜스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은 원래의 전원부로 되돌리기가 귀찮아 다이오드를 사용한 전압강하를 적용한 상태로 쓰고 있는데, 차후에는 기회가 된다면 효율이 높아 발열이 적은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해 전압을 낮춰보고자 한다.

      DIY(오디오…)  |  2007. 3. 11. 19:27




하스에서 지승배님이 이벤트로 나눠준 알레프 헤드폰 앰프의 PCB의 전원부를 구보다 전원부로 변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LM317/337이나 LT1085/1035 같은 정전압 레귤레이터를 사용하는 HPS로 바꾸는 방법은 전에 권재구님이 소개해주신 바 있고, 개인적으로 구보다 전원부를 선호하는지라 구보다 전원부로 개조하기로 맘을 먹었다.

어떻게 구보다 전워부를 적용할까 고민 좀 했는데, 예상밖으로 작업은 한 번에 성공했다. 아직 증폭부를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앰프를 구동시켜 보지는 못했지만 간단한 테스트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우선 윗면에서 할 작업을 보자.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윗면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윗면

하스의 유명한 고수분들인 신정섭님과 이복열님의 구보다 전원부를 참고했는데, 신정섭님이 올린 자료를 기본으로 CCS 부분은 이복열님의 자료를 참고해서 CRD를 쓸 수 있게 했다.

CCS는 공간의 여유나 취향, 부품 수급 여부에 따라 CRD나 2SK30GR+저항 중 편한 쪽으로 쓰면 된다.

주의할 것은 모스펫의 다리 중 드레인과 소스의 위치를 서로 맞바꿔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때 두 자리가 서로 닿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 아래 사진에서는 절연을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쓸 때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수축튜브나 테프론 테입 등으로 꼭 절연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NPN, PNP TR은 범용 TR을 사용하면 되지만 사용하는 TR의 배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GND 라고 표시한 부분은 PCB의 코팅을 벗겨내면 나타나는 그라운드 동박에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캐패시터의 극성에 유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아랫면에서 할 작업을 보자.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아랫면

구보다 전원부로의 개조-아랫면

아랫면에서 할 작업은 간단하다. 제너 다이오드를 땜하고, 패턴 몇 곳을 끊고, 점퍼로 연결해주면 된다.
아래서 보는 이미지로 보이는 그대로 작업하면 된다.


이제 사진에서 작업 내용을 확인해보자.
우선 파지티브 정전압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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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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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와 S의 위치를 바꿈(절대 서로 닿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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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와 TR의 콜렉터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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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 저항과 CCS,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하나로 모아 땜질(그라운드와 연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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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패컨을 끊고, 점퍼로 연결하라


이제 네거티브 정전압 부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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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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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와 S의 위치를 바꿈(절대 서로 닿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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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가 연결되는 홀의 패턴을 컷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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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 저항과 CCS, 220uF 캐패시터의 다리를 하나로 모아 땜질(그라운드와 연결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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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패컨을 끊고, 점퍼로 연결하라



다음은 보너스: 브릿지 다이오드로 듀얼 쇼트키 대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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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다이오드로 듀얼 쇼트키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다리를 홀 간격에 맞게 조금 휘게 만들면 된다. 단, 극성은 확실히 맞게 삽입해야 한다.

물론 굳이 브릿지 다이오드를 쓸 필요는 없다. 전원부 설계자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꼭 쇼트키나 울트라 패스트 리커버리 타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단지 듀얼타입의 쇼트키 다이오드를 구하기 어렵거나, 가지고 있는 트랜스의 전압이 높아 전원부의 발열이 심해 전압을 조금이라도 낮추고자 할 때는 어느정도 효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쇼트키보다 전압강하가 심한 브릿지 다이오드를 써서 조금이나마 정류 후 전압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부 캐패시터 용량의 압박 32000uF

부품을 실장한 전원부의 모습


PCB 전체의 모습

      DIY(오디오…)  |  2007. 3. 1. 10:59




에메랄드빛 소리결을 지닌 진공관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
-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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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과의 첫만남

내가 처음 헤프폰 앰프 자작이란 취미를 가졌을 때 다짐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진공관만큼은 손대지 말자!" 였다. 진공관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 같이 보이지만 실은 너무 자작에 심취하지는 말자는 자기절제적인 맥락에서 했던 다짐이었다. 그것을 보면 지나친 취미와 지속가능한 취미 사이의 경계를 진공관으로 잡았던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그 다짐으로 인해 진공관으부터의 많은 유혹을 견뎌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굳건했던 다짐이 무너지고 말았는데 진공관 하이브리드 앰프 때문이었다. 물론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하스에서 있었던 진공관 하이브리드 앰프의 공동제작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귀차니즘은 모든 것을 압도한다는 말처럼 공동제작이라는 계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계속해서 그 다짐을 지키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있었던 공동제작 PCB의 편의성과 완성도의 맛을 본 뒤라 만능기판에 작업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튼 이렇게 진공관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SHHA(Sijosae Hybrid Headphone Amp)

SHHA는 시조새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의 약자이다. 시조새는 하스의 신정섭님의 닉네임으로, 그 분이 제안한 하이브리드 앰프 회로를 바탕으로 김상록님이 진공관 플레이트 전압을 높히고 그에 맞게 전원부를 추가하여 완성한 것이다.

SHHA 증폭부 회로

SHHA 회로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이해한 범위 안에서 회로의 기본구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면 SHHA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앰프처럼 진공관으로 전압을 증폭하고, 모스펫으로 전류를 증폭(A급 증폭)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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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펫을 이용한 증폭부는 Szekeres 앰프의 증폭부와 거의 같지만 24V의 전압에서 6.3V만큼을 진공관의 히터로 보내고 그 나머지를 Szekeres에 공급하여 전력효율을 높인 것이 다른 하이브리앰프와의 차이점이다.

전원부는 구보다 전원부로 구성되어있다. 구보다 전원부는 빠르고 노이즈가 적은 정전압 회로로 오디오용으로 평가가 좋다. 모스펫과 진공관 히터용으로 24V를 만들고, 진공관 플레이트로 충분한 전압을 공급하기 위해서 35V 단파 2개를 묶어 70V를 만드는 식이다. 그래서 총 3개의 세미 구보다 전원부가 들어간다.


사용한 부품

앰프를 만들기 위해 부품을 구할 때마다 느끼지만 욕심을 컨트롤하는 것이 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처음 헤드폰 앰프를 자작했을 때 선배가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지금은 일반적인 부품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이야기하지만 나중에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약간의 차이에 더 집착하다보면 거기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지금 만족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것으로는 도저히 만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위의 내용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되새겨 보면서 자제하고 적당히 타협을 보곤 한다. 물론 호기심은 누를 수 없는 것이고,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적당한' 선이 어느 정도인지인데 아직 자신 있게 확실히 선을 긋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부품은 가지고 있거나 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좋은 것을 사용하고자 했다.

나름대로 고품질 전원부

3개의 구보다 전원부

전원부쪽은 다이오드로  60V 1A짜리 쇼트키, 전해 캐패시터로 삼영의 LXV 2200uF/50V와 KXL 220uF/50V, 니치콘 RZ 47uF/50V를, 필름 캐패시터로 아코트로닉스 MKT 0.1uF을 사용했다.


증폭부쪽은 모스펫으로 IR의 IRF610, 정전류용 레귤레이터로 LM317을, 출력 캐패시터로 파나소닉 FM 1000uF/50V와 BC 1000uF/30V, 스피커넷의 블랙캡 골드 0.1uF를, 입력 캐패시터로 스피커넷의 블랙캡 4.7uF을, 6922 진공관으로 튜브4U에서 구입한 소브텍과 필립스 6922관을, 볼륨으로 알프스 블루벨벳 10K(클릭형)를 사용했다.

신호선재는 벨덴 4심선을 썼고, 방열판의 경우 열이 심하게 나는 24V쪽만 50mm 방열판을 나머지는 25mm짜리를, 저항은 모두 국산 금속피막 저항을 썼다.


만들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름대로 깔끔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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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오드 장착과 케이스 뒷판 만들기를 제외하면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이오드 장착의 경우 구입한 다이오드가 액시얼 타일이라 세워서 장착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하스에서 박은서님이 올린 사진을 보고 눕혀서 장착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다이오드 다리를 꽉 접어서 PCB에 우겨넣었다. 또 심리적인 안정감을 위해서 노이즈 흡수용으로 적층세라믹 캐패시터 0.1uF을 쇼트키에 같이 연결해주었다.

제법 운치있다

창 너머 보이는 아련한 진공관 불빛

케이스의 경우 처음에는 적당한 크기의 만능 케이스를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SHHA보다 앞서 만든 앰프의 케이스를 가공하면서 치명적인 실수하는 바람에 나의 케이스 가공 능력에 대해서 재고하게 되었다. 그 외에 SHHA는 진공관에 조명 효과를 주도록 되어 있어 케이스가 그 효과를 살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하는데 내 가공실력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때마침 SHHA용 케이스 공제가 진행되어 만능 케이스에 공제 케이스의 앞판만 덧붙일 요령으로 앞판만 신청했는데, 김상록님이 앞판 외에도 불량이 난 프레임과 상판을 선물로 보내주셔서 공제 케이스의 멋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은 이런 때 해야 할 것이다. 불량이라고는 하지만 밑판의 표면상태가 안 좋고, 기판 고정용 홀이 안 맞을 뿐이라 실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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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의 알루미늄 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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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인렛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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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의 압박


어려운 다각형 홀 가공

AC 인렛 장착

다행히도 잘 맞는다

프레임과 결합!

색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도색 완료

뒷면이라 눈에 띄진 않는다

완성 후 뒷모습


선물로 받은 불량프레임 덕분에 계획을 전면 수정해서 없는 뒷판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조각집에 맡길 수도 있겠지만 비록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만드는 재미(?)를 추구하기로 했다. 엘레파츠에서 알루미늄 1T 판재를 구입하여 케이스에 맞게 썰고, 뚫고, 갈아서 프레임에 맞게 만들었다. 판재의 두께가 얇고, 재질이 무픈 편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프레임을 선물로 받은 기쁨 때문인지 케이스 작업의 난관 중 하나인 AC인렛 홀 가공도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멈췄다면 좋았을 텐데 가공할 때 생긴 흠집을 제거한다고 사포질하다가 도중에 머리카락이 사포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 열심히 밀었다가 무수한 흠집을 만들어 버렸다. 그 뒤 어울리는 색의 카페인트로 도색하여 마무리했다.

지금은 검은색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ㅡ.ㅡ;

검은색으로 도색한 노브

도색하는 김에 은색인 DHT사운드의 볼륨 노브를 뉴트릭 콤보잭과 어울리도록 검은색으로 칠했는데 광택이 있어서 기대만큼 어울리지는 않았다.

발열의 경우 손으로 방열판을 만져봤을 때 증폭부는 약간 뜨겁다 정도이고, 전원부의 35V쪽은 열이 거의 없는데 비해 24V쪽은 잠깐 만지기도 어려울 정도로 살벌한 발열이 났다. 하스에서 박완순님이 공동구매해준 50mm 높이의 특급 방열판인데도 정전압부에서의 전압강하 폭이 워낙 크다 보니까 발열이 심한 것 같았다.

노이즈 없는 음악 감상을 위해서라면 이런 수고쯤이야...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

트랜스 고정용 볼트와 연결

케이스를 접지시키지 않을 경우 험이 발생했기 때문에 트랜스 고정용 볼트를 통해서 접지를 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케이스는 AC라인의 접지에 연결했고, 접지로 인해-접지간의 전위차로 인해 노이즈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하여 앰프쪽의 접지는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통해서 AC접지와 연결했다.


마이크로 포닉 노이즈

신품이라 인쇄나 표면이 깨끗하다

소브텍 6922관

신관, 신품으로 다행히 마이크로 포닉 노이즈가 없다

소브텍 6922관

에메랄드 같은 그린 LED의 불빛

전원 온!

하스의 다른 분들의 SHHA 자작기에서 본 포닉 노이즈의 압박을 나 역시 겪었다. 6922 진공관으로 필립스(중고)와 소브텍사의 제품을 구입했는데, 암울하게도 필립스 진공관은 구입한 4개 모두 포닉 노이즈가 있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어느것도 신경쓰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사용한 볼륨이 클릭식이라 조작시 걸리는 느낌이 나는데 그 때마다 포닉 노이즈가 심한 관의 경우 북~버버벅~하는 노이즈가 껴서 사용하기가 괴로울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브텍 관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었다.


튜닝

SHHA의 출력 캐패시터는 한 채널에 470uF 2개를 사용하거나 1000uF 1개를 사용한다. 애초에는 오스콘이나 유니콘 470uF/16V 2개을 생각했다가 내압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스의 황용근님이 선뜻 파나소닉 FM 1000uF/35V 캐패시터를 선물해주었다. 가지고 있던 BC 1000uF/35V와 파나소닉 FM을 비교해보다가 더 마음에 드는 파나소닉 FM 캐패시터를 선택했다. 덕분에 캐패시터 2개의 빈공간이 생겼는데 좀 오래 듣다보니 고역에서 약간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그 자리를 이용해 튜닝을 해보기로 했다.

황용근님에게 받은 선물^^

출력캡은 파나소닉 FM 1000uF/35V

한경욱님에게 받은 선물^^

튜닝용 블랙캡 골드 0.1uF

남는 공간에 필름 캐패시터를 덧붙여 보았다. pF단위부터 10uF까지 가지고 있는 여러 필름 캐패시터로 테스트해봤는데, 용량별 차이는 너무 작은 값의 경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캐패시터간의 차이는 MKP나 MKT나 대동소이했다. 오히려 캐패시터의 리드가 철심인가 아닌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전자가 거친 느낌이 난다는 식으로 구분이 되었고, 그 중에서 블랙캡 골드가 가장 마음에 들어 최종적으로 그것을 장착했다.

밸런스 조절의 경우 저가형 중국산 테스터의 한계 때문에 좀 어려움을 겪었다. 자주 듣는 음량으로 볼륨을 맞춰놓고 테스트하니까 아무리 트리머를 조절해도 변동을 측정할 수 없었는데, 신호 생성기의 음량 최대, 사운드 카드의 볼륨 최대, SHHA의 볼륨 최대 상태에서 측정하니까 구분할 수 있는 값이 표시되었다. 그렇게 해도 테스터의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힘들어 최후의 판단은 두 귀로 했지만 제대로 맞추기 어려웠는데 귀가 민감한 동생에게 오른쪽이 좀 크다는 지적을 받고 말았다.

나중에 FLUKE의 디지털 멀티미터(이하 DMM) 8050A을 구하게 되어 로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예전에 만들었던 SHHA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었다. 전에 사용했던 DMM에선 최소단위가 200V 여서 제대로 된 측정이 어려웠는데, 8050A는 AC 전압 측정 범위가 상당히 세밀하게 나눠져 있어 2V로 맞추고 측정하여 양쪽을 거의 비슷한 레벨로 맞출 수 있었다. 밸런스 조정 뒤에는 음악에 대한 몰입도가 확실히 전보다 더 높아졌다.


에메랄드빛 소리결

음악은 듣는 것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에메랄드 빛을 감상하는 재미도...

진공관에 대해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느낀 것은 화이트 노이즈였다. 고임피던스 헤드폰이나 실제 소리가 약간 클 경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기대했던 소리는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역은 좀 과다한 것 같고... 아울러 실망감에 마음도 좀 답답했다.

테스트해봐야겠다는 의무감으로 한동안 듣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소리를 느껴보겠노라고 마음을 먹고 비교를 해지만 실은 그것이 맥락과 동떨어진 비교였다는 생각이었다. 모니터 장비로 주로 음악을 듣고 청아한 느낌의 길모어 앰프(G-2)를 레퍼런스로 놓고 있으면서 SHHA가 그런 성향을 갖추지 못함을 지적하려고 했으니 어떤 내용이 될지 뻔한 일이었던 것이다.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 보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선호가 갈릴 수 있지만 어느 것이 모자람을 이야기하며 좋다 나쁘다 구분하는 것은 너무 뻔하기 때문에 재미없는 일이다. 의미 있는 비교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이해라는 말은 다르게 된 원인을 밝혀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름의 양상을 파악해보겠다는 의미에서 사용했다.

창밖에선 볼 수 없는 불빛

에메랄드 빛이 연출하는 독특한 분위기

처음 느꼈던 것이 진공관적인 특성이란 점을 감안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을 그만두고 편한 마음으로 다시 음악을 들었다. 한참을 듣다보니 어느새 거슬렸던 소리가 귀에 익숙해졌다. 답답하다고 느꼈던 소리가 이제는 부드러우며, 과다하게 느껴졌던 저음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울림으로 느껴졌다. 색으로 비유를 해보자면 PPA나 G-2의 소리가 영롱하다면 SHHA는 에메랄드의 취록색의 빛같이 느껴진다. 에메랄드 그린의 느낌이 소리에 묻어 나오는 것 같다. 이런 느낌 때문에 조명용 LED도 녹색으로 결정했다.^^;;

SHHA로 진공관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동경이나 호기심이 어느정도 충족된 것 같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공관이 내 취미의 범주에 들어왔다는 것이 걱정된다. 아마 SHHA로 진공관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공감이 갈 것이다.


SHHA 제작 시 참고링크: 하스 박은서님의 "[글모음] SHHA 제작기"

      DIY(오디오…)  |  2007. 2. 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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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블럭 게인클론(Gain Clone) 파워앰프



2005년 1월에 완성한 게인클론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소개한다.



<컨셉>

그해의 목표 중 하나였던 모노블럭 파워앰프였는데, 컨셉은 당시 유행인 미니앰프로 잡았다. 책상 위에 놓아도 부담 없고 "보기 좋은" 미니앰프! 말은 참 쉬운데 자작에 있어 최대의 난관인 케이싱 작업은 언제나 문제다. 조각집 같은 업체에 맡기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겠지만 비용도 큰 문제이거니와 DIY라면 직접 손을 대는 재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컨셉의 실현을 위해서 평소보다 공을 들이기로 했다.



<회로>

선택한 회로는 파워OP앰프를 사용하고 게인클론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유행했던 파워앰프 회로다. 내가 사용한 파워OP앰프는 내셔널 세미컨덕터LM3875로 상당히 간단한 회로로 56W의 출력이 가능한 싱글칩이었다. 이 칩을 여러 개 사용해 병렬 구동하거나 브릿지 구동하여 출력을 증대시킨 회로도 있지만 간결함을 추구하는 컨셉에 맞게 간단한 채널당 하나의 칩을 사용하는 비반전 회로를 택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이 회로를 바탕으로 아트워크된 PCB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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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부 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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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활부 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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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부 회로

회로도(출처: 넥스트 오디오)

평활부는 증폭부 바로 옆에 두어 원활한 전원공급을 의도한 것 같고, 정류부는 별도로 분리해 PCB의 크기를 줄여 배치를 자유롭게 하고자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부품>

케이스는 세향미디어에서 제작된 알루미늄 케이스,
단자는 대만산 WBT 복각품,
PCB는 넥스트 오디오(TNA)LM3875 게인클론 PCB,
저항은 국산 금속피막 저항,
정류용 다이오드는 액시얼 타입의 쇼트키 SB360(60V, 3A),
필름 캐패시터는 정류부에 아르코트로닉스 MKT, 평활부에 이스크라 MKP, 증폭부에 WIMA MKS,
평활용 캐패시터는 전에 하스에서 나와 엄수호님이 함께 공구했던 Low Impedance와 Low ESR가 특징인 삼영의 NXB 2200uF/35V,
케이블은 입력선재는 카나레 사의 2심 마이크 케이블, 출력선재는 좀머 사의 스피커 케이블,

최대한 높이를 낮게 만든 트랜스
트랜스는 내가 전에 스와니양스를 통해 공제했던 90VA 22V 양파인 2개 트랜스를 각각 단파 2개로 개조해서 사용했다.

위에서 언급한 "보기 좋은 미니앰프"란 컨셉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케이스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최우선으로 정했다. 선택한 케이스는 알루미늄 케이스로 유명(?)했던 세향미디어의 것으로 작고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나드(NAD)의 Silverline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인데 마찬가지로 측면이 방열판처럼 되어 있어 방열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NAD S250

NAD S250

이미지 출처: HifiPrix

다행히 이 케이스의 내부 높이와 전에 내가 하스에서 공제했던 트랜스의 높이에 딱 맞았다. 트랜스 받침용 스폰지와 덥개까지 모두 장착했을 때 케이스 윗면과 대략 1mm정도의 여유만이 있을 뿐이었다.



<작업>

작업은 피드백저항의 위상보정용 캐채시터(10pF)를 제외한 것 외에는 회로도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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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부+평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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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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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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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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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는 옆면의 방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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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상판의 LM3975칩 고정용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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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구성의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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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산 WBT 복각 바인딩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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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대만산 WBT 복각 RCA 잭



납땜이나 다른 작업은 큰 어려움 없이 했는데 케이스 가공은 상당히 주의하면서 했지만 시행착오를 거쳤다. 케이스 자체가 앰프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의 필요없는 부분을 실톱으로 잘라내느라 애먹었고 그와중에 케이스에 작은 상처가 생긴 것이 아쉬웠다.



<문제 해결>

그렇게 다 만들고 테스트! 납땜과정에서의 큰 실수가 없었기 때문에 한 번에 되리라 자만하고 잔뜩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전원을 넣었는데 스피커에 엄청난 굉음이 나왔다. 좀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스위치를 껐다. 체크해보니 DC가 -30V나 검출되고 있었다. 헉, 수치를 보고 그제서야 많이 놀랐다. 전원을 재빨리 끈 덕분인지 다행히 테스트 때 연결한 스피커는 무사했다.

간혹 입력이 오픈된 상태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보았기 때문에 소스기기의 출력단자와 게인클론 앰프의 입력단자를 케이블로 연결하고 DC체크를 해봤다. 그러니 DC가 10~16mV 정도 검출되어 이제 제대로 된 건가하고 소리를 들어보았다.

다시 아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가지 테스트했는데, 소스기기와 게인클론 모두 AC 접지가 연결된 상태에서만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그 이외의 경우에는 -30V라는 엄청난 DC가 출력됐다. 이 문제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 납땜이나 부품의 문제인가 싶어서 나머지 한쪽도 만들어 봤는데 역시 같은 문제가 있었다. 계속 고민하면서 회로도랑 PCB 비교하는 와중에 입력쪽의 그라운드와 출력 및 전원 쪽 그라운드가 분리된 것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소스기기와 앰프의 접지가 연결되고 소스가 앰프에 연결된 상태에서만 정상적인 소리가 나던 것을 이때만 시그널 접지와 전원 접지가 연결되어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PCB의 시그널 그라운드와 출력쪽 그라운드를 점퍼로 연결시켜주니까 이상없이 작동되었다. 걱정했던 DC는 입력 오픈 상태에서 -50mV정도, 입력 쇼트 상태에서 16mV 정도 검출되었다.

방열처리는 애써 구한 케이스의 의미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케이스 방열을 하기로 했다. 발열은 8옴 스피커에선 발열이 섭씨 37~40도 정도로 약간 있는 편이었고, 4옴 스피커에선 좀 따뜻한 정도였다. 악조건에서의 동작을 상정하고 4옴 스피커 2개를 병렬연결해서 2옴으로 만들어 테스트도 해봤는데 이제서야 케이스가 확 뜨끈해졌는데 그래도 끓는 듯한 젠 헤드폰 앰프에 비하면 약한 편이었다.^^;;

트랜스는 떨지도 울지도 않고 아주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나중에 스피커넷의 김평국 사장님의 도움으로 따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감상 및 소감>

소리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반응이 좋다고 해야할지 속도감 있으면서도 힘이 있는 소리가 좋게 느껴졌다.

간단한 회로와 적은 수의 부품으로 이 정도의 소리를 느낄 수 있고, 초보자인 내가 파워앰프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그리고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케이스가 마음에 들었다.

파워앰프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프리앰프가 남았다. 좋다고 하는 프리앰프를 만들 실력이나 자금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지금까지 만들었던 헤드폰 앰프 중에 잘 어울리는 것을 골라 헤드폰 앰프겸 프리 앰프로 쓰고자 했다.

아무튼 계획했던 바를 하나씩 이뤄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통장 사정은 위태로워졌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음악을 듣는 풍경(2005.10.17)

음악을 듣는 풍경

무엇보다 기분좋은 것은 내가 직접 제작한 앰프로 즐겁게 음악을 감상하는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헤드폰 전용앰프를 비롯해서 프리겸용 헤드폰용 앰프에 이 모노블럭 게인클론 미니 파워앰프가 더해져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좋은 음악에, 아늑한 공간, 내가 만든 앰프

이렇게 음악을 듣다보면 피곤함도 잊을 정도이다.^^

      DIY(오디오…)  |  2007. 2.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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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포스를 내뿜는 다크 싸이도



제목만 거창한 것 같다.

2003년말 와싸다에 있었던 싸이도 스피커 대방출로 인한 강한 펌프에 넘어가 구입한 것인데, 참 유용하게 쓰고 있다. 아담한 크기가 책상에 위에 놓고 쓰기에 딱 좋다.

구입한 싸이도의 가격을 생각하면 거의 모든 단점은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외관! 그릴의 형태랑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밝은 회색 때문에 눈길을 안 주려고 해도 시선이 가서 계속 눈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둠의 세례(?)다. 어둠세례란 단어 때문에 뭔가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풍기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 실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1. 그릴을 위 아래를 바꿔서 장착하고 글씨 방향도 뒤집는다.
2.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그릴을 염색한다.

그릴의 경우 트위터의 위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 뒤집어도 내 귀로는 큰 차이를 인지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뒤집지 않으면 눈에 거슬려서 음악감상을 방해할 정도라 설계자의 의도는 무시하기로 했다.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염색의 경우 완전히 검은 색은 아니고 아주 짙은 회색에 가까운 색이 나는데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하니 보기 좋으니까 순간 음질도 좋아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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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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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블랙은 아닌 다크 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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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싸이도


이렇게 한동안 지났는데 어느 순간부터 소리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은 내부 개조에도 손을 대기로 했다.
내부를 열어 보니 트위터용 음역 제한용으로 바이폴라 전해캐패시퍼 하나가 달랑 달려있었다. PC-SPEAKER.COM에 올라온 싸이도 개조기를 참고하여 네트워크를 다시 짜볼까 생각하다가 번거로워서 그냥 쉽게 할 수 있는 캐패시터 교체만 해보기로 했다.

원래 사용된 전해 캐패시터는 2uF인데 딱맞는 값의 필름 캐패시터가 없어서 2.2uF 필름 캐패시터를 대신 장착해봤는데 어떤 곡에서는 괜찮았지만 다른 어떤 곡에서는 소리의 균형이 깨져서 기본으로 달려있던 전해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위터에 가는 음역의 변화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 캐패시터 값은 2uF 그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딱맞는 용량이 없어서 저렴한 국산 폴리프로필렌 필름 콘덴서 1uF 2개를 병렬연결하여 2uF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균형 잡히면서도 고음이 더 생생한 느낌이 드는 게 좋아졌다.

이렇게 어둠의 세례를 받아 다시 탄생한 다크 사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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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세례도 그릴을 벗기면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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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성으로 유명한 우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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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보다는 좋은 트위터




나름대로는 제법 듣기 괜찮은 소리가 나왔지만 후에 모니터 스피커를 들이면서 책상을 벗어나 이리저리 밀리다가 지금은 세컨드 스피커로 사용되고 있다.


구입 당시 언젠가 이 싸이도 스피커로 5.1채널 룸시어터를 구축하려고 3조(6개)나 샀는데 그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지금도 남은 2조(4개)는 빛 볼날을 기다리며 창고에 처박혀 있다. ㅠ.ㅠ

      DIY(오디오…)  |  2007. 2. 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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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온!

2005년 1월에 만들었던 1.2W의 소출력 미니 스피커 앰프를 소개한다.

삼성의 KA2201이라는 1.2W급 출력의 칩을 사용한 미니앰프이다. 이 KA2201은 TBA820M의 호환칩인데 예전에는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던 칩으로 주로 PC스피커 등에서 자주 쓰이곤 했다..

하스에 2004년에 등록된 이석영님의 소개글(회로 및 자작에 대한 정보 포함)을 보고 만들 생각을 갖고 있다가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의 수가 적은 편인데가 필요한 부품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던 부품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경제적인 부담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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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배선을 위해 90도를 돌려서 배치한 좌측 출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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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퍼!!


이번 앰프는 딱 한 번에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점퍼없이도 충분히 간결하게 배선 작업이 가능했다. 워낙 회로가 단순한하여 단면 PCB에 점퍼나 삼차원 배선을 할 필요도 없었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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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식 바인딩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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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캐패시터는 삼명의 로우임피던스 KX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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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KA2201


케이스는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저금통 케이스를 썼는데 손이 잘 닿지 않는 후면부의 가공이 까다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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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사이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뒤집은 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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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력, 전원단자가 있는 후면


특히 클립식 스피커 바인딩포스트는 기판 고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는데 그것을 장착하기 위한 사각 형태의 절단 작업은 극악의 난이도였다. 만약 이 케이스가 얇은 양철 케이스가 아니었다면 이런 단자 사용 자체를 포기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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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귀여운 앰프

그래도 완성하고 나서 보니 귀여운(?) 모습에 그 고생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KK2201칩의 가격과 회로의 단순함을 감안하지 않아 기본적인 성능은 꽤 마음에 드는 편이다.
물론 소리가 좋다기 보다도 익숙한 소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출력의 경우 1.2W의 소출력임에도 작은 방에서 듣기에 음량면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만드는 재미, 뭔가 완성하며 느끼는 성취감 면에서 나와 같은 초보에게 상당히 추천하고 싶은 앰프다.^^;;


      DIY(오디오…)  |  2007. 2. 19. 13:06




2004년에 만든 볼륨 테스터다. 예전에 앰프에 사용할 볼륨을 고르다가 생각난 김에 만들어 봤다.

구성은 아주 단순한데, '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입력잭과 출력잭, 볼륨핀용 소켓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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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기기 -> 테스터(볼륨) -> 출력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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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테스트 방법은 모노 신호(좌우가 똑같은)를 입력하고 신호경로에 볼륨을 넣은 뒤에 0%에서 100%까지 조절해보면서 좌/우 밸런스나 비정상적으로 동작을 하는 부분의 유무를 직접 느껴보는 것이다.

내 경우는 소스기기에서 모노 신호를 출력할 수 있으며, 이 볼륨 테스터기를 간이 패시브 프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스테레오로 구성했다. 만약 출력방식이 스테레오로 고정된 소스기기라면 테스터기의 입력잭 부분을 모노로 만들어서 좌우에 같은 신호가 입력되게 하는 것이 테스트 하기에 더 편할 것이다.

사실 전적으로 귀에 의존하는 방식이라 정밀한 테스트는 불가능하다. 좌/우의 구체적인 저항값을 측정해서 비교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하자면 만들기도 어렵고 측정해보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직접 테스트했을 때 좌우밸런스가 심하게 맞지 않거나 불량인 볼륨은 금방 골라낼 수 있었다. 간이 볼륨 테스터에서 청감상 확실하게 느껴지는 문제가 없는 볼륨이라면 실제 앰프에서 그 볼륨을 사용해도 비슷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볼륨핀용 소켓을 보면 알겠지만 테스트할 수 있는 볼륨은 일빈적인 깡통 볼륨과 미니 볼륨이다. 보다 크기가 큰 알프스 블루벨벳 같은 볼륨도 대응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알프스 블루벨벳마저 테스트하다가 좌/우 밸런스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게 되면 그 좌절감이 배가 되리라는 생각에 위의 2종류만 되게 했다. 그리고 테스트의 필요를 느끼는 것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런 종류의 볼륨이 아닐까 생각한다.

테스트 결과 상당수의 볼륨이 0%에서 15%구간에서의 좌/우 밸런스가 크게 무너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어느정도 음량을 키우면 사람의 귀에서 그 차이를 쉽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애용했던 알프스 미니 볼륨도 일부 좌/우 밸런스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앰프 만들 때는 부품 선별, 그 중에서도 볼륨의 선별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DIY(오디오…)  |  2007. 1. 8. 03:49




USB Audio DAC(PCM2704) - COSDAC V2

USB Audio DAC(PCM2704) - COSDAC V2


작년 11월 말에 COSDAC V2를 완성했는데 이제야 포스팅한다.

COSDAC V2와의 만남

COSDAC V2는 PCM2704칩을 사용한 USB 사운드카드-엄밀히 이야기하면 USB Audio DAC(이하 USB DAC)이다. 'COSDAC V2'라는 이름은 정호윤님 PCB를 설계하면서 붙인 것이다. PCB 공제 + 부품 공구 때 워낙 인기가 높아서 순식간에 2차 공구까지 종료되었던 터라 나는 공제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정호윤님이 선물로 이 공제가 마무리 된 후 남은 PCB를 하스의 회원분들에게 정말 저렴한 가격에 나눠주시고 엄수호님이 맡아서 공구를 진행해주신 덕분에 COSDAC V2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COSDAC V2의 특징

전에 만들었던 PCM2902와 이번 COSDAC V2의 PCM2704의 근본적인 차이는 CODEC인가 DAC인가의 차이다. PCM2902는 CODEC으로 ADC와 DAC가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PCM2704는 ADC 없이 DAC만 있다. 물론 그대신 PCM2704는 스펙(음질?)이 좀 더 좋고, Low Pass Filter(이하 LPF)가 내장되어 있다.

COSDAC V2 회로

COSDAC V2 회로

COSDAC V2의 회로는 위의 회로를 기본으로 하고, 디지털(S/PDIF) 신호 출력 부분에 보다 정교한 신호를 출력하기 위해 74HCU04를 사용한 출력회로가 추가되어 있다.

위 회로의 출력단을 보면 현재 TI 홈페이지에 등록된 데이터시트의 기본회로와 다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정호윤님이 참고한 데이터시트가 2003년 6월 버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필요에 의해 바뀌었으리라 추정되는 데이터시트의 변경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현재 PCB로는 바뀐 설정을 그대로 적용하기가 번거로워 기존 데이터시트 설명에 따라 만들었다.


만들기

엄수호님의 도움으로 74HCU04가 PCB와 함게 제공되어서 특별히 구하기 어려운 부품은 없었다. 가지고 있지 않은 일부 저항과 코일, 캐패시터는 전자부품 온라인샵으로 유명한 IC114에서 모두 구할 수 있었다.

가급적이면 가지고 있는 부품을 쓰느라 PCB에 맞지 않는 것을 넣느라 좀 빡빡해 보인다.

PCM2704

PCM2704

납땜하는데 좀 애먹었던 PCM2704이다.
예전에 같은 크기의 칩인 PCM2902를 몇 번 만져봤지만 촘촘한 핀 간격은 매번 적응이 되지 않는다.

칼팁-하코 인두 호환 국산 칼팁을 썼는데 가격에 비해 쓸만하다. PCM2704는 핀 간격이 좁아서 뭉친 부분이 좀 있오 솔더윅으로 해결했는데, 74HCU04는 플럭스 살짝 바르고 쓱~훑고 지나가니까 쉽게 잘 되었다.
74HCU04

74HCU04


플럭스로 인한 오작동 사례를 여러 번 봤기 때문에 무세척 플럭스를 사용했고, 만약을 대비해 플럭스 제거도 추가로 해주었다. 덕분에 한 번에 작동에 성공한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커플링 캐패시터는 오스콘 SG이다. 커플링에 따라 소리의 색이 다르는 보고를 많이 접해서 내가 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좋은 캐패시터을 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납땜은 냉땜 방지를 위해서 2번 했다. 전에 PPA 만들면서 냉땜에 고생한 적이 있어서... 부품 고정을 위해 1번, 리드 잘라내고 또 1번 하는데 덕분에 모양도 좀 둥글게 나오는 것 같다.

SMD 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플럭스를 쓰지 않았지만, 땜납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플럭스가 PCB 뒷면에 남아 있는 것이 지저분해 보여서 플럭스를 제거했다. 기분도 덩달아 깔끔해지는 것 같다.^^;


감상

PCM2902와는 달리 PCM2704는 칩 내부에 LPF가 내장되어 있어서 이어폰을 직결했을 때도 어느 정도 음량 확보가 되어 들어줄만하다. 물론 소리도 좋다.

하지만 PC 전원의 잡음에 좀 민감한 것이 아쉽다. AMD Sempron CPU 사용하고 있는데 CPU의 절전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노이즈가 낀다. 절전기능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전에 만들었던 USB CODEC(PCM2902)은 앰프의 볼륨을 최대로 했을 때 그 노이즈가 느껴졌는데, COSDAC V2(PCM2704)는 50~60% 정도의 불륨에서 느껴졌다. 절전기능을 비활성화 상태에서는 COSDAC V2도 앰프의 최대 볼륨 근처에서 그 노이즈가 느껴진다. 스펙은 PCM2902보다 PCM2704가 더 좋기 때문에 단순히 둘의 스펙 차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두 USB DAC의 회로상의 차이를 봤을 때 COSDAC에서는 디지털부와 아나로그부의 접지가 격리되지 않았고 PCM2902 USB 코덱은 두 접지가 격리되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깔끔한 소리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외부전원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케이스는?

케이스는 따로 만들지 않았는데 김상록님이 특별제작해주신 SKEL6120 케이스에 넣을 계획이다. 하스에서 김상록님이 COSDAC V2용으로 멋진 케이스를 공제하시는 바람에 몇 번이나 신청할까 고민을 했지만 SKEL6120 케이스 때문에 버티기로 했다.^^;;

외부전원으로 작동되는 COSDAC V2에 SKEL6120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려 음악들을 날을 기대해 본다.

      DIY(오디오…)  |  2007. 1. 7. 17:14




2004년에 만든 USB Audio 코덱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만든 것이 이것이다.


계기

2005년초부터 부품만 책상위 펼쳐놓고 있다가 방정리를 하기 위해서 집중해서 이틀만에 뚝딱 만들었다.
내 성격상 뭔가 시작하면 필요한 것들이 손을 뻗어 닫는 범위 안에 펼쳐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별려놓은 일을 빨리 끝내거나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구상 및 만들기

내부

단전원 저전압 구동 헤드폰 앰프 내장, 볼륨 장착, 쓰기 불편한 아날로그 입력은 생략, 디지털 신호(S/PDIF) 단자는 역시 점퍼로 입/출력을 선택하기로 했다.

단전원 저전압 구동의 헤드폰 앰프부

헤드폰 앰프는 2.5V~6V 단전원에서 작동되는데 5V 구동 32옴 부하에서 50mW의 출력을, 3.3V 구동 32옴 부하에서 35mW의 출력을 낸다고 한다. 구동전압을 5V로 할까 3.3V로 할까를 놓고 고민했는데 3.3V가 정전압이며, 총 하모니 왜곡 + 노이즈(THD+N) 특성에서 3.3V 구동이 나은 면모를 보여 3.3V로 결정했다.

하나뿐인 점퍼

배선도 그리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특히 점퍼를 줄이는데 주력했다.(점퍼를 줄이는데 이상하게 집착하는데 거기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나름대로 공들인 배선작업

이 녀석은 어느정도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작동하면 선물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납땜과 케이스 가공에 신경을 썼다.

변환기판들의 압박

역시 난관은 변환기판이었는데 이번에도 약간의 희생이 있었다. SMD칩인 PCM2902의 좁은 핀간격의 압박은 언제 겪어도 엄청나다. 변환기판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기판의 폭을 좀 넓게 잡고 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


테스트

항상 주의하는 부분은 출력단에서 검출되는 DC이다. 아직까지 DC로 인해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손상된 적은 없으나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만들고 난 뒤에는 꼭 DC가 얼마나 검출되는지 체크한다. 더군다나 이번 USB 코덱에는 헤드폰 앰프를 추가했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니...

납땜을 끝내고 테스트해보니 2V에 육박하는 DC가 검출되었다. 만능기판의 신호부를 디지털 멀티미터(DMM)로 출력단에서부터 거꾸로 체크해보니 헤드폰 앰프를 거친 이후로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배선도를 회로도와 비교하면서 세심히 검토한 결과 내가 잘못 연결한 부분이 있음을 알았다. 급히 수정하고 다시 DC 테스트해보니 이번에는 정상이었다.^^


감상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음악을 들어봤다.

이번 USB 코덱은 소리의 찢어짐이나 갈라짐 없이 깨끗하고 힘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추가한 헤드폰 앰프 덕분이었다. 3.3V의 저전압 구동인데도 생각보다 출력이 괜찮고 소리도 꽤 괜찮게 들렸다.

지난 번에 만든 USB 코덱도 그랬지만 이번 것도 깔끔하지만 너무 날카롭지 않은 그런 소리이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화이트 노이즈가 볼륨의 전 영역에서 감지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덧붙여서 내 HFi-650 헤드폰과의 궁합이 상당히 좋다.^^

만들고 나서 이성적으로 냉철히 생각해보면 옵토플레이랑 비슷한 구성이니까 담부턴 그냥 중고 옵토플레이를 사자인데, 기분은 "이렇게 한 번 정도는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다.(하지만 그 이상은 좀...ㅡ.ㅡ;;)



보너스: 실체배선도^^

실체배선도(용량 표시)

실체배선도

하스의 황용근님이 배선도 공개를 요청해서 실체배선도를 새로 만들었다. 이번에 만든 USB코덱의 실체배선도는 칩 콘덴서를 사용하는 것이고 구하기 쉽지 않은 전용 헤드폰 앰프 칩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공개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칩 콘덴서 대신에 다루기 쉬운 래디얼 타입의 콘덴서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번 실체배선도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수정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실비아 케이스에 딱 맞게 들어가는 사이즈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둥근 배선은 기판 위로 배선작업을 하는 것-점퍼 와이어로 대채해도 무방하다-이고, 디지털 입/출력은 점퍼를 통해 선택하게 했고, 디지털 신호 경로의 비드는 생략해도 되며 점퍼 와이어를 사용할 경우 기판을 가로질러 바로 디지털 출력단자로 연결해주는 것이 좋다.

Low Pass Filter나 헤드폰 앰프부는 배선도에서 비워두었는데, 부피가 큰 부품을 쓸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공간을 할애했다. 만약 별도의 앰프를 같이 사용한다면 생략하는 것이 음질상 좋을 것이고, 따로 앰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취향에 맞는 Low Pass Filter나 헤드폰 앰프부를 구성하면 된다. 단전원 저전압 구동 필터나 헤드폰 앰프면 무방할 것이다.


기본 회로는 Ukram Data의 USB DAC 프로젝트인 PCM2902 USB DAC/ADC에 소개된 것이다.

Ukram Data의 회로

Ukram Data의 PCM2902 USB DAC/ADC 회로

USB 코덱칩 PCM2902의 데이터시트의 기본 회로와 큰 차이는 없으나 시그널(아날로그) 그라운드와 USB(디지털) 그라운드를 격리(isolation)하여 그라운드간의 전위차에 의해 발생하는 노이즈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Low Pass Filter는 아래 회로를 참고하라.

Low Pass Filter가 들어간 회로

출처: TiDEM-PCM2900/2902 EVM User Guides Abstract


헤드폰앰프칩 TDA1308을 이용한 단전원 구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TDA1308 데이터시트

단전원 저전압 구동 헤드폰 앰프는 디바이스 마트를 통해 구하기 쉽고 저렴하며 성능이 좋은 TDA1308 칩을 추천한다.

위 회로는 반전입력 회로로 증폭률이 1인 회로로 증폭률이 크지 않으므로 더 높은 증폭률이 필요하다면 피드백저항값을 좀 올려서 게인을 높게 잡으면 될 것이다.

반전입력에서 증폭률은 입력저항과 피드벡저항의 결정되는데 다음의 공식과 같다.
증폭률=피드백저항값/입력저항값

첨부한 회로에서 입력저항은 Vin-(2번, 6번핀)에 연결되는 저항이고, 피드백저항은 Vin-(2번, 6번핀)과 Vout(1번, 7번핀) 사이에 연결되는 저항이다.

      DIY(오디오…)  |  2007. 1. 6. 13:02




계기

2004년 봄에 학교 선배에게 노트북과 함께 쓸 수 있게 만든 헤드폰 앰프(SHA, Sol Headphone Amp)를 선물한 적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때 받은 평가는 "노트북 내장 사운드의 출력만으로도 음량확보에는 충분하고 근본적인 음질의 한계 때문에 굳이 앰프를 쓸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였다. 그때 선배가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차라리 노트북에서 쓸 수 있는 고음질의 사운드 카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냐는 것이었다. 가능하다면 헤드폰 앰프도 추가해서 말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 생각한 것이 USB DAC이었다. 하지만 일단 중요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고, 구한다 하더라도 납땜이 수월하지 않은 SMD 부품이 있으며, 무엇보다 시중에 비슷한 컨셉의 제품-오디오트랙의 옵토플레이 등-이 적당한 가격에 나와있다는 것 때문에 만들기도 어렵고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답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 역시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에 부품만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생각은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만 하고 넘어갔는데 그해 9월 즈음 선배가 필요한 부품을 구해주었다. 그 바람에 결국 앞서 내렸던 이성적인 판단을 외면한 채 USB Audio CODEC을 만들게 되었다.

완성한 USB Audio CODEC(PCM2902)

완성한 USB Audio CODEC(PCM2902)



회로

회로는 Ukram Data의 USB DAC 프로젝트인 PCM2902 USB DAC/ADC에 소개된 것을 사용했다. 내가 처음으로 USB DAC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곳이기도 하고, 상당히 간결한(?) 회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TI의 회로도

데이터시트의 기본 회로도


Ukram Data의 회로

Ukram Data의 PCM2902 USB DAC/ADC 회로

USB 코덱칩인 PCM2902의 데이터시트의 기본 회로와 큰 차이는 없으나 시그널(아날로그) 그라운드와 USB(디지털) 그라운드를 격리(isolation) 시켰고, LPF(Low Pass Filter)나 앰프가 생략되었다.

PC와 사운드 카드의 그라운드를 격리시킴으로써 그라운드간 전위차에 의해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PCM2902의 아날로그 부와 디지털 부사이에는 약 10 mV의 전위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10옴 저항을 사용해 격리시켜준다.


제작

당초의 생각은 작고 가볍게-휴대하기 편하게 만들자였는데 적당한 케이스를 찾기 어려워 실비아 케이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입출력 단자 및 전원스위치와 LED


코덱이라 입/출력이 지원되기 때문에 아날로그 입/출력 스테레오 단자를 갖추고, 디지털 입/출력은 사용빈도가 낮을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단자에 점퍼로 입/출력을 설정할 수 있게 하고, 휴대용으로 쓸 예정인 만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전원 온/오프 스위치를 넣었다.

내부


남는 공간에는 전원 보강용으로 전해 캐패시터와 세라믹, 필름 캐패시터를 추가했다.

부품은 구하기 쉬운 일반적인 것이며, 가지고 있던 것만을 사용했는데, 그 때문에 12Mhz 발진소자를 크리스탈로 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크리스탈보다 정밀도가 떨어지는 세라믹 진동자로 했다. 물론 세라믹 진동자의 그런 단점을 감수한 까닭은 세라믹 진동자에 대한 호기심이 낮은 정밀도로 인한 꺼려짐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내부

내부, 자작한 PCM2902용 변환기판


PCM2902는 SMD 칩이라 만능기판에 바로 부착하기 어려워 SME 교역의 특수 코팅 배선용 점프 와이어를 이용해 변환기판을 직접 만들었다. 칩의 핀 간격이 워낙 좁아서 변환기판 만들다가 몇 개의 칩이 희생되었다.

배선작업

최대한 점퍼를 줄이고자 했으나 3개의 점퍼는 어쩔 수 없었다.(이상하게 배선도 그리면서 점퍼를 줄이는 배치를 구상하는데 열중하게 된다.^^;;)

여유 있을 때마다 조금씩 그리고 느긋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실체 배선도 그리는 기간을 포함하여 케이스 완성까지 한 달여거 걸렸다.


감상

전원 온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테스트하는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출력이 너무 약하다!"였다. USB DAC에 바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면 소리가 찢어지고 갈라지는 것이... 도저히 들을 수가 없었다. USB 버스 파워(5V)를 3.3V로 정전압화해서 작동시켰기 때문에 출력에 많은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망연자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당황한 마음을 추스리고 아무 앰프나 연결해서 사용해보니까 그제서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왔다.

음질은 옵토플레이를 비교 대상으로 놓았을 때 그만큼 선명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깔끔하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이 없어서 듣기에는 더 편하고 좋은 것 같았다.

그 외에 옵토보다 더 안정적으로 동작한는 것이 기특했다. 옵토의 경우 USB 컨트롤러를 가리기도 하고 굉음이 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 USB 코덱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별 탈 없이 작동되고 있다.

약간 기대를 했던 아날로그 입력(ADC)은 녹음하면서 모니터링이 되지않아 괜히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불편했다.

처음에는 완성하고 나니까 뿌듯하긴 한데,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치가 충족되지 않아 괜한 고생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만드는 재미가 있었으니 그것에 의미를 둔다. 만약 다음에 또 USB DAC을 만들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출력을 보강하기 위해 꼭 헤드폰 앰프나 LPF를 추가하기로 다짐하며 안타까움을 달랬다.


휴대용으로 계획했지만 출력이 약해서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그냥 거치형(?) 메인 사운드카드로 쓰고 있다. 프리와 파워앰프와 연결해서 쓰면 출력이 약한 점을 신경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케이스가 실비아라는 점이 좀 아쉬운데, 이렇게 거치형으로 쓸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다른 케이스를 사용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DIY(오디오…)  |  2007. 1. 5. 17:42




완성한 HD 600용 케이블 Ⅱ

완성한 HD 600용 케이블 Ⅱ


두 번째 케이블 제작의 계기

전에 Sennheiser HD 600의 번들 케이블이 단선되어 그 기회에 별도의 전용 케이블을 만들었는데 그 무게와 두꺼움, 뻣뻣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새로운 케이블을 만들기가 번거로워 아쉬움을 달래며 그 불편함을 감내하기만 했는데 어느 날 귀찮음을 무릅쓰고 새로운 케이블을 만들게 되는 하나의 계기가 생겼다. 하스의 김상록님이 HD 600 핀 커넥터 몸통 용 형틀을 만들었으며, 내게 단자처리를 해주시겠다고 한 것이다.

솔직히 글루건으로 핀 커넥터 몸통을 만든 것에 불만은 없었지만 사용한 케이블의 무게와 굵은 두께, 뻣뻣함 때문에 이 기회에 새로 케이블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물론 형틀을 이용한 커넥터 몸통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했다.


재료의 선택

HD 600용 케이블 만들기에서 가벼운 케이블에 대한 접근 방식은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하스의 최한솔님이 제안한 방식으로 4심 마이크 케이블의 외피를 벗겨 무게를 줄이고 익스펜더를 입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가벼운 4심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것은 두 번째 방식으로 꼭 4심 마이크 케이블을 사용해야한다는 인식만 바꾸면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가볍고 얇으며 부드러운 재질의 4심 선재를 찾고자 했으나 아쉽게도 그런 선재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 선재가 유무를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었지만 바빴던 때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가볍고 얇은 4심 선재를 택했는데, 벨덴 8723이 그것이다. 구체적인 스펙을 염두에 두고 고른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오디오용으로 제작된 선재이며, 주석도금 된 구리 전도체와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절연체, 트위스트된 페어 구조, 페어별로 차페율이 100%인 독립된 실드를 갖췄고, 상대적으로 다른 4심 선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페어별로 독립된 실드를 갖추고 있어 HD 600 같이 좌우로 선이 나눠지는 헤드폰에서 실드를 핀 커넥터 부위까지 입힐 수 있는 점은 하나의 실드만을 갖고 있는 다른 보통의 4심 선재에 비해서 큰 장점이다. 일반적인 4심 마이크 케이블을 이용해 헤드폰 케이블을 만들 경우 선이 나눠지는 부분부터 좌/우의 커넥터까지의 실드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실드가 고정배선용 선재에서 주로 사용되는 랩(Foil) 방식이라서 유연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는데, 그로 인한 뻣뻣함이 이 선재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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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레오 플러그는 선재가 얇은 터라 55밀리가 아닌 35밀리 짜리를 썼다. 금도금된 대만산 플러그인데 선재 고정용 스프링 부분의 내경이 좁다는 것 외에 큰 불만은 없다.

익스펜더는 케이블의 외피의 색-약간 짙은 회색이 맘에 안 들어 씌웠다. 케이블 외피에 먼지가 달라붙거나 때 타는 것을 피하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이다.ㅋㅋ

땜납은 WBT 은납을 사용했다.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만 소모되는 땜납의 양이 많지 않고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에 썼다.


만들기

선재는 2조 페어선으로 분리되어 있고 각기 별로 독립된 실드를 갖추고 있어 실드를 핀 커넥터 부위 끝까지 씌워 주었다.

익스펜더를 입힐 때 대만산 플러그의 선재 휨 방지용 스프링 부분의 내경이 좁아서 좀 고생했다. 맨 선재만으론는 여유로웠는데 익스펜더를 입히니까 집어 넣기가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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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플러그에 선재를 납땜할 때 플러그 몸통을 미리 넣고 작업하지 않았고 다 납땜한 뒤에야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ㅠ.ㅠ 눈물을 머금고 선재를 잘라내고 몸통을 먼저 넣은 뒤에 다시 납땜했다. 케이블 작업할 땐 수축 튜브나 플러그 몸통을 꼭 먼저 넣은 뒤에 작업해야 한다. 작업 다 해놓고 알게 되면 정신적인 타격이 크다.

핀 부분을 납땜할 때 왼쪽 커넥터의 접지 핀쪽이 아주 약간 짧게 납땜되었는데 이 부분은 단자처리할 때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범위라 생각되어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나중에 이 때의 안이함에 대한 대가를 크게 치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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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나눠지는 부분은 보형물을 추가하여 서로 가까이 붙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케이블을 하스의 김상록님이 커넥터 몸통을 만들어 주셨다. 내가 전에 만들었던 커넥터 몸통은 헤드폰을 직접 형틀로 하고 글루건을 재료로 하는 방식, 즉 HD 600의 연결 부위에 녹인 글루건을 집어 넣은 후 굳은 뒤에 빼내는 방법이었다. 김상록님의 방법은 더 진보한 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자동차용 레진을 이용해 적접 형틀을 제작하고 거기에 플라스틱 퍼티를 넣어서 굳혀 몸통을 만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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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퍼티의 원래 색은 짙은 하늘색인데, 김상록님이 페인트를 발라 색을 입혀놓으셨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하지만 HD 600 케이블을 직접 제작해본 사람이라면 이 감동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최문협님의 핀 제작부터 김상록님의 커넥터 몸통제작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뤄진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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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굳힌 것이라 그런지 상당히 딱딱해서 그 견고한 느낌이 말랑말랑한 글루건과는 비교가 힘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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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번들 케이블처럼 HD 600과 잘 어울린다.


약간의 문제점과 해결방법

이제 끝났다고 마냥 좋아했는데 케이블을 사용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오른쪽 커넥터 몸통의 선재 고정 부위가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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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티가 선재에 얇게 입혀진 부분이 케이블의 뒤틀림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도 몸통을 굳히는 과정에서 선재가 중심을 약간 이탈한 상태에 있어 한쪽에 퍼티가 얇게 입혀졌을 것이라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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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글루건을 이용해 보강해주기로 했다. 만만한 것이 글루건이다.^^;; 깨진 것은 오른쪽뿐이었지만 왼쪽도 만약을 대비해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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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역시 수축 튜브다. 커넥터 작어을 하기 전에 수축 튜브를 끼워 놓았다면 편했을 텐데, 사후에 입히느라 수축 튜브를 한참 늘린 뒤에야 간신히 입힐 수 있었다. 만약을 대비해 2번 입혀 주었다.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 같았다. 하지만 쓰다가 다른 문제를 발견했는데, 왼쪽이 가끔 소리가 안 나오거나 왼쪽 커넥터가 잘 빠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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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은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저렇게 핀이 한쪽에 치우치고 기울어진 상태였다. 김상록님이 공들여 작업해주신 커넥터 몸통이라 재작업하기가 아깝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갈까도 생각해봤지만 불편함을 참을 수 없어 다시 손을 보기로 했다.

또 다시 김상록님께 부탁드려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한 쪽만이라면 손 쉽게 고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커넥터를 부숴 보니 왜 핀이 기울었는지 알 수가 있었는데, 케이블 제작하면서 핀에 납땜을 할 때 접지쪽 핀에 납땜한 선이 시그널 쪽에 비해서 약간 짥게 된 것 때문이었다. ㅠ.ㅠ
 
결국 다시 한 번 글루건 신공(?)을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전처럼 헤드폰의 커넥터 장착 부위에 글루건을 넣어 굳히는 방식이 아니라 HD 600에 장착되는 핀 간격을 유지한 상태에서 글루건을 조금씩 덧붙이고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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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건을 덧붙이고 굳힌 뒤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한 끝에 성형(?)을 완료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전에 했던 방식보다는 편한 것 같다.

글루건이 말랑말랑한 재질이라 강도나 경도면에서 불안해서 수축 튜브를 입혀주었더니 일반적인 사용에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아쉬운 점은 이번에도 수축 튜브를 미리 끼워놓지 않아서 짧게 2번 나눠서 입히는 바람에 깔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써 Sennheiser HD 600 용 두 번째 케이블 작업이 완료(?)되었다. 물론 나중에 어떤 계기가 있다면 그때는 좀 더 깔끔하게 마무리할 생각은 갖고 있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지금 당장은 더이상 손대지 않으려고 한다. 귀찮기도 하고.^^;

이제는 음악 듣는데 더 집중해야지.^^

      DIY(오디오…)  |  2006. 12. 28. 13:35




얼마 전에 올린 글 '중국제 저가형 디지털 테스터(멀티미터)의 한계'에서 언급했듯이 가지고 있는 중국제 디지털 멀티미터(이하 DMM)가 정상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지금까지처럼 저렴한 중국제 DMM을 사서 쓰다가 이상해질 때마다 버리고 새것을 살 것인가 아니면 돈 좀 모아서 나중에라도 이름 있는 제품을 하나 장만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같은 내용의 글을 헤드폰 앰프 자작 커뮤니티인 '하스'에 올렸는데 여러 고수들의 조언을 검토한 결과 중국산이 아니며 DMM으로 유명한 회사의 제품을 사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0점 조정이 되는 것으로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렸어도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는 그대로였다. 내 경제적인 형편으로는 유명 브랜드의 새로운-그리고 값 비싼 DMM을 장만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데 상당히 오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길을 돌린 것이 유명 회사의 중고 제품이다. 국내의 중고 계측기 장터 사이트들을 검색해본 결과 내 형편에서 지를 수 있는 2가지 DMM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FLUKE사의 8050A이고 다른 하나는 ED사의 EDM-4750이 그것이다. 8050A는 계측기로 유명한 회사인 FLUKE의 DMM이지만 내가 구입하려는 매물의 경우 전류측정용 단자가 없어 전류측정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고, EDM-4750은 국산이며 전류측정이 되고 영점 조정도 지원되는 장점이 있었다. 둘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비록 영점 조정은 되지 않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FLUKE의 DMM을 직접 써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결국 8050A를 선택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제품과 첫 대면했을 때의 받은 인상은 "골동품 같네  제대로 동작할까?"였다. 그리고 중고라 테스트 리드가 없었는데 다행이도 전에 쓰던 MASTECH의 MAS830 용 리드가 호환되었다.^^


거치형 DMM

워낙 오래 전에 출시된 제품이라 나이로 따지만 나보다도 한 살이 많은데, 다행히도 대부분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어 안심할 수 있었다. DMM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심해져서 오래된 것은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간단히 전압, 저항을 측정해본 결과 내가 쓰기에는 별도의 재조정 작업 없이도 쓸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쇼트시켰을 때의 측정된 저항값

쇼트시켰을 때 2.2옴 정도가 나왔는데, 테스트 리드의 저항값에 세월에 따른 오차가 혼재된 결과일 것이다.


세밀한 측정 범위


푸쉬 버튼으로 이뤄진 상당히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류 측정 단자의 부재

이 8050A에서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전류 측정용 단자가 없다는 점이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전류 측정용 퓨즈 홀더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점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사기 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구매한 것이지만 텅 빈 저 부분을 보면 허전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스펙

전에 쓰던 DMM에 비하면 상당히 정밀하다. 특히 AC 전압 측정부분은 비교가 안 될 정도이다.


실제 사용 모습

거치형이지만 보기보다 가벼워 주로 이렇게 놓고 쓴다. 전원코드를 연결해서 써야 한다는 점과 큰 부피는 소형 DMM에 비해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다.


이 DMM 8050A로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예전에 만들었던 SHHA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DMM의 한계로 최후에는 귀로 들으면서 밸런스 조정을 했는데 나중에 동생에게 오른쪽이 좀 크다는 지적을 받고 말았다. 전에 사용했던 DMM에선 최소단위가 200V 여서 제대로 된 측정이 어려웠는데, 8050A는 AC 전압 측정 범위가 상당히 세밀하게 나눠져 있어 2V로 맞추고 측정하여 양쪽을 거의 비슷한 레벨로 맞출 수 있었다. 밸런스 조정 뒤에는 음악에 대한 몰입도가 확실히 전보다 더 높아지는 졌는데, FLUKE 8050A를 장만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참 오래된 제품이라 FLUKE 홈페이지에서는 8050A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지 못했는데, 구글을 통해 제품 매뉴얼을 구할 수 있었다. 매뉴얼을 보니 보기보다 많은 기능을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압, 전류, 저항 측정 외에도 dB, Conductance, Diode 측정 등을 지원한다.
혹시 같은 기종을 갖고 있고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다음 매뉴얼을 참고하라.

Fluke 8050A 매뉴얼 보기 (출처: https://www.grimcomp.com/download/fluke/8050a)



중국산 저가형 DMM을 쓰고 있다면 이렇게 유명회사의 쓸만하면서 저렴한 중고 거치형 DMM을 하나 장만해서 같이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중고 거치형 DMM 하나만 가지고 쓰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할 것 같다. 부피도 크고 배터리 미지원 기종은 전원코드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관심있는 사람은 중고 계측기 장터를 뒤져보라!!

참고: 소리전자의 중고 계측기 장터 게시판

      DIY(오디오…)  |  2006. 12. 24. 06:57




딱 2가지밖에 안 써봤지만 2개 모두 1년 정도 지나면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부분이 생겼다. 모든 기능이 안 되는 것은 아니고 미세한 전압값이나 저항값을 측정하는 부분이 먹통이 된다. 내장된 9V 베터리의 잔량이 부족해서 그런가 했는데 교체해줘도 그대로다. ㅠ.ㅠ

쇼트(!)시켰을 때의 측정값


사진을 보시고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쇼트시킨 상태이다. 즉 0옴인 상태인데 저항값이 저렇게 출력된다. 그것도 일정한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것처럼 계속 변한다.

덕분에 자작 앰프의 출력단의 DC검출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2V나 200mV로 맞추면 앰프의 출력부에 테스터의 핀을 연결하던 하지 않던 숫자가 마구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0V로 맞추면 앰프에 심각한 이상이 있어 100mv를 넘지 않은 이상 0V로 표시된다.

처음에는 DT-830B(사진 중 왼쪽)를 구입해 썼는데 1년 정도 지나니까 위와 같은 증상을 보였다. 부품의 페어매칭이 필요한 앰프를 만들 때였는데 그렇게 되어 좀 고생했다. IC가 이상한 줄 알고 마구 바꿨는데 테스터가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구한 것이 MASTECH의 MAS830(사진 중 오른쪽)이다. 처음에는 잘 작동했는데 이 테스터 역시 1년 정도 지나니까 마찬가지의 증상을 보인다. 근데 이 MAS830은 DT-830B보다 한 술 더 떠서 저항 측정 한계값을 200옴에 맞춰놓으면 저항값이 측정이 아예 안 된다.

처음 자작을 시작할 때는 맛만 보고 바로 발을 뺄 생각으로 저가형 테스터를 샀는데, 그런 선택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 같다. 고수들이 좋은 테스터를 쓰는 이유가 이것일까?

그냥 지금까지처럼 저렴한 중국제 테스터를 사서 쓰다가 이상해질 때마다 버리고 새것-마찬가지로 저가형 중국한 테스터를 살지, 아니면 돈 좀 모아서 나중에라도 이름있는 제품을 하나 장만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DIY(오디오…)  |  2006. 11. 29. 23:47




개인적으로 오디오를 즐기면서 케이블에 많이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오디오 실용론을 깊이 신봉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하건데 케이블을 바꿨을 때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값비싼 케이블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하고, 여유가 있어도 오디오 케이블이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이러한 취향에는 기본적으로 나의 청각과 소리의 평가과정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다. 소리의 평가가 몸의 상태나 기분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는 점과 청각 그 자체로 평가하기 보다는 다른 정보-케이블의 외양이나 구조나 심선의 두께, 재질, 브랜드 혹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가격대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아가며 평가를 한다는 점을 스스로 의식하기 때문에 케이블에 대한 각종 찬사나 화려한 스펙, 계측기로 측정한 결과 등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케이블에 무관심하지는 않은데 오디오 마니아처럼 케이블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뿐 액세서리로 관심은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나의 관심은 케이블 바꿈질이 아니라 기존에 쓰던 케이블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보다 믿음을 주는 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표출된다.

지금 소개하는 HD 600 용 케이블도 이러한 맥락에서 만들게 되었다. HD 600의 번들 케이블의 오른쪽이 어느날 갑자기 단선된 것이다. 그것도 선의 중간 부위가 끊긴 것이 아니라 핀커넥터 근처가 단선되어 고치기가 좀 난감했다. 그래서 케이블을 아예 새로 만들어 버렸다.

완성한 HD 600용 케이블

완성한 HD 600용 케이블



HD 600용 케이블 제작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핀 커넥터는 전에 하스(헤드폰 앰프 스테이션)의 회원인 최문협님에게 선물로 받았다. 아마 이것이 없었다면 새로 만드는 것 자체를 생각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HD 600 핀 커넥터

HD 600용 핀 커넥터

핀 커넥터는 황동 재질에 니켈+금도금 되었다. 얼핏 보면 같은 핀으로 보이지만 윗쪽의 굵은 핀은 접지용이고, 아랫쪽의 얇은 핀은 신호용으로 구분된다. 국내의 케이블 업체인 '마이 케이블'에서 전에 이런 핀을 만들고자 시도했다가 너무 핀의 두께가 얇아 포기했다고 하는데, 업체에서도 포기한 핀 제작을 이렇게 해낸 최문협님의 대단한 노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다음으로 중요한 선재는 벨덴 1192A를 사용했다. 쿼드스타 구조의 4심선과 PE(폴리 에틸렌) 절연체, 주석도금된 실드, PVC 외피의 이 선재는 마이크 케이블용으로 주로 쓰이며 전반적으로 평이 좋다. 처음에는 카나레 L-4E6ATG과 벨덴 1192A를 놓고 고민했는데, L-4E6ATG는 선재가 무척 부드러운 점이 마음에 들었지만 외피가 두꺼워 1192A보다 무거워 망설여졌고, 1192A는 상대적으로 좀 뻣뻣한 느낌이 들었지만 외피가 얇아 가벼웠기 때문에 1192A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뉴트릭 55 스테레오 플러그

뉴트릭 55 스테레오 플러그

55 스테레오 플러그는 뉴트릭 단자(블랙)를 썼다. 금도금된 다른 플러그도 있었지만 뉴트릭이란 브랜드의 신뢰도와 검은색이 선택의 주요인이다.

익스펜더는 케이블 외피에 먼지가 달라붙거나 때 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씌웠다.

땜납도 신경을 써서 카다스 은납을 사용했다. 체감할 수 있는 향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양이 소모되는 작업이 아닌데다 심리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기에 과감히 투입했다.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핀이 헤드폰에 장착되고 나면 걸려서 잘 빠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납땜한 선재가 핀을 끼우고 빼다가 여러 번 끊어져 버렸다. 그래서 핀의 끝 부분의 볼록한 부분을 사포로 핀 장착 시 어느정도 걸리면서도 보다 수월히 착탈가능할 정도로 살짝 갈아버렸다.

내가 만든 완성한 HD 600용 케이블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핀에 직접 심선을 연결한 것과 직접 만든 핀 부분의 몸통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대부분 완성한 HD 600용 자작 케이블은 기존의 번들 케이블의 핀 단자 부분을 그대로 사용하여 기존의 선에 새로운 선을 잇는 방식으로 만들어졌거나, 예전에 '마이케이블'이란 케이블 업체에서 HD 600용 케이블을 개조한 것처럼 핀에 직접 심선을 연결하고 수축튜브를 여러 겹으로 감싸는 식으로 몸통을 대체한 것이다. 전자는 선재를 완전히 교체하지 않고 기존의 선에 잇기 때문에 기분상 찝찝하고, 후자는 잦은 착탈 시 자주 몸통 부분의 선이 끊어지거나 납땜 부분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글루건으로 직접 제작한 핀 커넥터용 몸통

핀에 직접 심선을 연결하는 것과 핀을 고정하는 몸통을 위해서 처음에는 기존 번들 케이블의 핀과 플라스틱 몸통을 재활용하고자 했는데 핀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번들 케이블의 몸통은 너무 크기가 작아 개조용 선재의 심선을 넣을 수 없었다. 핀에 직접 심선을 납땜하는 것은 최문협님이 선물해준 핀 덕분에 보다 쉽게 해결이 되었는데 몸통이 문제였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글루건(핫멜트)이다. 접착제로 많이 쓰이는 글루건은 뜨거울 때는 유동성이 있으나 식으면 굳는 성질이 있다. 굳은 뒤에 완전히 경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 말랑말랑한 상태로 형태가 유지되며 강한 힘을 가하면 늘어나다가 끊어진다. 이런 글루건의 특성을 이용하여 직접 몸통을 만들었다. 핀을 헤드폰에 꽂은 상태에서 글루건으로 그 빈틈을 메워서 굳힌 뒤에 꺼내는 방법이다. 접착제인 글루건 때문에 빼내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말랑말항한 성질 덕분에 수월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몸통의 성형을 끝낸 뒤에는 핀 커넥터 연결 부분은 검은색과 빨간색 수축 튜브로 좌/우를 구분해주었다.

어찌 보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소리의 변화는 번들 케이블에 비해서 소리가 좀 더 맑고 풍성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리 자체보다는 다른 조건에 의해서 이 케이블을 더 좋다고 평가하게 된다. 이는 HD 600 번들 케이블의 부심할-OFC가 사용되었다고 광고는 하지만 그 두께의 얇음에서 기인하는-  때문에 더욱 부각되는데 기본적으로 케이블이 두꺼우며 이름있는 메이커의 것이고, 단자도 고가는 아지만 나름대로 유명한 것이고, 익스펜더를 씌워서 보기 좋다는 점이 이 케이블로 듣는 소리를 기분상 더 좋게 들리게 하는데 일조한다.

이번에 만든 케이블에 2가지 아쉬움을 느끼는데, 첫 번째는 케이블의 무거움이고, 두 번째는 케이블의 뻣뻣함이다. 나름대로 다른 4심 마이크 케이블보다는 가볍지만 번들 케이블에 비해선 여전히 무거우며 뻣뻣하다. 이런 것들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데 쾌적한 음악 감상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다음에는 더 가볍고 유연한 케이블을 구해서 만들어 봐야겠다.

사실 내가 케이블에 가장 의미를 두는 부분은 만드는 재미다. DIY의 의미를 상기해보면 너무 뻔한 말 같지만 소리가 어떻고 혹은 내가 케이블을 어떻게 생각하는 가, 노력의 결과를 떠나서 케이블을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다. 비록 그 과정이 수고스럽고 때론 실패를 겪기도 하지만 무엇인가를 자기 손으로 만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
      DIY(오디오…)  |  2006. 10. 7. 23:14





제작년에 만든 인터커넥터 '골드 드래곤'이다. 부모님이 쓰시는 CDP와 앰프를 연결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학교에서 기가비트 전산망 구축작업을 하면서 버려진 선재를 사용해서 만들었다. THICKNET 케이블이라고 해서 원래는 데이터 전송용 랜케이블이지만 임피던스-50Ω-나 선재 구조-동축-를 볼 때 인터커넥터용 케이블로 쓰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 과감하게 인터커넥터용으로 사용해보았다.


THICKNET 케이블의 내부 구조와 스펙




* 적용표준: IEEE 802.3 10 Base-5
* 인증규격: UL TYPE CL2 60℃ . AWM 1478 30V 60℃
* 표준조장: 500m

제품번호
구 조
전기적 특성
도체규격
절연재질
및 외 경
차폐재질 및 구성
자켓재질 및 외 경
C4611
12AWG
(1/2.17mm)
나연동선
발포 PE 6.51mm
AL/PS 테이프+
93%차폐 석도금선 편조
AL/PS/AL테이프+
90%차폐 석도금선 편조
PVC 10.46mm
*전파속도:약76%
*특성임피던스:50Ω
*정전용량:약 85 pF/m
*감쇄량
1 MHZ:약 0.62dB/100m
5 MHz:1.20
10 MHz:1.70

출처: 대륙전선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4중 실드 구조로 차폐가 뛰어나고 절연체가 테프론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는 PE(폴리에틸렌)이라는 점이다.

사용한 RCA 프러그의 품질이 아쉬운데 저 굵기(12AWG)의 선재를 커버할 수 있는 단자를 시중에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했다. 그나마 가장 큰 단자인데도 THICKNET 케이블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을 넓혀야 했을 정도이다.

저 케이블의 경이적인 굵기와 노란 외피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골드 드래곤'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였는데 동생이 보더니 한마디 했다. "누런 뱀같은데 그냥 '누렁이'로 부르는 것이 낫겠다."라고... 그 뒤로 이녀석의 이름은 '누렁이'가 되었다.

음질은 기존에 쓰던 막선과 비교하여 특별히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이다. 기분상 소리가 풍성해진 것 같은데 기분은 기분일 뿐이니까... 그런데 결정적으로 부모님은 이렇게 케이블 만들어 드렸는데도 막선을 사용하던 전과 별 차이 없으며 소리가 어떻다는 것은 신경 안 쓴다고 하신다. --;

이야기를 복잡하게 헀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복잡하게 따지기보다는 그냥 편하게 생각한다. 만드는 과정을 즐겼다는 것과 케이블의 굵기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만든 보람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DIY(오디오…)  |  2006. 10. 7. 22:26




내가 DC 필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모님이 사용하시는 멀티채널 파워앰프의 트랜스 험 때문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닌데 특정 시간대 트랜스의 소리가 크게 들려서 거슬렸다. 막상 부모님은 크게 신경 안 쓰시는 분위기였지만 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앰프 회사에게 점검을 받아봤지만 이 앰프의 트랜스가 전기 사정에 민감한 편이며 가장 좋은 방법은 트랜스를 교체하거나 DC필터를 추가하는 것인데 교체할 트랜스 여분이 없고, DC필터도 100%효과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앰프 내부에 DC필터를 설치할 공간이 없다는 말에 현실과 타협해볼까 생각했다. 그러다 와싸다 AV갤러리에 올라온 DC필터 자작기가 내 눈길을 끌었고 그때 들은 DC필터 이야기가 생각나 한 번 만들어보고자 마음을 먹게 되었다.


DC필터? 그게 뭐야?
오디오 관련 포럼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 중 하나가 앰프의 트랜스(변압기) 우는 소리(험)와 관련한 것이다. 예를 들면 이사를 하고나서 트랜스가 심하게 떨린다거나, 특정시간대에 트랜스 울림이 발생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때 답변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DC필터다.

보통 트랜스의 울림은 그 트랜스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그런 경우가 많지만 다른 요인의 영향도 받는다. 많은 전자기기에서 사용하는 상용전기에 DC(직류) 성분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트랜스의 울림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 DC 성분이 음질에 악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트랜스의 울림과 동시에 발생하는 소음-일명 트랜스 우는 소리 혹은 험이 무척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오디오 기기에서 자주 사용되는 도너츠 모양의 트로이달 트랜스의 경우 이런 현상을 다른 형태의 트랜스보다 쉽게 겪을 수 있다.

"AC(교류)에 DC 성분이 포함되는 게 말이 되느냐?" 하는 의문이 생길 것 같은데, 답을 해보면 AC 속에 DC가 중첩될 수 있고 그것을 'DC Offset' 또는 'DC Bias된 AC 신호'라고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의 논의를 보라.
DC필터라는 얘기가 가끔 흘러나오기에 한마디..."(와싸다 HIFI 게시판, 글쓴이: 현재웅, 제목: "DC필터라는 얘기가 가끔 흘러나오기에 한마디...")

DC필터의 역할은 AC에서 DC 성분을 제거하는 것, 즉 교류에 존재하는 일정 범위 내의 Offset을 없애거나 감쇄시키는 것이며, Offset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
DC필터의 동작 원리에 대한 부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라.
DC 필터 동작 원리 살펴 보기.(와싸다 HIFI 게시판, 글쓴이: 김경원, "DC 필터 동작 원리 살펴 보기.")


DC 필터 회로도
여러 곳에 소개된 DC필터 회로도를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다이오드와 캐패시터, 부가회로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한 사항이 궁금한 경우 참고링크를 보라.)

내가 참고한 회로는 다음과 같다.

DC 필터 회로도

다이오드는 브릿지 다이오드 (600V 8A 이상) 1개, 캐패시터는 4700uF 25V(25V 이상)을 4개 사용한다.
AC 전원의 한쪽선에만 장착해도 효과가 있다.


완성한 DC필터
제일 처음 만든 DC필터는 적당한 케이스를 찾지 못해 주방용 밀폐용기를 활용했다. 겉보기와는 달리 DC필터의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프로토 타입|

DC필터 프로토타입


최대한 배선을 줄이기 위한 배치



처음 만든 DC필터를 쓰면서 느꼈던 아쉬움은 콘센트 개수의 제한으로 많은 기기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멀티탭과 DC필터의 결합이다.

DC필터 적용 멀티탭

하는 김에 멀티탭과 DC필터 케이스 모두 검은색으로 맞췄다.
멀티탭이 5구인 것이 아쉽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검은색 멀티탭은 이것뿐이었다.
필터 케이스는 퍼니키트의 다목적 박스 FutureKIT-FB18을 사용했다. 역시 검은색이라 구입한 것이다.^^;;
또한 케이블 그랜드를 사용해서 선재를 케이스에 고정시켰다. 튼튼하고 사용하기가 쉽다.

DC필터 적용 멀티탭 내부 사진|

AC 전원의 양쪽 모두에 DC필터를 구성

좀 난감한 배선

케이스에 장착!

케이스 조립

케이블그랜드로 마무리


DC필터의 효과!
DC필터의 효과는 극적이다. 그렇게 울던 트랜스가 잠잠해진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1m정도의 거리에서 느껴지던 소리가 귀를 가까이 해야 드릴 정도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것은 트랜스가 울던 기기의 경우이고, 원래 울림이 없던 기기에서는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DC필터를 사용한 뒤에 저음이 좋아지고 고음이 명료해지며, 화이트 노이즈가 사라지고, 배경이 선명해지며 해상력이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내 관심사가 아니기에 뭐라 이야기하지 않겠다. 다만 트로이달 트랜스의 떨림과 울림을 잡는데 효과적이라는 것만 말하겠다.


참고: 전자파 차단 멀티탭과의 궁합
전자파 차단 멀티탭과 궁합 문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세신의 전자파 차단 멀티탭 SS-1600을 사용 중인데, DC필터를 멀티탭 앞에 사용할 경우 반대로 트랜스가 울리는 경우가 있었다. 직결했을 때는 멀쩡하던 CDP의 트랜스가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갑자기 울리는 것이었다. 물론 SS-1600의 뒤에 DC필터를 연결했을 경우는 앰프와 CDP 모두 트랜스 울림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다른 전자파 차단 멀티탭이 없기 때문에 위의 사례만으로 DC필터와 전자파 차단 멀티탭과의 궁합에 문제 요소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전자파 차단 멀티탭과 DC필터를 함께 사용할 계획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링크 보기

크리스탈 오디오의 DC필터 설명

EGA의 DC필터 설명

와싸다 AV갤러리
DC 필터 배선도 및 필요한 부품...
문외한의 DC Filter 첫번째 자작 도전기_ _;
DC필터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

와싸다 HIFI 게시판
DC 필터 동작 원리 살펴 보기.
      DIY(오디오…)  |  2006. 8. 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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